
잠자리에 들며 책을 읽거나 TV를 보다 그대로 잠드는 습관은 흔하다. 하지만 불을 켜둔 채 아침을 맞는 생활은 단순한 전기료 낭비를 넘어 건강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학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최근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야간에 밝은 빛에 노출된 상태로 잠을 자는 사람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최대 6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보스턴 브리검 앤드 위민스 병원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참여한 약 8만9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평균 연령 62세인 참가자들은 1주일 동안 손목에 광량 측정 장치를 착용했고, 연구진은 이들의 야간 빛 노출 수준을 네 구간으로 나눠 8~10년에 걸쳐 심혈관 질환 발생 여부를 추적했다.
그 결과, 밤 시간대 가장 밝은 조명에 노출된 집단은 가장 어두운 환경에서 잠을 잔 집단에 비해 심부전 발병 위험이 56% 높았다. 심근경색 위험은 47% 증가했고, 관상동맥 질환·심방세동·뇌졸중 발생 위험 역시 약 30% 더 높았다. 식습관, 운동량, 흡연 여부, 유전적 요인 등을 보정한 이후에도 이러한 차이는 유지됐다.
연구진은 특히 방 안의 밝기가 높을수록 질병 위험이 비례해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했다. 이는 야간 조명이 인체의 생체리듬을 교란해 장기적으로 심혈관계에 부담을 준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사람의 생체 시계는 촛불처럼 약한 빛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모든 빛이 동일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모든 종류의 야간 조명이 생체리듬에 개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완전한 암흑이 필수는 아니라며, 팔을 뻗었을 때 양초 다섯 개 정도 밝기인 약 5룩스 이하로 조도를 낮추면 생체리듬 교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심장협회 역시 생체리듬이 깨질 경우 혈압 조절 기능이 약화되고, 장기적으로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연구진은 “빛으로 인한 생체리듬 교란이 만성화되면 심혈관계 전반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며 “수면 환경을 어둡게 유지하는 것은 심장 건강을 지키는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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