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같은 공간에 있어도 안 옮길 수 있다?… “기침·환기가 관건”

독감
독감은 같은 공간에 있어도 반드시 전파되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침 여부와 환기가 공기 전파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사진=pexels 제공)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전 세계는 마스크 품귀 현상을 겪었다.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전파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마스크는 일상 속 필수품이 됐다. 매년 겨울 반복되는 독감 역시 공기 전파 가능성이 제기되며 마스크 착용이 자연스러운 예방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연구진의 연구 결과는 특정 조건에서는 독감의 공기 전파 가능성이 매우 제한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의 핵심은 감염자와 같은 공간에 있다고 해서 반드시 독감이 전파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연구진은 독감의 공기 전파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기침’을 지목했다.

연구는 이미 독감에 감염된 평균 나이 21세 대학생 5명과, 독감에 걸리지 않은 30대 중반의 건강한 성인 1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미국 볼티모어 인근 호텔의 격리된 한 층에서 2주간 함께 생활했다. 이 기간 동안 서로 가까이 앉아 대화를 나누고, 요가와 스트레칭 등 신체 활동을 함께했으며, 독감 환자가 사용한 태블릿 PC와 펜, 마이크 등 물품도 공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험 기간 14일 동안 추가로 독감에 감염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연구진은 그 이유로 기침의 부재를 꼽았다. 독감에 걸린 학생들의 코에서는 바이러스가 다량 검출됐지만, 이들은 실험 기간 동안 거의 기침을 하지 않았다. 몸속에 바이러스가 많더라도 기침을 통해 공기 중으로 배출되지 않으면 전파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독감 전파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요인은 기침”이라며 “기침이 거의 없는 감염자의 경우 공기 중 바이러스 농도가 낮게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기와 공기 흐름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실험이 진행된 공간은 난방기와 제습기를 통해 공기가 지속적으로 순환되는 환경이었다. 이로 인해 공기 중에 떠다니는 소량의 바이러스가 빠르게 희석됐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공기 흐름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얼굴을 마주 보는 상황이 가장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마스크의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특히 기침을 하는 감염자가 있을 경우 마스크는 여전히 가장 효과적인 보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기침이 거의 없고 환기가 잘 되는 실내 환경이라는 특정 조건에서만 전파 위험이 낮아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연구진은 독감 예방을 위한 현실적인 대응책으로 △기침 증상이 있는 경우 마스크 착용 △실내 환기와 공기 순환 강화 △공기청정기 활용 등을 제시했다. 다만 기침을 하는 감염자와 근접 접촉하는 상황에서는 환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병원체(PLOS Pathogens)’에 지난 7일(현지시간)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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