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된 난자 ‘젊게’ 되살렸다… 고령 여성 시험관 성공률 높일 새 단서

노화된 난자
독일 연구진이 노화된 인간 난자의 염색체 결함을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 고령 여성의 시험관 아기 시술 성공률을 높일 가능성이 제시됐다.(사진=pexels 제공)

여성의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첫 출산 시기도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40대 이후 여성의 시험관 아기 시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화된 인간 난자의 염색체 결함을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으로, 향후 난임 치료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주 영국 에든버러에서 열린 영국 불임 학회에서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연구진이 인간 난자를 젊게 되살리는 데 사상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아직 동료 평가 전 단계로, 사전 공개 논문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게재됐다.

난자의 질 저하는 여성의 나이가 들수록 시험관 시술 성공률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염색체 수 이상으로 인한 배아 형성 실패나 다운증후군 등 염색체 이상 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연구진은 “40대 초반 여성 대부분은 난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거의 모든 난자에서 염색체 수 이상이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난자 노화의 핵심 원인으로 ‘감수분열’ 과정의 취약성에 주목했다. 감수분열은 생식세포가 유전 물질의 절반만 남겨 배아를 형성하는 과정이다. 정상적인 난자에서는 23쌍의 염색체가 정확히 정렬돼 분열하지만, 노화된 난자에서는 염색체 쌍이 느슨해지며 분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

연구진은 염색체 쌍을 붙잡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 ‘슈고신 1(SGO1)’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생쥐와 인간 난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슈고신 1을 미세 주입하자 염색체 쌍이 조기에 분리되는 현상이 크게 개선됐다. 불임 클리닉 환자들이 기증한 인간 난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났다.

실험 결과, 단백질 주입 치료를 받은 난자에서 유전적 결함이 발생할 확률은 53%에서 29%로 줄어들었다. 노화와 관련된 염색체 이상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연구진은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는 단백질 하나를 젊은 수준으로 회복시켰을 뿐인데도 매우 큰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향후 대규모 임상 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가 확인될 경우, 고령 여성의 시험관 시술 실패와 유산의 주요 원인인 난자 질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진은 “현재 고령 난임 여성의 경우 여러 차례 시험관 시술을 반복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라며 “더 많은 여성이 단 한 번의 시술로 임신에 성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에든버러대 귀네스 테일러 박사는 “고령 난자에 효과적으로 접근할 방법이 필요했던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연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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