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반려견 개소주 사건 솜방망이 처벌 논란 여전

반려견 개소주
2017년 반려견 오선이를 훔쳐 개소주로 만든 사건이 발생 8년이 지났지만 솜방망이 처벌 논란은 여전하다 (사진 출처 - KBS '동물은 훌륭하다')

2017년 부산에서 발생한 ‘반려견 개소주 사건’이 발생 8년이 지난 오늘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사건은 반려견을 가족처럼 여기던 한 가정의 삶을 무너뜨렸고, 법원이 내린 형량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사건의 발단은 2017년 9월 2일 부산 사상구 감전동 한 마트 앞이었다.

30대 여성 A씨의 가족은 래브라도 리트리버 ‘오선이’를 키우며 지내고 있었는데, 이 반려견은 우울증을 앓던 A씨 어머니에게 큰 위로가 된 존재였다.

그러나 오선이는 갑작스럽게 사라졌다.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당시 54세였던 김씨가 목줄을 잡아끌며 오선이를 트럭에 태우는 장면이 포착됐다.

경찰에 붙잡힌 김씨는 “멧돼지를 막으려고 농장에 데려다 놓았다가 도망쳤다”고 진술했지만, 이는 거짓말이었다.

조사 결과 그는 그날 바로 부산 북구의 한 탕제원에 오선이를 팔아넘겼고, 4만 원을 지불해 개소주로 만든 사실이 드러났다. 김씨는 “몸이 안 좋아 개소주를 만들기 위해 훔쳤다”고 자백했다.

사건은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A씨 가족은 SNS를 통해 “오선이가 차에 타기 싫어 발버둥치던 모습이 CCTV에 그대로 남아 있다”며 “눈앞에서 울부짖는 가족 앞에서도 거짓말을 했다”고 분노를 표했다.

시민들 역시 “반려견은 가족이다. 자식을 잃은 고통과 같다”, “법이 약하니 동물학대가 반복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사법부의 판단은 기대에 못 미쳤다. 부산지법 서부지원은 2018년 5월, 김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150시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반려견의 생명과 피해자 마음을 짓밟았다”면서도 “자백과 반성, 동종 전과가 없다는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징역 1년을 구형했지만 결과적으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사건은 이후에도 논란을 이어갔다. 2022년 KBS 2TV ‘동물은 훌륭하다’에 오선이를 도살했던 탕제원 주인이 출연해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이 방송되면서 동물단체들의 반발을 샀다.

동물자유연대는 “동물학대자를 미화하며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제작진은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피해자 가족에게 사과했다.

동물 학대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경찰청에 따르면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은 2021년 이후 매년 1000건을 넘어서고 있으며 범행 수위도 점점 잔혹해지고 있다.

하지만 사법 연감에 따르면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실형 선고 비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에 따라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올해 3월 처음으로 동물보호법 위반 범죄의 양형 기준을 신설했다.

개정안은 동물을 죽일 경우 징역 8개월~ 2년 또는 벌금 300만~1200만 원을 권고하고, 범행이 잔혹하거나 다수 동물을 학대한 경우 최대 징역 3년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처벌 강화와 함께 동물의 법적 지위를 재정립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법무부가 2021년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민법 개정안을 발표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바 있다.

현재 22대 국회에도 동물을 감응력 있는 생명체로 명시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으나, 여전히 계류 중이다.

‘오선이 사건’은 단순히 한 가정의 반려견을 잃은 비극을 넘어, 동물을 생명으로 존중하지 않는 사회적 인식과 제도의 허점을 드러낸 사례다.

여전히 약한 처벌과 미비한 법제도가 개선되지 않는 한, 제2의 오선이 사건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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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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