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초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폭파하겠다는 협박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중학생 A군이 촉법소년으로 확인되면서 형사처벌은 피하게 됐다.
그러나 사건 발생 이후 보름이 넘도록 A군과 가족은 신세계백화점 측에 사과의 뜻을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A군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형사 미성년자로,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어서 조사 후 곧 법원에 송치될 예정이다.
경찰은 현재까지 A군의 신상 정보를 신세계백화점에 전달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공중협박 사건이어서 피해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며 “조사 후 신세계백화점이 피해자로 인정되면 신상 정보를 통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군은 지난 5일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폭약을 설치했다”, “오늘 오후 3시에 폭파된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 글로 인해 경찰과 소방당국이 긴급 출동했고, 백화점에 있던 고객과 직원 4000여 명이 대피했다.
경찰특공대 등 240여 명이 투입돼 1시간 30분 동안 수색에 나서면서 현장은 큰 혼란에 빠졌다.
신세계백화점은 영업 중단에 따른 직접적 손실만 평일 평균 매출 기준 약 5~6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 훼손까지 감안하면 실제 피해는 훨씬 크다”고 토로했다.
현재 신세계백화점은 법무팀을 중심으로 민사소송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신상 정보가 확보되는 즉시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소년의 장난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파급력을 가져왔다. 실제로 이후 전국 각지에서 모방 협박이 잇따랐다.
6일에는 하남 스타필드와 용인 신세계백화점, 10일에는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 이어 광주, 안동, 용인 에버랜드 등 대형 시설을 대상으로 한 폭파 협박이 잇달아 발생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최근 시행된 공중협박죄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공중협박죄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폭발물 설치나 흉기 협박 행위를 피해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최고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난 5월 영등포에서 사제 폭탄을 소지하고 협박한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벌금 600만 원을 선고하면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불거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신세계백화점 사건이 공중협박죄의 첫 적용 사례로 사회적 경각심을 주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촉법소년 신분인 A군의 경우 법적 한계로 인해 강력한 처벌이 어렵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사건 발생 이후 신세계백화점은 “허위 사실로 사회적 불안을 조성하고 고객 안전을 위협한 행위에 대해 법적 대응을 포함한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 A군과 가족 측에서 공식적인 사과나 연락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적 불안과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 이번 사건이 단순히 촉법소년의 장난으로 끝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김용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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