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 예방 체계의 구조적 한계와 현장 중심 위협평가 대안

인천 흉기난동·역삼동 방화 잇따른 참변 속 동적 위협평가와 기관 간 공조 대안 부각

기사 핵심 요약

최근 전력과 징후가 확인된 강력범죄가 잇따르며 현행 정적 위험 평가의 한계가 확인되었다. 이에 따라 범행 의도 형성부터 도구 준비, 표적 접근에 이르는 가해자의 행동 변화를 동적으로 추적하는 위협평가 기법 도입과 경찰·교정기관 간 실시간 정보 공유 체계 구축이 핵심 대안으로 요구된다.

사전 징후 포착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행동 기반 위협평가와 범정부 정보 공유 체계 도입이 추진된다.

  • 인천 흉기난동과 역삼동 연쇄방화 등은 사전 위험 징후와 범죄 전력이 있었음에도 차단되지 못했다.
  • 현행 위험성 평가는 과거 이력 중심의 정적 방식이어서 실시간 행동 변화 포착과 강제 조치에 한계가 있다.
  • 표적 폭력 경로를 추적하는 위협평가 도입과 교정·보호관찰·경찰 간 실시간 정보 공유망 구축이 시급하다.

잇따른 흉기난동과 연쇄방화, 관계성 범죄의 사전 징후가 현장에서 포착되고도 방치되면서 실효성 있는 강력범죄 예방 체계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범행 이전 뚜렷한 전력과 신고 이력이 존재했음에도 이를 차단하지 못한 채 피해가 발생하자, 기존 위험성 평가와 사후 대응 위주의 치안 체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으로의 대전환을 주문하며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강력범죄 예방 체계
사후 대응 위주의 치안 체계를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면 전환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 (사진 - AI 생성)

과거 전력과 신고에도 이어진 참변 사례

최근 발생한 중대 사건들은 가해자의 범죄 전력과 이상 징후가 사전에 드러났음에도 공권력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지난 10월 1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대형 상업시설에서 발생한 사건의 피의자 최충락(59)은 과거 살인미수 전력이 두 차례 있었으며, 사건 직전에도 공공장소 흉기 소지 혐의로 입건된 상태였다. 최씨는 과거 재범 위험성 평가에서 '높음' 판정을 받은 이력이 확인됐으나, 경찰은 당시 시위용 팻말을 훼손했을 뿐 주변 시민을 직접 위협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추가 범죄분석과 심층 평가를 진행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은 8명 사상 인천 흉기난동 피의자의 과거 전력에서도 드러나듯 반복된 위험 신호가 관리망을 벗어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일어난 연쇄방화 사건 역시 동일한 표적을 향한 반복적 위협이 방치된 결과였다. 피의자인 70대 남성 A씨는 지난 2022년 12월에도 동일한 특허법인과 법률사무소 직원들을 찾아가 휘발유 약 2리터와 가스라이터로 위협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험성을 경고했고 A씨는 재발 방지를 다짐했으나, 출소 후 인화물질을 다시 준비해 동일한 건물 두 곳에 실제로 불을 질렀다. 강남 특허법인 연쇄 방화 피의자의 구속영장 심사 과정에서 확인된 행적은 표적이 뚜렷한 가해자에 대한 추적 관리가 전무했음을 보여준다.

친밀한 관계 내에서 일어나는 범죄에서도 고위험군 관리가 실제 비극을 막지 못하는 허점이 확인됐다. 지난 10월 11일 서울 송파구에서는 경찰이 가정폭력 재발 우려 A등급으로 지정해 관리하던 20대 남성이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납치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전북 전주에서도 별거 중이던 남편에게 살해당한 피해 여성이 사전에 8차례나 경찰에 신고하고 법원의 스토킹 잠정조치와 경찰 모니터링을 받고 있었으나 참변을 피하지 못했다. 위험 신호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현장 분리와 물리적 차단에 실패한 구조적 결함이 드러난 셈이다.

주요 강력범죄 발생 및 사전 징후 관리 현황

다음 표는 최근 연이어 발생한 주요 강력범죄 사건들의 발생 시점과 범행 개요, 사전 위험 징후 및 당시 사법·경찰 대응의 한계점을 비교 정리한 것이다.

표: 최근 주요 강력범죄 사건별 사전 징후 및 관리 한계 현황
발생 일자(연월일) 사건 개요 사전 위험 징후 및 기존 조치 현장 대응 한계점
2026년 10월 11일 서울 송파구 장모 살해 및 아내 납치 가정폭력 재발 위험 최고 단계(A등급) 지정 관리 물리적 접근 차단 및 강제 분리 실패
2026년 10월 13일 인천 남동구 상업시설 흉기난동 살인미수 전력 2회, 흉기소지 입건, 재범위험 '높음' 직접 위협 부재 판단으로 추가 정밀평가 미실시
2026년 10월 13일 전북 전주 별거 배우자 살해 사전 8회 경찰 신고, 법원 잠정조치, 모니터링 진행 잠정조치 위반에 대한 즉각적 신병 확보 한계
2026년 10월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연쇄방화 동일 특허법인 대상 방화 위협 전력(징역 2년 6개월 복역) 출소 후 동일 표적 위협 추적 체계 부재

출처: 사건별 수사기록 및 관계기관 공식 발표 종합(경찰청·법원, 2026)

법원 청사 복도를 따라 영장실질심사 법정으로 들어서는 피의자와 호송 인력
사전 징후와 전력이 확인됐음에도 범죄 실행을 조기에 차단하지 못한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사진 - AI 생성)

현행 경찰 대응 절차와 평가 도구의 한계

경찰은 이상동기범죄와 관계성 범죄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평가 지침을 수립했으나 현장 적용 과정에서 정밀성과 강제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경찰청은 2026년 1월부터 '이상동기범죄 전조 증후 분석 및 대응 강화 전국 확대 계획'을 시행하며 '대상 선별 → 범죄분석·평가 → 분석결과 활용'으로 이어지는 3단계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분석 및 평가 단계에는 폭력 위험성 평가도구(HCR-20),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 재범 위험성 평가도구(KORAS-G) 등이 동원되며, 결과에 따라 응급입원이나 구속영장 신청, 약물치료 및 재활 연계 등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이들 평가 도구는 과거 범죄 이력 위주로 짜여 있어 가해자의 실시간 심리 상태나 행동 변화를 포착하기 어렵다는 맹점을 안고 있다. 인천 상업시설 사건에서 나타났듯 일선 경찰관이 즉각적인 공격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정밀 범죄분석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는 구조다. 현행법상 구체적인 범행이 확인되지 않은 단계에서 행정입원이나 강제 격리를 집행하기 어렵다는 점도 치안 현장의 대응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관계성 범죄 분야에서도 비슷한 사각지대가 확인된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관계성 범죄 위험성 평가 모델 연구에 따르면, 현행 위험 평가 도구는 피해자의 이별 통보나 연락 차단 등 실질적인 관계 단절 시도와 이에 대응하는 가해자의 보복적 집착 반응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2026). 공적 개입에 반발하는 가해자의 태도 변화를 동적으로 추적하지 못한 채 단순 신고 횟수나 형식적 등급 분류에 머무르면서 살인이나 방화 같은 극단적 범죄를 제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행동 변화 추적하는 위협평가와 기관 간 공조 제언

전문가들은 고정된 전력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 특정 대상을 향한 행동 궤적을 분석하는 '위협평가(threat assessment)'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위협평가란 특정 표적을 겨냥한 폭력이 실제 실행 단계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단계별 행동 변화로 추적하는 동적 위험 관리 기법을 말한다. 가해자가 단순한 불만을 넘어 범행 의도를 형성하고, 도구를 사들이며, 표적 주변을 답사하거나 접근하는 일련의 경고 신호를 조기에 포착해 위험 수준에 맞춰 공권력이 개입하는 체계다.

경찰대 최이문 교수는 학술 연구를 통해 특정 대상을 겨냥한 표적 폭력이 '의도 형성 → 계획 → 준비 → 접근 → 실행'이라는 일정한 경로를 거친다고 분석했다(한국범죄학, 2025). 미국의 행동 기반 위협평가·관리체계와 독일의 고착 위협 평가체계를 제시하며, 역삼동 연쇄방화처럼 과거 동일 피해처에 집착하며 범행 도구를 다시 구비하는 가해자에게는 행동 분석 기반 평가가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안전문화연구에 실린 연구진의 분석에서도 흉기난동과 같은 중대 폭력 범죄의 전조 행동을 유형화해 조기 개입하는 위협평가 관리체계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안전문화연구, 2025).

위협평가가 실효성을 거두려면 경찰과 교정, 보호관찰기관 간의 정보 단절을 해소하는 통합 시스템 구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가해자가 수감 중 피해자에게 보낸 위협 서신이나 출소 전 교정시설에서 표출한 보복 심리, 보호관찰 과정에서의 지도 불응 이력 등이 경찰 수사 및 순찰 부서에 실시간 공유되어야 표적 접근을 조기에 차단할 수 있다. 범죄가 발생한 뒤 출동하는 사후 진압 방식으로는 연이은 참변을 막기 어려운 만큼, 행동 징후 중심의 선제적 위험 평가와 기관 간 유기적 정보 공유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범죄 분석 회의실 탁자에 놓인 서류철과 위험성 평가 지표 자료를 검토하는 모습
표적 폭력을 막기 위해 가해자의 구체적 행동 변화를 실시간 분석하는 위협평가 체계가 대안으로 부각된다 (사진 - AI 생성)

자주 묻는 질문

인천 흉기난동과 역삼동 방화 피의자는 사전에 위험성이 감지되었나요?

두 피의자 모두 과거 살인미수나 방화 협박 등 중대한 전력이 있었으며 재범 위험성 평가나 실형 복역 이력이 확인되었습니다.

현행 경찰의 위험성 평가 도구에는 어떤 한계가 있습니까?

과거 범죄 이력에 주로 의존하는 정적 평가 위주여서 가해자의 최근 심리 변화나 표적을 향한 구체적인 행동 궤적을 실시간으로 포착하기 어렵습니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위협평가 기법이란 무엇인가요?

가해자가 범행 의도를 형성하고 도구를 구입하며 표적에 접근하는 단계별 행동 변화를 추적해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동적 위험 관리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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