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형 생체리듬, 단순 올빼미족이 아니다…치매 위험 높이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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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형 생체리듬이 단순한 올빼미족 성향이 아니라 치매 위험을 높이는 조기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활동 정점과 일주기 리듬이 뇌 건강과 직결된다.(사진=pexels 제공)

오전보다 늦은 오후에 에너지가 살아나고 활동량이 많아지는 생활 패턴이 단순한 ‘올빼미족’ 성향이 아닐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활동 시간대가 뒤로 밀리는 생체 시계 변화가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이는 조기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신경학회(AAN) 학술지 뉴롤로지(Neurology)에 19일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대학교 사우스웨스턴 의료센터 연구팀은 노인의 일주기 리듬과 치매 발생 위험 간의 연관성을 장기간 추적 조사했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 79세인 노인 2183명을 대상으로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약 12일간 활동 패턴을 측정한 뒤, 평균 3.3년 동안 인지 상태 변화를 관찰했다. 분석 결과 하루 중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 ‘활동 정점’이 오후 2시 15분 이후로 늦게 형성된 집단은, 정점이 오후 1시 11분~2시 14분 사이에 있는 집단보다 치매 발생 위험이 4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활동 정점의 지연이 단순한 생활 습관 차이가 아니라, 뇌에서 이미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고 있음을 시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지 저하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기 이전 단계에서도 이러한 생체리듬 변화가 관찰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낮과 밤의 활동량 차이, 즉 일주기 리듬의 ‘진폭’도 중요한 변수였다. 낮과 밤의 활동 패턴이 뚜렷하지 않은 집단은 리듬이 분명한 집단에 비해 치매 위험이 최대 2.5배까지 높았다. 낮에는 충분히 움직이고 밤에는 안정적으로 쉬는 생체리듬이 유지되지 않을수록 뇌 건강이 취약해진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생체리듬 교란이 뇌의 노폐물 제거 기능인 ‘글림파틱 시스템’을 약화시킨다고 설명한다. 이 시스템은 깊은 수면과 규칙적인 리듬 속에서 알츠하이머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데, 리듬이 늦어지거나 흐트러지면 해당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웬디 왕 박사는 “활동 정점이 늦어지는 현상은 단순한 수면 습관 문제가 아니다”라며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생체 시계를 앞당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오전 10시 이전 충분한 햇빛 노출, 낮 시간대 활동량 증가, 평일과 주말의 기상·취침 시간 차이를 줄이는 것이 생체리듬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규칙적인 일상 리듬이야말로 뇌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예방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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