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 대신 찻잔…MZ세대, ‘마시는 문화’의 중심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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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 대신 찻자리를 찾는 MZ세대가 늘고 있다. 차 음료 소비 증가와 다회 모임 확산, 다구 거래 활성화까지 차 문화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다.(사진=pexels 제공)

‘부어라 마셔라’식 음주 문화가 서서히 퇴조하고, 그 자리를 차(茶)가 채우고 있다. 건강과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차 문화를 일상으로 끌어들이면서 유통업계와 지역 커뮤니티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차는 더 이상 조용한 기호식품이 아니라, 관계와 취향을 잇는 매개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이 같은 변화는 소비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스타벅스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차 음료 판매량은 전반적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20대 고객의 구매량은 전년 대비 20% 이상 늘었다. 카페에서 커피 대신 차를 선택하는 젊은 소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취함을 전제로 한 음주보다 향과 온도, 여운을 즐기는 ‘정적인 경험’이 MZ세대의 감성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 문화의 확산은 오프라인 소셜 활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역생활 커뮤니티 당근에서는 ‘다회(茶會)’를 키워드로 한 모임이 급증했다. 당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신규 생성된 다회 모임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51% 증가했고, 모임 가입자 수는 371% 늘었다.

서울 성수동과 연남동 등 젊은 층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소규모 다회가 빠르게 마감되는 이른바 ‘티케팅(tea+ticketing)’ 현상도 나타난다. 한 참여자는 “차를 배우는 재미도 있지만, 술자리보다 훨씬 차분하고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며 “추운 계절에 이웃과 온기를 나누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차를 취미로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관련 중고 거래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당근 내 ‘다도 세트’ 검색량은 같은 기간 약 130% 증가했다. 찻주전자, 찻잔, 찻잎 등 전문 다구(茶具)가 2030세대 사이에서 활발히 거래되며, 입문용부터 고가의 작가 제작 다구까지 거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 문화의 확산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정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당근 관계자는 “차에 대한 관심이 모임과 중고 거래 등 다양한 활동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지역 기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정서적 교류 역시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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