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 지역에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점차 커지고 있다.
단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자 지역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단수되면 아이들과 함께 친정으로 피난 가겠다", "빨래를 모아 친정이나 시댁에 가야 한다"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그만큼 이번 가뭄 사태가 일상생활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강릉시민들은 물 절약을 위해 애쓰고 있으나, 사태가 나아질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제한 급수로 인한 불편이 일상화되면서 혼란과 불안은 날로 증폭되고 있다.
31일 현재 강릉의 주요 맘 카페에는 제한 급수로 인한 고충이 쏟아지고 있다.
시민들은 직장 출퇴근이나 자녀 학사 일정을 고려하면 타 지역으로 피난을 떠나기도 어렵고, 남아 있자니 물 부족으로 생활 자체가 불가능할 것 같아 답답함을 토로한다.
일부는 단수 상황에 대비해 생수, 즉석밥, 컵라면 등 물 없이도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을 미리 비축해 두고 있으며, 물 없이 씻을 수 있는 드라이 샴푸나 샤워 티슈 같은 생활용품도 준비하고 있다.
한 생활용품 전문점 관계자는 "아직 사재기 수준은 아니지만 평소보다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한때 소나기가 내렸지만 강수량은 주문진 8.5㎜, 경포 2㎜, 북강릉 0.6㎜에 그쳐 가뭄 해소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 강릉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4.7%까지 떨어졌다.
오전 7시40분께 14.9%로 이미 15% 선이 무너졌고, 그마저도 더 낮아진 것이다.
식수 공급의 최저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저수율 15%가 붕괴되면서 강릉시는 이날부터 수도 계량기의 75%를 차단하는 제한 급수를 전격 실시했다.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저수지가 말라가자 강릉시는 전날부터 농업용수 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이에 따라 수돗물 사용 가능 일수는 약 일주일가량 늘어났지만, 현재 속도로 물이 줄어든다면 오는 9월 24일이면 바닥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격일제 급수는 물론 단수까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강원도와 강릉시는 긴급히 대응에 나섰다. 강원도는 이날 강릉 가뭄 대책 회의를 열고 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 수준을 2단계로 격상했다.
강릉시는 내일(9월 1일) 가뭄 대응 비상 대책 2차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대응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전문가와 관계 당국이 내놓는 대책 대부분은 중장기적 성격이 강해 당장 눈앞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국 시민들은 하늘의 도움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격일제 급수나 단수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지 않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운반 급수와 임시 대책을 병행해 시민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들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가정에서는 빨래를 최소화하거나 외부에서 해결하는 일이 늘었고, 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식기 세척이나 세안조차 제한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이번 강릉 가뭄 사태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지역사회 전반의 생활을 마비시키는 심각한 위기로 번지고 있다.
단수가 현실화될 경우 강릉 시민들의 삶은 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전국적인 차원의 지원과 대책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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