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영동과 영북 지역에 가을 장맛비가 내리면서 극심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냈던 강릉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평년 수치에는 크게 못 미쳐 여전히 해갈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많은 비가 쏟아진 인제 현리교에는 홍수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주민들의 긴장이 고조됐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3일 오전 10시 기준 전날부터 내린 누적 강수량은 속초 노학 140mm, 양양 100mm, 강릉 91.5mm, 춘천 75mm, 인제 69.5mm, 원주 57.5mm, 화천 44.5mm, 평창 39mm 등을 기록했다.
특히 강릉 닭목재 80.5mm, 강릉 왕산 74mm, 강릉 도마 70.5mm 등 강릉권 주요 지점에서도 70~80mm 안팎의 강우량이 관측됐다.
강릉에서 일 강수량이 30mm를 넘어선 것은 지난 7월 15일 이후 60일 만으로, 지역 주민들에게는 단비 소식으로 받아들여졌다.
강릉의 생활용수 87%를 담당하는 오봉저수지는 이번 강수로 인해 전날보다 0.6%포인트 오른 12.1%의 저수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평년 저수율 71.4%와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으로, 장기간 지속된 가뭄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수율이 상승한 것은 지난 7월 23일 이후 무려 52일 만의 일이어서 지역 주민들의 반가움이 컸다.
당초 예보된 최대 강수량 60mm를 이미 초과한 만큼 저수지로 유입되는 시간이 더해지면 저수율은 다소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비 소식에 강릉 시민들은 지역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오봉저수지의 현재 모습을 공유하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차창에 흐르는 빗물마저 고맙다”, “재난 문자로 비가 온다는 소식이 이렇게 기쁠 줄 몰랐다”는 글들이 이어졌다.
시민들의 간절한 마음은 이번 비가 지역의 극심한 물 부족 사태를 해소해주길 바라는 바람과 직결돼 있었다.
그러나 집중호우는 다른 지역에선 또 다른 위험을 낳았다.
인제군 기린면 현리교 지점에는 이날 오전 7시 40분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오전 10시 기준 현리교 수위는 2.05m로, 홍수주의보 기준인 1.8m를 넘어섰다.
다만 홍수경보 수위 2.3m와 재난 심각 단계 수위 2.7m에는 미치지 않았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유량이 줄어들어 수위는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강원도소방본부는 이번 비가 14일 새벽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하루 동안 운반급수를 중단했다.
또 강원도와 각 지자체는 국립공원 탐방로 24곳과 둔치 주차장 4곳을 통제하고 산사태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예찰 활동을 강화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까지 강릉에서 배수 지원 1건, 영월에서 나무 전도 1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현재 양양군 평지, 고성군 평지, 속초시 평지, 강릉시 평지, 강원 중부 산지, 강원 북부 산지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기상청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14일 새벽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원 산지와 남부 내륙에는 20~70mm, 강원 중·북부 내륙에는 5~40mm의 강수가 추가로 내릴 수 있다고 예보했다.
이번 비는 장기간 이어진 가뭄에 갈라진 땅과 고갈된 저수지에 잠시 숨통을 틔웠지만, 여전히 해갈에는 충분하지 못하다.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여전히 평년치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지역 주민들의 물 부족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짧은 시간에 내린 비가 완전히 저수지에 유입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추가적인 강수와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상청과 지방자치단체는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재해 예방과 대응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강우가 곧바로 가뭄 해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주민들에게는 단비였지만, 진정한 의미의 해갈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강수와 함께 수자원 관리 정책의 보완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소율 ([email protected])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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