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이 골관절염 악화시키는 원리, 국내 연구진 세계 최초 규명

고혈압 환자에게 골관절염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이유를 분자 수준에서 최초 규명. '아르기닌 바소프레신' 호르몬이 연골 파괴의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기사 핵심 요약

국내 연구진이 고혈압이 골관절염을 악화시키는 원인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 고혈압으로 혈중 농도가 높아진 '아르기닌 바소프레신' 호르몬이 손상된 연골 세포의 특정 수용체(AVPR1A)와 결합해 연골 분해를 가속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새로운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의 중요한 단초를 제공한다.

고혈압이 '아르기닌 바소프레신' 호르몬을 통해 손상된 연골 파괴를 가속한다.

  • 국내 연구진이 고혈압이 골관절염을 악화시키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 고혈압으로 증가한 '아르기닌 바소프레신' 호르몬이 손상된 연골의 특정 수용체와 결합해 연골 분해를 촉진한다.
  • 이 경로를 차단하면 연골 손상이 억제돼, 새로운 개념의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열렸다.

고혈압 골관절염 악화시키는 원리, 세계 최초 규명

전남대학교 류제황 교수와 인제대학교 전장수 석좌교수 공동연구팀이 고혈압 골관절염이 골관절염을 악화시키는 구체적인 생물학적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2026년 10월 1일 자에 실렸으며, 두 만성질환을 잇는 분자 수준의 연결고리를 증명해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골관절염은 관절 연골이 닳아 없어지며 통증과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퇴행성 질환이다.

고혈압이 골관절염
국내 연구진이 고혈압 골관절염과 골관절염의 연관성을 밝히는 핵심 원리를 규명했다 (사진 - AI 생성)

임상 데이터로 확인된 두 질환의 연관성

연구팀은 두 질환의 임상적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45세 이상 성인 3만 6,820명의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먼저 분석했다. 분석 결과 고혈압 환자 그룹에서 골관절염 유병률이 더 높았고, 관절의 구조적 손상이 심할수록 고혈압과의 연관성도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골관절염 환자의 약 73%가 55세 이상일 정도로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핵심 원인 '아르기닌 바소프레신' 호르몬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고혈압이 골관절염을 악화시키는 과정에서 특정 호르몬이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바로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아르기닌 바소프레신(Arginine Vasopressin, AVP)'이다. 이 호르몬은 본래 체내 수분량을 조절하고 혈압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연구 결과, 고혈압 상태의 생쥐는 혈중 AVP 농도가 정상 생쥐보다 높았으며 이 호르몬이 혈액을 타고 관절까지 이동해 연골 파괴를 유발하는 연쇄 반응을 일으켰다.

고혈압이 골관절염을 악화시키는 과정 도식
고혈압으로 증가한 AVP 호르몬은 손상된 연골의 AVPR1A 수용체와 결합하여 연골 분해를 촉진한다 (사진 - AI 생성)

연골 파괴를 촉진하는 핵심 기전

고혈압으로 골관절염이 악화되는 과정은 뚜렷한 단계를 거친다. 고혈압 상태가 되면 혈중 AVP 호르몬 농도가 증가하고, 증가한 AVP는 혈액을 통해 관절액으로 스며든다. 이후 노화하거나 손상된 연골 세포 표면의 특정 수용체(AVPR1A)와 결합한다. 이 결합은 연골 세포 내에서 유전자 조절인자 'NR4A3'를 활성화해 연골 분해 효소 생성을 촉진하고, 콜라겐 등 연골 구성 성분의 합성은 억제한다.

손상된 연골에서만 활성화되는 '수용체'

연구팀은 AVP와 결합하는 수용체 'AVPR1A'가 건강한 연골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다가 노화나 물리적 손상으로 약해진 연골 세포에서 발현이 크게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고혈압으로 늘어난 AVP 호르몬이 이미 손상된 연골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관절염을 빠르게 악화시키는 '방아쇠' 역할을 하는 셈이다. 연구팀은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의 연골을 분석해서도 손상된 부위에서 AVPR1A 수용체가 더 많이 발현된 것을 확인했다.

동물실험으로 입증된 치료 가능성

연구팀은 동물실험으로 이 기전을 증명하고 치료 가능성을 탐색했다. 고혈압을 유발한 생쥐 모델의 무릎 관절에 AVPR1A 수용체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수용체 길항제(작용을 막는 물질)인 '렐코밥탄'을 직접 주사했다. 그러자 고혈압으로 인한 연골 손상 가속 현상이 뚜렷하게 억제되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AVP 호르몬과 AVPR1A 수용체의 결합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골관절염 악화를 막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새로운 골관절염 치료제가 연골 세포에 작용하는 모습
연구팀은 AVP-AVPR1A 신호 경로 차단이 새로운 골관절염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사진 - AI 생성)

새로운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 가능성

일반적인 혈압강하제 투여는 연골 상태 개선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는 단순히 혈압을 낮추는 것만으로 골관절염 악화를 막을 수 없으며, AVP-AVPR1A 신호 경로를 직접 표적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고혈압을 동반한 골관절염 환자를 위한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후속 연구를 통해 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주 묻는 질문

고혈압 약을 먹으면 골관절염도 나아지나요?

이번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인 혈압강하제 투여만으로는 연골 손상 악화를 막지 못했습니다. 고혈압으로 인해 발생하는 특정 호르몬(AVP)과 그 수용체(AVPR1A)의 작용을 직접 차단해야 실험적으로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치료제는 언제쯤 나올 수 있을까요?

이번 연구는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연 핵심 기전을 밝힌 단계입니다. 실제 치료제로 개발되기까지는 추가적인 후속 연구와 여러 단계의 임상시험 과정이 필요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 2024–2026 인트라매거진. 본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