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내수 침체 속에서도 체질 개선으로 새 길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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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침체와 소비 위축 속에서 주류업계가 인사 쇄신과 사업 재편,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해 새로운 성장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AI 생성 이미지=인트라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내 주류업계가 구조적 내수 침체 속에서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음주 문화 변화와 경기 둔화로 맥주와 소주 소비가 동반 감소하자, 주요 업체들은 인사 쇄신과 비용 절감, 사업 재편과 해외 확장을 병행하며 생존 전략을 재정립하는 모습이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 주류 출고량은 2020년 321만㎘에서 2024년 315만㎘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300만㎘ 안팎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정 주종에 국한되지 않은 전반적인 위축이다.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 기준으로 서울 내 소주·맥주 취급 호프집 수도 최근 2년간 약 12.1% 감소해 지난해 3분기 1만4456개로 집계됐다.

소비 둔화와 가격 인상 여파로 주요 업체 실적도 부진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3분기 매출 6695억원, 영업이익 54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4%, 22.5% 감소했으며, 맥주 매출은 8% 줄었다. 같은 기간 롯데칠성음료의 누적 주류 매출은 5753억원으로 7.4% 감소했고, 맥주 매출은 38.6% 급감했다. 오비맥주는 개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모회사 AB인베브가 한국 시장 매출 감소를 언급하며 부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업황 악화 속에서 기업들은 조직 개편부터 단행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장인섭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14년 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영업·마케팅 중심에서 벗어나 관리·재무·운영을 두루 거친 내부 출신을 전면에 내세워 비용 구조와 운영 효율 점검에 방점을 찍었다. 관리·영업·생산 부문 상무보 인사를 통해 비용 통제와 원가 관리 체계도 강화했다.

롯데칠성은 그룹 인사 쇄신 기조 속에서도 박윤기 대표를 유임하며 전략 연속성을 택했다. 제로 음료와 소주 브랜드 ‘새로’ 론칭, 해외 법인 성과가 배경이다. 다만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주류 부문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비핵심 브랜드와 수제 맥주 OEM을 정리하는 등 내부 효율화에 속도를 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10월 저우유 대표를 신규 선임해 벨기에 출신 벤 베르하르트 대표와 각자 대표 체제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맥주 사업 전략은 업체별로 엇갈린다. 롯데칠성은 외식 경기 둔화에 대응해 크러시·클라우드 KEG 제품 운영을 중단하고 캔·병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와 ‘클라우드 칼로리라이트’ 등 일부 제품도 단종했다. 회사 측은 주력 제품 중심 운영과 논알코올릭 등 기능성 맥주 강화를 이유로 들었다.

반면 오비맥주는 ‘한맥’을 앞세워 외식·유흥 채널 공략을 강화했다. 한맥 생맥주 취급처는 지난해 1월 2400곳에서 12월 초 7000곳 이상으로 늘었고, 출고량도 3배 이상 증가했다. 생맥주를 브랜드 경험의 핵심 접점으로 삼아 캔·병 구매로 연결하는 전략이다.

하이트진로는 테라·하이트 외에 발포주 ‘필라이트’ 라인업을 확장하며 가정용 시장 공략에 집중했다. 국산 맥주 대비 40% 이상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지난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고, 수요 증가에 따라 전주 공장에 이어 강원공장까지 생산을 확대했다.

소주 부문에서는 해외 시장이 돌파구로 떠올랐다. 하이트진로는 수출 통합 브랜드 ‘진로(JINRO)’로 86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지난해 베트남 타이빈성에 첫 해외 생산공장을 착공해 2030년 소주 수출 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제주소주 인수 후 수출 전용 브랜드 ‘건배짠’을 론칭해 말레이시아·싱가포르·대만·캐나다 등 4개국에 선보였다.

롯데칠성의 과일소주 수출액은 2021~2024년 4년간 연평균 38% 성장했다. 미국 주류 유통사 ‘E&J 갤로’와 협력해 ‘순하리 처음처럼’의 미국 판매 채널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필리핀 법인 PCPPI를 동남아 생산·유통 허브로 키우는 한편, 제로슈거 소주 ‘새로’를 중심으로 주류 포트폴리오를 재편 중이다.

전통 주류 시장 침체를 저알코올·무알코올 시장 성장으로 보완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진다. 헬시플레저 트렌드 확산 속에 오비맥주는 ‘카스 0.0’으로 무알코올 시장을 선점했고,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도 다양한 논알코올 제품을 통해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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