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정부가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2029년으로 2년 미루고 3년 손실 이월공제를 도입한다.
- 해외 거래정보 확보 체계(CARF) 구축 시점에 맞춰 과세 시행일을 2029년 1월로 연기했다.
- 코인 투자 손실을 향후 3년간 발생한 이익에서 차감하는 손실 이월공제 제도를 신설한다.
- 2020년 법 통과 이후 네 번째 시행 유예로 조세 원칙 훼손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2027년 1월 시행할 예정이던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2년 더 미뤄 2029년부터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당국은 해외 거래소 자료 확보와 과세 인프라 구축을 공식 유예 사유로 제시했으나, 가상자산 투자 비중이 높은 2030 청년층의 반발과 국정 지지율 하락을 의식한 정무적 판단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결정으로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 시점은 2020년 관련 법 개정 이후 6년 동안 모두 네 차례 연기됐다.
정부는 과세가 2년 늦춰지는 기간 동안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체계를 보완하고, 투자 손실과 이익을 3년간 합산해 세금을 매기는 손실 이월공제 제도를 신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법 개정 이후 과세 시점을 반복해 늦추면서 정부 스스로 조세 원칙과 정책 신뢰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졌다.

해외 거래정보 확보 명분과 2029년 시행 방침
정부는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자의 소득을 공정하게 파악하기 위한 국제 공조 체계 구축 시점에 맞춰 가상자산 과세 시행일을 2029년으로 최종 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5일 정부는 내년 시행 예정이던 과세를 2년 유예하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내세운 핵심 명분은 미국을 비롯한 해외 거래소에서 발생한 거래 내역을 현재로서는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과세 인프라의 한계다.
국경을 넘나드는 코인 거래의 특성상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만 세금을 먼저 부과할 경우 해외 거래소로 투자금이 빠져나가는 조세 회피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가 각국 세무당국 간 가상자산 거래내역을 공유하는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다. 한국과 미국 간의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는 2029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국세청이 미국 거래소에서 이뤄진 한국인의 코인 거래 및 소득 자료를 정밀하게 확보할 수 있는 시점이 바로 2029년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시장 안팎에서는 제도 시행 이전부터 인프라 미비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조세 당국과 시장에서는 디지털자산 과세 2027년 시행 앞두고 인프라 논란이 불거지며 해외 거래 내역 확인의 어려움과 세부 산정 기준의 미비점이 지속적으로 거론된 바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인프라 공백을 메우기 위해 2년의 추가 준비 기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청년층 여론과 국정 지지율 고려한 정무적 판단
가상자산 시장의 주된 참여자인 20대와 30대의 강력한 조세 저항과 낮은 국정 지지율 지표가 과세 유예 결정의 결정적 배경으로 작용했다. 금융당국이 올해 상반기(1~6월) 가상자산 이용자 계정을 조사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가상자산 이용자 가운데 20대 이하와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44.1%에 달했다. 국내 코인 투자자 10명 중 4명 이상이 청년층인 셈이어서 세금 부과에 따른 청년 세대의 표심 이탈은 정부에 직접적인 정치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청년층 사이에서 형성된 저조한 국정 지지율 수치 역시 이번 유예 결정을 서두르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 내놓은 10월 다섯째 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20대 28%, 30대 31%에 머물렀다. 반면 부정 평가는 20대 46%, 30대 59%로 집계돼 부정 여론이 긍정 평가를 크게 웃돌았다.
정치권에서도 청년층 여론 악화를 차단하기 위한 유예 요구가 잇따라 터져 나왔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청년 자산 사다리 존중 등 청년층 목소리를 감안해 시행을 미루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 역시 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정부에 공식 제안하며 정무적 결단에 힘을 실었다.
3년 손실 이월공제 도입 등 향후 과세 보완 계획
정부는 추가로 확보한 2년의 유예 기간 동안 가상자산 투자자의 손실을 최대 3년간 합산해 세액을 차감해 주는 손실 이월공제 제도를 전격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현행 소득세법상 가상자산 과세안은 당해 연도 발생한 이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산정하는 구조였으나, 가격 변동성이 극심한 코인 시장의 특성을 반영해 과세 체계를 손질하겠다는 취지다.
신설되는 손실 이월공제에 따르면 투자자가 코인으로 손실을 입었을 때 해당 손실 금액을 이후 3년 동안 발생한 투자 이익에서 차감한 뒤 남은 순이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부과한다. 예컨대 2029년에 코인 투자로 손실을 보았다면 2032년까지 발생한 투자 이익에서 해당 손실액을 공제받을 수 있다. 다만 제도가 본격 시작되기 전에 코인을 매도해 이미 확정된 과거 손실은 공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정부가 제시한 향후 과세 체계 개선 일정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된다.
- 과세제도 개선안 마련: 내년(2027년) 상반기까지 손실 이월공제 산정 방식과 세부 지원 방안을 담은 종합 개선안을 마련한다.
- 세부 과세기준 발표: 2028년 상반기 중 취득가액 산정, 거래소별 신고 절차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세부 과세기준을 확정 고시한다.
- 국제 거래정보 교환 개시: 2029년부터 한미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를 가동해 해외 거래소 내역을 정밀 확보한다.
- 과세 전면 시행: 2029년 1월 1일부터 개편된 손실 이월공제 규정을 적용해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본격 시행한다.

6년 새 네 차례 연기된 가상자산 과세 추진 일지
국회가 2020년 12월 소득세법을 통과시킨 이후 가상자산 과세 시점은 정책 환경과 여론 반발에 부딪히며 네 차례 연속으로 늦춰졌다. 당초 개정안 입법 당시 목표로 설정된 과세 시점은 2022년 1월이었다. 하지만 조세 저항과 시스템 구축 미비를 이유로 2023년으로 첫 유예가 이뤄졌고, 이후 2025년과 2027년으로 시행 시기가 거듭 연기됐다. 과거 시장에서는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예고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으나, 이번에 다시 2029년으로 늦춰지며 법 제정 후 9년 만에 시행되는 기형적인 형태를 띠게 됐다.
아래 표는 2020년 소득세법 개정 이후부터 이번 2029년 연기 결정까지 이어진 과세 추진 일지다.
표: 가상자산 소득 과세 유예 경과 및 변천
| 구분 | 결정 시점 | 목표 시행 시점 | 주요 사유 및 배경 |
|---|---|---|---|
| 입법 당초안 | 2020년 12월 | 2022년 1월 | 소득세법 개정을 통한 가상자산 기타소득 과세 체계 최초 신설 |
| 1차 유예 | 2021년 말 | 2023년 1월 | 과세 인프라 준비 부족 및 과세 체계 정비 필요성 대두 |
| 2차 유예 | 2022년 말 | 2025년 1월 | 가상자산 시장 침체 및 투자자 보호 법안 정비 선행 요구 |
| 3차 유예 | 2024년 말 | 2027년 1월 | 투자자 부담 완화 및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논의와의 형평성 고려 |
| 4차 유예 | 2026년 11월 | 2029년 1월 | 해외 정보교환(CARF) 인프라 구축 대기와 청년층 여론 고려 |
출처: 정부 발표 자료 종합
반복된 유예에 따른 조세정책 신뢰도 훼손 비판
과세 유예가 거듭되면서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부과한다는 조세 원칙이 무너지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법률로 정해진 세법의 집행 시점을 정치적 유불리와 선거 표심에 맞춰 손바닥 뒤집듯 바꾼 탓에 법적 안정성이 훼손됐다는 비판이다.
정부 내부에서도 이번 결정에 대한 부담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관련 브리핑에서 "그간 과세 시행이 세 차례 미뤄진 데 이어 한 번 더 과세 유예를 말씀드리게 된 점을 무겁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세제 주무 부처 수장으로서 잦은 유예 결정이 불러올 정책적 혼선에 대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셈이다.
학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김현동 배재대 경영학 교수는 "네 번째 유예까지 하는 것은 세제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고 꼬집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현재 파악 가능한 소득부터 과세할 수 있는데도 이를 하지 않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또다시 과세가 미뤄질 수도 있다는 잘못된 기대를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2029년이라는 새로운 기한을 못 박았지만, 법 집행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사라진 상황에서 시장의 왜곡과 조세 불신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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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언제부터 시작되나요?
정부 방침에 따라 2년 더 유예되어 2029년 1월 1일부터 전면 시행될 예정입니다.
새로 도입되는 3년 손실 이월공제는 어떻게 적용되나요?
2029년 이후 발생한 코인 투자 손실을 향후 3년 동안의 투자 이익에서 차감해 순이익에 대해서만 과세합니다. 단 제도 시행 전 과거 손실은 소급 적용되지 않습니다.
정부가 과세를 다시 미룬 주요 이유는 무엇인가요?
미국 등 해외 거래소 내역을 파악하기 위한 국제 정보교환망 가동 시점이 2029년인 점과 함께 2030 청년층의 조세 저항 여론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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