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삼촌에 칼 든 조카, 대법원 '정당방위' 인정…하급심 뒤집혀

기사 핵심 요약

대법원은 자신을 성추행했던 삼촌이 가위로 위협하자 칼을 들고 맞선 조카의 행위에 대해 정당방위를 인정했다. 이는 피해자가 처한 급박하고 구체적인 위협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한 판결이다. 이번 판례는 향후 유사 사건에서 피해자의 방어권 보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대법원, 성추행 삼촌의 2차 가해에 칼로 맞선 조카 행위 '정당방위' 인정
  • 유죄 선고한 1·2심 파기환송, "구체적 상황 고려해야" 법리 오해 지적
  • 과거 소극적이던 정당방위 범위 확대 해석, 피해자 방어권 보장 기대

대법원, '성추행' 삼촌에 흉기로 맞선 조카 '정당방위' 인정

자신을 성추행한 삼촌의 흉기 위협에 칼로 맞선 조카의 행위가 정당방위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026년 8월 12일 밝혔다.

대법원은 자신을 성추행했던 삼촌이 가위로 위협하자 칼을 들고 맞선 조카의 행위에 대해 정당방위를 인정했다.
대법원은 성추행 가해자의 위협에 맞선 조카의 행위를 정당방위로 최종 인정했다 (사진 - AI 생성)

성추행 폭로 후 찾아온 삼촌…가위 들고 “죽여 버린다” 위협

사건은 2023년 1월 A씨가 어린 시절 삼촌 B씨에게 당한 성추행 사실을 가족에게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격분한 B씨는 A씨의 집에 예고 없이 찾아와 A씨를 때리고 서랍을 던지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이어 B씨는 가위를 들고 “죽여 버린다”고 위협했고, 생명에 위협을 느낀 A씨는 부엌에 있던 칼을 들고 “죽고 싶으면 와 봐라”고 맞섰다.

1·2심 '유죄' 판단…“유형력 정도 크지 않다”

1심과 2심은 A씨의 행위를 정당방위로 인정하지 않고 유죄를 선고했다. 1심은 A씨의 특수협박 혐의에 벌금 300만 원을, A씨를 폭행·협박한 삼촌 B씨의 상해 혐의에는 벌금 500만 원을 각각 선고했다. 2심 역시 A씨의 정당방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B씨가 행사한 유형력의 정도가 행동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를 들었다. 다만 범행 경위를 참작해 벌금 300만 원에 대해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며 형을 낮췄다.

대법원 “구체적 상황 고려해야…사회 통념상 용인 범위”

대법원은 원심이 정당방위 법리를 오해했다며, 행위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A씨의 행동이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범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정당방위 요건을 갖췄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정당방위 해당 여부는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씨가 아무런 잘못 없이 찾아온 B씨에게 폭행과 협박을 당했고, 특히 가위를 든 B씨의 위협으로 급박한 상황에 놓였던 점이 근거가 됐다. 대법원은 이런 상황에서 칼을 들고 맞선 것은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정당방위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정당방위의 성립 요건

형법 제21조는 정당방위를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로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성립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정당방위가 성립하려면 일반적으로 다음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정당방위 성립의 주요 요건
요건 설명
현재의 부당한 침해 방어 행위가 행해지는 시점에 위법한 침해가 존재해야 한다.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 방위 자신이나 타인의 생명, 신체, 재산 등 법적으로 보호되는 이익을 지키기 위한 목적이어야 한다.
방위행위일 것 침해를 막기 위한 방어 의사를 가지고 한 행위여야 한다.
상당한 이유 (균형성) 방어 행위가 침해의 정도를 초과하지 않고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흉기로 위협하는 가해자와 방어하는 피해자
가해자가 가위와 같은 흉기로 위협하는 구체적인 상황이 정당방위 인정의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 (사진 - AI 생성)

판결의 의미와 향후 전망

이번 판결은 그동안 소극적으로 인정되던 정당방위의 범위를 구체적인 맥락에 따라 폭넓게 해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과거 성폭력 등 범죄 피해자가 가해자의 2차 가해에 맞서는 과정에서 방어 행위가 쌍방 폭행으로 취급되거나 과잉방위로 몰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대법원이 방어 수단(칼)의 형태뿐 아니라 행위에 이른 전후 사정과 위협의 심각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한 점이 핵심이다. 이번 판례가 향후 유사 사건에서 피해자의 방어권을 보장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자주 묻는 질문

이번 대법원 판결이 이전 판결들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이번 판결은 단순히 방어 수단(칼)의 위험성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가해자가 가위를 들고 위협한 급박한 상황과 과거 성추행 피해 사실 등 구체적인 전후 맥락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당방위의 범위를 넓게 인정한 점에서 이전 판례들과 차이가 있습니다.

정당방위가 인정되면 어떤 법적 효과가 있나요?

형법상 정당방위로 인정되는 행위는 위법성이 조각되어 범죄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처벌받지 않습니다. 이번 사건의 경우, A씨는 특수협박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앞으로 모든 방어 행위가 정당방위로 인정되는 건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정당방위는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 대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방어 행위여야 합니다. 이번 판결은 구체적 사례에 대한 판단이며, 모든 방어 행위가 정당방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개별 사건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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