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신 중 타이레놀을 복용해도 아이의 자폐증 발병 위험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제기돼 온 논란에 대해 의학계가 다시 한 번 명확한 선을 그은 셈이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시티 세인트 조지 런던대학교 아스마 칼릴 교수 연구팀은 임신부의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주성분) 복용과 자폐 스펙트럼 장애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대규모 리뷰 논문을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 산부인과 및 여성 건강(The Lancet Obstetrics & Women’s Health)’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기존에 발표된 관련 연구 가운데 신뢰도가 높은 43편을 선별해 체계적 문헌 고찰과 메타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대상에는 18세 미만 자폐 스펙트럼 장애 환자 약 26만 명, ADHD 환자 33만여 명, 지적 장애 진단 아동 40만여 명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그 결과 임신 중 파라세타몰(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폐증, ADHD, 지적 장애 사이에서 유의미한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개별 연구뿐 아니라 모든 데이터를 통합한 분석에서도 결과는 동일했다.
칼릴 교수는 “현재 이용 가능한 연구를 가장 엄격한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라며 “권고된 용량 내에서의 타이레놀 복용은 임신부와 태아에게 안전하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근거가 부족한 주장으로 인해 임신부가 필요한 진통·해열 치료를 피하는 것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타이레놀 성분이 자폐아 출산 위험을 높인다고 주장하며 임신부의 복용을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연합(EU), 미국 산부인과학회 등 주요 보건·의료 기관은 일관되게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약사회는 전문가 상담을 전제로 한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은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다만 하루 최대 복용량(4000㎎)을 넘기지 말고,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의료진과 상의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는 임신 주수에 따라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사용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강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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