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 달러 약세,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확대가 맞물리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 경우 국내 금값은 순금 한 돈(3.75g) 기준 100만원 돌파 가능성이 점쳐진다. 실제로 국내외 금시장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런던금시장협회(LBMA)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금 현물 가격은 장중 한때 온스당 3646.29달러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불과 수개월 전과 비교해도 가파른 상승세다. 국내 금시세 역시 빠르게 오르고 있다.
KRX금시장에서 10g 현물 가격은 165만1700원으로 불과 열흘 만에 약 10% 상승했다.
순금 한 돈 가격은 9일 70만7000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10일 오전 기준 61만9200원 선에서 거래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53% 이상 오른 수치다.
금값 급등의 배경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변화가 자리한다.
최근 미국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연준이 최소 0.25%포인트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커졌다.
일부에서는 0.5%포인트 대폭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리 인하 전망과 더불어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이 맞물리며 금값 상승세를 가속화했다고 진단했다.
또한 달러 약세 역시 금값 상승을 지지하는 요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DXY)는 최근 97선 중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말 110을 웃돌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하락한 것이다.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매력은 달러 가치가 떨어질수록 더욱 부각된다.
국제 지정학적 불안도 금값 상승을 자극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각국 중앙은행들은 금 보유량을 꾸준히 늘려왔다.
금 보유 상위 10개국에는 중국, 폴란드, 인도, 터키, 일본, 태국, 헝가리, 카타르, 러시아, 브라질 등이 포함된다.
일본을 제외하면 대부분 브릭스(BRICS)와 같은 신흥국들로 불확실성이 큰 국가들이다.
이들 국가가 외환보유액 안정성과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을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ETF를 통한 금 매수도 크게 늘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이 리스크 분산 수단으로 금 ETF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경기 둔화 우려, 무역 관세 부과에 따른 물가 상승, 일본과 프랑스 등 주요국의 정치 불안, 재정 건전성 약화 등 다양한 리스크 요인이 금 투자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상반기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으며, 경우에 따라 50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한화로 환산하면 약 695만원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들 역시 연말까지 온스당 3700달러 선을 유지한 뒤 내년 4000달러 돌파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결국 금시장은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만약 국제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까지 치솟는다면 순금 한 돈 가격은 100만원에 육박하게 되며, 이는 국내 소비자와 투자자들에게 큰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한 자산 투자 차원을 넘어, 국제 금융 질서 변화와 맞물려 금이 다시 한 번 안전자산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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