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전 이태원 참사 현장에 투입됐던 소방관들이 트라우마와 우울증을 호소하다 잇따라 숨지는 비극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 한 소방서 소속 30대 소방관 A씨는 실종 열흘 만인 지난달 20일 경기 시흥시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교각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이태원 참사 현장에 투입된 뒤 우울증 진단을 받고 소방청의 ‘찾아가는 상담실’에서 8회 상담을 포함해 총 12회 심리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 고성소방서 소속 40대 소방관 B씨는 지난달 2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참사 당시 서울 용산소방서 화재진압대원으로 현장에 투입됐으며, 이후 지속적으로 우울증 증세를 보여왔다.
B씨는 올해 2월 말 고성으로 근무지를 옮긴 뒤 트라우마를 이유로 공무상 요양을 신청했지만, 인사혁신처 심사에서 불승인 통보를 받았다.
불승인 결정 후 90일 이내 이의신청 기간 중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상 신청서에는 현장에서 다수 사망자 시신을 운반하고 유족들의 절규를 목격한 뒤 충격을 받아 대인기피, 우울증, 불안장애, 불면증, 강박 등 일상생활이 어려워졌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인사혁신처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는 사건 발생 2년 뒤 초진을 받았고 개인적 사유가 우세하다며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의사 소견서에는 오랜 기간 반복된 야근과 출동으로 스트레스가 가중된 상태였으며,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급격히 사람에 대한 기피와 회의감을 느꼈다고 기록돼 있다.
B씨 유족 측은 현재 공무상 순직 신청을 준비 중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2년 10월 31일부터 2023년 9월 30일까지 이태원 참사에 투입된 소방관 1천316명이 긴급 심리 지원을 받았으며, 이 중 142명은 심층 상담과 병원 진료까지 이어졌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등 유족들은 추모 논평을 통해 구조에 나섰던 소방관들의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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