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이란에서 군사적 충돌을 겪은 뒤 종교적 금기를 깨고 핵무장을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 최고지도자의 과거 파트와로 묶였던 비핵화 금기를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류로 부상했다.
- 미국 및 이스라엘과의 군사적 충돌 이후 핵 억제 전략 실패에 대한 내부 위기의식이 심화됐다.
- 최고국가안보회의 등 지도부 내부에서도 NPT 탈퇴와 교리 수정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됐다.
이란 내부에서 핵무기 개발과 보유를 공식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종교계와 정계를 중심으로 확산하며 오랜 핵교리가 기로에 섰다. 20여 년 전 최고지도자의 종교적 칙령으로 금지했던 핵무기 보유 제한을 풀고 핵확산금지조약 탈퇴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이란 핵무장 기류가 주류 공론장으로 진입하는 양상이다.

종교적 금기 넘어서는 이란 내 핵무장론
이란 핵무장 관련 기류는 과거 이슬람 율법 해석인 파트와에 따라 유지되던 비핵화 금기를 정면으로 넘어서는 흐름을 보인다. 이란은 20여 년 전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파트와를 통해 핵무기 생산과 보유, 사용을 종교적으로 금지해 왔다. 최근 테헤란을 비롯한 주요 종교 집회와 거리에서 이를 뒤집어야 한다는 성직자와 당국자들의 언급이 잇따르고 있다.
테헤란 대예배 인도자 모하마드 자바드 하지 알리 아크바리는 지난주 금요예배 설교에서 핵교리 변경을 국민적 요구로 선언했다. 평화적 핵에너지는 양도할 수 없는 권리라는 신도들의 기존 구호에 대해 그는 이미 그 단계를 넘어섰다고 선을 그었다. 최고지도자의 파트와가 강력한 권위를 지니지만 국가 존립과 직결된 위기 상황에서는 수정될 수 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군사적 충돌과 억제 전략의 한계 노출
이란이 오랜 핵 모호성 전략을 재검토하게 된 직접적 원인은 2025년 6월 이후 벌어진 미국 및 이스라엘과의 군사적 충돌이다. 이란은 그동안 평화적 핵 프로그램을 표방하면서도 무기급에 가깝게 우라늄 농축 수준을 유지해 외부 공격을 억제하려는 계산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두 차례 벌어진 실질적인 전쟁을 막아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동 전문매체 암와즈미디어의 무함마드 알리 샤바니 편집장은 이란이 실제 보유하지도 않은 핵폭탄의 대가를 치렀다고 진단했다. 궁극의 억제 수단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상대국의 처분에 국가 운명을 맡길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내부에 자리 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핵무기 보유국이었다면 폭격 대신 다른 대우를 했을 것이라고 발언한 점 역시 이란 내 핵무장 여론을 부추겼다.

NPT 탈퇴 요구와 지도부 내 교리 변경 논의
안보 위기가 누적되면서 이란 정치권 일각에 머물던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론은 지도부의 실질적인 정책 의제로 올라섰다. 테헤란의 외교 전문가 모하마드 가데리는 과거 소수에 불과했던 조약 탈퇴 주장이 현재 지도부 내 다수 의견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부 군사 공격을 겪은 뒤 국제 사찰과 비확산 조약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이란 안보 정책을 결정하는 최고국가안보회의에서도 교리 수정 가능성이 공개적으로 거론됐다. 모흐센 레자이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지난달 31일 국영방송에 출연해 새로운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도, 향후 전쟁이 다시 일어날 경우 기존 교리를 유지할 것인지가 현재 논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새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해당 논의를 본격 검토하고 있는지는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대미 협상 지렛대와 실용파의 딜레마
핵무장론의 가파른 부상이 미국과의 대외 관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카드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워싱턴의 중동 연구단체 DAWN 소속 오미드 메마리안 분석가는 이란이 협상 실패 시 대안을 택할 것이며 그 대가는 미국에 클 것이라는 압박 수단을 행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지렛대로 여론을 활용한다는 시각이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위시한 이란 내부 실용파는 여전히 평화적 핵 이용 기조를 지지하고 있다. 국제정책센터의 시나 투시 전문가는 실용파가 핵무장 문턱을 넘지 않음으로써 얻은 이익을 내부 대중에게 설득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고 짚었다. 미국이 추가 군사 행동에 나설 경우 오히려 비핵 노선을 훼손하고 핵무기 개발에 명분을 부여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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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이슈 관련 기사 더 보기자주 묻는 질문
이란이 과거에 핵무기를 금지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20여 년 전 당시 최고지도자였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종교적 칙령인 파트와를 내려 핵무기의 생산과 보유, 사용을 종교적으로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이란 내부에서 핵교리 변경 논의가 불거진 원인은 무엇인가요?
2025년 6월 이후 벌어진 미국 및 이스라엘과의 군사적 충돌을 겪으며 기존의 핵 모호성 전략이 국가 안보를 지키지 못했다는 인식이 확산했기 때문입니다.
이란 지도부의 공식 입장은 이미 핵무장으로 바뀌었나요?
아직 공식적인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으며, 향후 전쟁 재발 시 기존 교리를 유지할 것인지를 두고 최고국가안보회의 등에서 논의가 진행 중인 단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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