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병은 현대인에게 가장 흔한 만성 질환 가운데 하나다. 인슐린 분비가 부족하거나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아 혈당 조절에 장애가 생기고, 이로 인해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는 질환이다. 문제는 당뇨병 자체보다 합병증이다. 심근경색증, 만성콩팥병, 망막병증, 뇌졸중 등 치명적인 합병증 위험을 높여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사회적 부담도 키운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9.4%에 달한다. 당뇨병은 암과 함께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히지만,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방치되기 쉽다. 특히 후천적인 제2형 당뇨병은 식습관과 운동 부족 등 생활 습관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전문가들은 혈액 검사를 통한 진단이 가장 확실하지만,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신체 변화가 있다면 당뇨병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장 흔한 신호는 잦은 소변이다. 혈액 속 포도당이 세포로 흡수되지 못하고 남아 있으면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배뇨 횟수가 늘어난다. 다만 전립선 질환이나 호르몬 변화 등 다른 원인도 있을 수 있어 단독 증상만으로 단정하긴 어렵다.
심한 갈증도 대표적인 초기 증상이다. 고혈당으로 소변량이 늘면서 체내 수분이 빠르게 소실되고, 이로 인해 지속적인 갈증이 나타난다.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 역시 주의해야 할 신호다. 인슐린 기능 이상으로 포도당이 에너지원으로 쓰이지 못하면, 몸은 지방이나 근육 단백질을 분해해 에너지를 보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특별한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도 체중이 줄 수 있다.
피부 변화도 단서가 된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의대 내분비내과 전문의 알리사 도밍게스 박사는 “목 뒤나 겨드랑이처럼 피부가 접히는 부위가 어둡고 벨벳처럼 변하는 흑색가시세포증이나, 작은 혹처럼 보이는 피부 유두종은 인슐린 저항성을 시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상처가 잘 낫지 않는 현상도 무시할 수 없다.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혈액 순환과 면역 기능이 떨어져 상처 회복이 지연된다. 이는 비교적 진행된 당뇨병에서 흔하지만, 장기간 고혈당이 방치된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식사 후 심한 졸음이다. 식후 혈당이 급격히 치솟았다가 빠르게 떨어지는 ‘혈당 스파이크’가 반복되면 극심한 졸음과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빵, 면, 백미 같은 정제 탄수화물이나 단 음식을 먹은 뒤 이런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면 당뇨 전 단계나 초기 대사 이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당뇨병을 조기에 발견해 관리하면 합병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반복되는 신체 변화가 있다면 미루지 말고 혈당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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