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상습 음주 운전으로 면허가 박탈된 상태에서 또 다시 술을 마신 채 운전대를 잡아 2명의 사상자를 낸 50대 남성 A 씨가 항소심(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오늘 12월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제3-2형사부(이창섭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상)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및 무면허 운전) 혐의로 기소된 A 씨(51)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7년 형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재판 당시 A 씨는 1심에서 내려진 판결이 무겁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재판부는 “이 사고는 피고인이 술에 취해 운전하지 않았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었다. 피고인이 만취 상태로 운전한 경위에 대해서는 어떠한 참작 사유도 없어 보인다”고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이미 음주 운전과 무면허 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4차례 있음에도 다시 무면허 상태에서 술에 취해 운전 중 중앙선을 넘어 중대한 사고를 발생시켰다. 경위 등에 비춰봤을 때 이 사건 사고는 전적으로 음주로 인해 운전이 곤란해져 발생한 사고이고, 술에 취한 채로 운전대를 잡은 순간 그 위험성을 예상 가능하다는 점에서 단순 과실범으로 평가할 수도 없다”고 덧붙이며 밝혔다.
또한 재판부는 “유족들은 ‘누군가의 소중한 미래를, 가족을 더 이상 빼앗아 갈 수 없도록 피고인을 엄벌에 처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자필로 탄원서 등을 제출했다. 현재까지 유족·피해자들과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 피고인이 반성하고 보험을 통해 치료비 등이 지급된 점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 씨는 지난해 2023년 6월 25일 오후 9시 45분경, 전북 완주군의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1톤 화물트럭을 몰다 중앙선을 침범했다. 반대차로에서 마주 오던 SUV를 들이받아 운전자 B 씨(62)를 숨지게 하고, 동승자인 B 씨의 아내(60)에게는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해를 입혔다.
사고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51%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초과한 상태였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타고 있던 B 씨의 아내는 14주간의 치료가 필요했고, 이후에도 재활이 필요한 상태로 알려졌다.
사고가 발생한 도로는 편도 1차로였으며, B 씨는 트럭의 갑작스러운 중앙선 침범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이미 2017년에도 음주 운전으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으며, 당시 사고로 인해 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태였다. 한편, 지난 7월 A 씨에게 실형을 선고한 1심 재판부 판결문은 피해자의 삶을 상세히 기술하며 법조계 안팎에서 화제 되었다.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다소 무뚝뚝했으나 항상 아내와 함께하고 따뜻한 남편이었던, 손주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다정한 할아버지였던, 아들이 제대하면 함께 낚시를 가기로 약속하고 전역 날을 고대하던, 매일 딸과 영상 통화하며 둘째 손주가 태어날 날을 기다리던, 조카에게 전화해 ‘아버지에게 잘하라’고 소소한 이야기를 건네던, 가족과 친척, 동료 모두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던 평범한 소시민인 피해자는 피고인의 음주 운전으로 끝내 돌아올 수 없는 망인이 됐다. 이는 음주 운전으로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결과”라고 적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