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농장서 사라진 개 34만 마리…도살·소비로 사실상 전부 사라져

개농장
'2022복날 추모행동' 관련 이미지 (사진출처-동물해방물결)

지난해 개식용 종식법이 시행된 이후 전국 개농장의 70%가 폐업한 가운데, 이 과정에서 사라진 개가 약 34만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중 반려견으로 입양되거나 지자체에 인수된 개는 750여 마리에 불과해, 사실상 대부분이 도살돼 소비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남은 개들에 대한 인도적 보호 절차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된 지 1년 만에 전국 개 사육 농가 1537곳 중 1072곳이 문을 닫아 폐업률이 70%에 이르렀다.

해당 법에 따라 2027년 2월부터는 개 사육과 도살, 유통, 판매가 전면 금지되며, 정부는 업계의 조기 폐업을 유도하기 위해 시기를 6단계로 나눠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첫 구간인 지난해 8월 7일부터 올해 2월 7일까지 폐업한 농가는 611곳, 두 번째 구간인 올해 2월 8일부터 8월 6일까지 폐업한 농가는 461곳으로 집계됐다.

특히 두 번째 구간에서 폐업 계획을 제출한 농가는 201곳에 불과했으나 실제로는 그 두 배 이상이 조기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첫 구간 폐업 농가에는 마리당 60만 원, 두 번째 구간에는 52만 5000원을 지급하는 방식이 조기 폐업을 촉진했다고 분석했다.

농식품부는 “개식용 종식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로 자리 잡았고, 계절적 요인과 정책 인센티브가 맞물려 빠른 폐업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안에 전체 농장의 72% 이상이 폐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긍정적인 평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개농장에서 사육되던 34만여 마리 중 입양이나 지자체 인수 등으로 살아남은 개는 750여 마리에 불과하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법 시행 이후 동물보호단체 등에 의해 입양되거나 반려견·경비견으로 전환된 개는 455마리에 그쳤다.

또한 정부가 잔여견 보호를 위해 편성한 15억 원의 예산은 전혀 집행되지 않았다.

최근 추가 조사에서 지자체가 300여 마리를 인수한 것으로 파악됐으나, 해당 비용은 자체 예산으로 처리돼 국비 지원 신청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더 큰 문제는 폐업하지 않은 농가에 아직 약 12만 마리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이 개들이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또한 “유기동물 10만 마리조차 감당하지 못해 절반 이상을 안락사하는 현실에서 잔여견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남은 개들에 대한 구체적인 보호·처리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현재 정부의 보호 절차가 전혀 없다”며 “소유권 포기, 지자체 인수, 입양 공고, 민간단체 인수 가능성 확인, 인도적 처리 등 단계별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동물자유연대 역시 “빠른 폐업은 환영하지만, 그것이 곧 동물 고통의 종식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폐업 농장에 남은 개들이 방치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고통받지 않도록 인도적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결국 개식용 종식법 시행 이후에도 남은 개들이 안전하게 보호받기 위해서는 단순한 폐업 장려를 넘어선 실질적인 보호 대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민간단체가 협력해 잔여견의 생존과 복지를 보장하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개식용 종식이라는 제도적 성과 뒤에 숨겨진 또 다른 동물 학대 문제가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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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율 ([email protected])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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