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토르트 종이팩 해외 확산과 국내 상용화 변수

물류비 절감과 친환경 규제 속 설비 투자 및 재활용 인프라 과제

기사 핵심 요약

레토르트 종이팩은 물류 효율이 뛰어나 상온 식품 포장재로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 직육면체 레토르트 종이팩은 적재량을 늘리고 진열 시간을 줄여 물류비를 절감한다.
  • 음료용 멸균팩과 달리 포장재째 고온 살균을 진행해 고형 가공식품을 안전하게 보관한다.
  • 국내 상용화는 설비 투자 비용과 복합소재 재활용 인프라, 소비자의 품질 인식이 좌우한다.

우유나 두유 등 음료를 주로 담던 종이팩 포장이 참치를 비롯한 상온 가공식품으로 쓰임새를 넓히고 있다. 레토르트 종이팩은 금속 캔보다 가볍고 직육면체 구조로 보관과 운송에 유리해 해외 시장에서 물류비를 줄이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수프와 채소 가공품, 반려동물 습식사료에 이어 최근에는 수산가공식품인 참치에 이르기까지 적용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는 신규 포장 설비 도입에 따른 투자 비용과 복합소재 수거·재활용 체계, 원형 보존을 중시하는 식문화적 특성이 상용화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레토르트 종이팩 포장재와 기존 금속 참치캔 형태 비교
상온 가공식품에 적용되는 레토르트 종이팩은 금속 용기를 대체하며 해외 가공식품 시장에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사진 - AI 생성)

해외 식품 시장서 영역 넓히는 레토르트 종이 포장재

글로벌 식품 및 유통 기업들은 기존 금속 용기를 대체할 수 있는 레토르트 종이 포장재를 도입하며 콩과 채소는 물론 반려동물 습식사료와 상온 보관용 참치에 이르기까지 적용 품목을 넓혀가고 있다. 칠레 와실은 채소와 과일 가공품에 종이 용기를 적용했고, 호주 로젤라는 상온 수프 제품에 이를 활용하고 있다. 유럽 유통업체들도 자체브랜드(PB) 식품과 반려동물 사료 등으로 종이 기반 포장재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친환경 포장 규제와 기업 수요가 맞물리면서 관련 시장도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미더스의 배리어 페이퍼 시장 전망에 따르면 식품 포장 등에 활용되는 차단 기능 종이 시장은 2031년까지 금액 기준 연평균 3.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 기준 식품·외식용 포장이 전체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연합(EU)의 포장재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도 대체 포장재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포장재 및 포장폐기물 규정 공식 안내에 따르면 해당 규정은 2026년 8월 12일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EU는 2030년까지 역내 포장재가 재활용 가능하도록 설계되도록 하고, 포장폐기물 감축과 재사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식품 포장재 제조사 테트라팩은 고형식품용 종이 기반 용기인 '테트라 리카르트(Tetra Recart)'를 통해 상온 보관식품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테트라팩의 상온 참치용 종이 포장재 출시 공식 발표에 따르면 회사는 스페인 수산가공업체 헤알사(Jealsa)와 협력해 기존 금속 캔을 대체할 수 있는 종이 기반 참치 포장재를 개발했다. 해당 제품은 2026년 5월 스웨덴 유통업체 악스푸드(Axfood)를 통해 200㎖ 규격으로 출시됐으며, 참치를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적재량 늘리고 진열 시간 줄이는 물류 효율의 강점

직육면체 형태로 제작되는 레토르트 종이 용기는 기존 캔이나 유리병보다 적재 효율이 뛰어나 물류 운송 비용을 절감하고 유통 매장의 진열 작업 시간을 대폭 줄여주는 핵심 경쟁력을 발휘한다. 원통형 캔 포장은 쌓았을 때 용기 사이에 빈틈이 생기지만, 사각 형태 종이팩은 빈틈없이 맞붙여 쌓을 수 있어 공간을 알뜰하게 쓴다.

물류 창고에 효율적으로 적재된 직육면체 종이 포장 완제품
직육면체 구조를 가진 종이팩 포장재는 적재 효율을 높여 운송비와 매대 진열 작업 시간을 줄이는 장점을 지닌다 (사진 - AI 생성)

테트라팩이 공개한 분석에 따르면 리카르트 포장은 물류와 유통 전 과정에서 금속 캔 대비 뚜렷한 수치적 개선 효과를 나타낸다.

표: 금속 캔 대비 테트라 리카르트 물류·보관 효율 비교

비교 항목 개선 효과
팔레트당 완제품 적재량 10~20% 증가
동일 매대 면적당 제품 진열량 최대 40% 증가
빈 포장재 보관 효율 캔·유리병 대비 6~10배 향상
매대 진열 작업 소요 시간 30~50% 단축

완제품 적재량이 늘어나면 한 번에 나를 수 있는 물량이 많아져 단위당 운송비를 낮출 수 있다. 매대 진열 작업 시간 단축은 유통 매장의 인건비 절감으로 이어진다.

가열 살균 견디는 리카르트 기술과 일반 멸균팩의 차이

고형 식품용으로 개발된 테트라 리카르트 기술은 내용물을 채워 넣고 밀봉한 뒤 포장재째 고온 살균을 진행함으로써 기존 음료용 멸균팩이 지닌 물리적 한계를 온전히 넘어선 방식이다. 우유와 주스를 담는 일반 멸균팩은 음료와 용기를 따로 살균한 뒤 무균실에서 채워 넣는 무균 충전 공정을 거친다.

반면 레토르트 종이팩은 고온·고압 살균 환경을 직접 견디도록 설계한 다층 구조를 갖추고 있다. 종이 원단에 고분자 필름과 알루미늄 박을 결합해 차단성을 높였으며, 용기째 살균기에 들어가도 틀이 망가지지 않아 알갱이가 큰 고형물이 들어간 상온 장기보관 식품도 안전하게 담아낸다.

설비 투자 비용과 복합소재 재활용 인프라 한계

국내 가공식품 제조사가 새로운 종이 용기를 도입하려면 충전 및 밀봉 전용 설비에 들어가는 초기 투자 비용을 마련해야 할 뿐만 아니라 복합소재 전용 회수 선별 체계를 구축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테트라팩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설비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이 있으나 상용화 단계까지는 넘어야 할 문턱이 많다.

기존 캔 생산 라인을 교체하거나 새로운 종이 포장 전용 라인을 놓으려면 적잖은 설비 투자가 뒤따른다. 기존에 보유한 레토르트 살균 설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와 포장재 단가, 생산량에 따른 손익분기점을 따지는 경제성 검토가 앞서야 한다.

회수와 재활용 측면의 한계도 쟁점이다. 레토르트 종이팩은 방수와 장기 보존을 위해 종이, 알루미늄, 고분자 필름을 겹쳐 만든 복합소재 포장재다. 일반 종이류와 함께 배출하면 재활용 공정에서 불순물로 분류되므로 별도의 전용 회수와 선별 인프라, 소재 분리 공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정부와 관련 업계는 지난 9월 종이팩 재활용체계 개선 협약을 맺고 체계 정비에 착수했으나 전국적인 수거망 구축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내용물 품질 기준과 식문화 차이에 따른 도입 신중론

통조림 참치를 소비하는 국내 소비자는 살코기의 온전한 결 형태를 신선도와 품질의 중요한 척도로 평가하기 때문에 유통 과정에서 모양이 뭉개질 우려가 있는 포장재 전환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해외 시장과 국내 시장 사이의 식습관 차이가 포장재 선택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특히 참치는 미국 등에서 샐러드나 샌드위치 재료로 활용해 살이 부서져도 크게 문제 삼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살코기 결이 유지되지 않으면 품질이 낮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해외와 소비자의 인식이 다른 만큼 종이 포장으로 전환하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속 캔의 친환경성에 대한 재평가도 신중론에 힘을 싣는다. 해당 관계자는 이어 “캔은 회수와 재활용이 잘 이뤄지는 포장재인 만큼 종이로 대체한다고 반드시 친환경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운송 비용과 재활용 가능성, 내용물의 특성, 소비자의 선호를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레토르트 종이팩의 국내 시장 안착은 단순한 포장재 교체를 넘어 생산 비용과 환경성, 소비자의 품질 인식까지 아우르는 면밀한 검증을 거친 뒤에야 판가름 날 전망이다.

자주 묻는 질문

레토르트 종이팩은 일반 음료용 멸균팩과 어떻게 다른가요?

일반 멸균팩은 음료와 용기를 따로 살균해 무균 충전하지만, 레토르트 종이팩은 고온·고압 살균 환경을 견디는 다층 구조로 설계되어 내용물을 채운 상태로 가열 살균할 수 있습니다.

레토르트 종이팩을 도입하면 물류 효율이 얼마나 개선되나요?

금속 캔 대비 팔레트당 완제품 적재량이 10~20% 늘어나고 매대 진열 시간은 30~50% 줄어 운송비와 매장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국내 식품 시장에서 레토르트 참치팩 도입이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용 충전 설비 투자 부담과 복합소재 재활용 수거망 문제 외에도, 참치 살코기 결을 중시하는 국내 식문화 특성으로 인해 품질 평가에 대한 신중론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참고자료

  1. 테트라팩 — 상온 참치용 종이 포장재 공식 발표
  2.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 PPWR 공식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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