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릭 나르스 160호 무덤 발굴, 2000년 전 흉노의 유라시아 교류망 드러났다

도르릭 나르스 160호분서 로마 유리잔·낙랑계 은장식 등 유물 413건 확인

기사 핵심 요약

몽골 도르릭 나르스 160호 무덤에서 로마 유리잔과 낙랑계 유물이 출토돼 흉노의 동서 교류망이 실물로 확인됐다.

  • 길이 약 73m의 몽골 최대 흉노 무덤인 도르릭 나르스 160호분에서 유물 413건이 출토됐다.
  • 낙랑계 표주박형 은제 말 장식과 로마 제국 추정 투명 유리잔이 함께 수습됐다.
  • 2000년 전 흉노가 한반도와 로마를 아우르는 유라시아 교류망을 운영했음을 입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몽골 과학아카데미 고고학연구소, 몽골 국립박물관과 공동으로 2023년부터 4년간 진행한 몽골 동부 도르릭 나르스 유적 160호 무덤 발굴조사를 마무리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2000년 전 흉노의 교류망이 동아시아 한반도부터 서방 로마 제국에 이르는 넓은 영역에 걸쳐 형성됐음을 보여주는 유물 413건이 출토됐다.

기원전 3세기부터 기원후 1세기까지 몽골 초원을 중심으로 유라시아 동부를 지배했던 유목 제국 흉노는 고조선과 낙랑 등 한반도 고대 사회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26년 11월 6일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하며, 이번 조사가 몽골에서 확인된 흉노 무덤 가운데 최대 규모인 160호분의 전모를 밝혀낸 성과라고 설명했다.

몽골 도르릭 나르스 유적 160호 무덤 발굴 현장 전경
남쪽으로 뻗은 무덤길을 포함해 전체 길이 약 73m에 달하는 도르릭 나르스 160호분 발굴 현장 (사진 - AI 생성)

몽골 최대 규모 160호 무덤의 구조와 독특한 특징

도르릭 나르스 160호 무덤은 남쪽으로 뻗은 무덤길까지 합산한 전체 길이가 약 73m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를 갖추고 있다. 지하 14.5m 깊이까지 아홉 겹으로 쌓인 돌을 걷어내며 축조 구조를 확인했는데, 조성 당시 대규모 인력이 동원됐음을 드러내며 피장자의 막강한 권력과 지위를 그대로 보여준다.

거대한 무덤 외형과 달리 주검이 안치된 중심부는 작고 얕게 조성된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이러한 매장 양식은 통상적인 흉노 대형 무덤에서는 보기 드문 구조다. 조사단은 이를 흉노 세력이 점차 쇠퇴기에 접어들던 시기의 장례 문화 변화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고고학적 단서로 분석했다.

낙랑 양식 닮은 은제 말 장식의 출토

무덤 중심부에서는 고대 한반도 북부 낙랑 유적의 출토품과 조형적 특징을 공유하는 말띠드리개(은제 말 장식)가 수습됐다. 이 유물은 얇은 은판을 두드려 가공하는 기법으로 제작됐으며, 전체적인 외형은 표주박 형태를 띠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평양 석암리 219호 무덤 등 낙랑 무덤에서 출토된 장식물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인 외형과 제작 기법 면에서 매우 유사하다. 다만 도르릭 나르스에서 출토된 은제 장식은 표주박 모양의 중심부에 수정을 박아 넣어 장식했다는 점에서 뚜렷한 공예적 차이를 보인다. 이는 당시 초원 유목민과 한반도 고대 공예 기술 사이의 연결고리와 독자적 변용을 동시에 드러낸다.

도르릭 나르스 160호 무덤에서 출토된 표주박 모양 은제 말띠드리개
낙랑 무덤 출토품과 형태가 유사하며 중앙에 수정이 장식된 은제 말띠드리개 (사진 - AI 생성)

로마 유리잔과 한나라 양식 옥이 보여주는 동서 교류

160호 무덤 내부에서는 고대 동아시아와 서방 지중해 세계의 흔적을 담은 413건의 다채로운 유물이 함께 수습됐다. 널 바닥에서는 한나라의 대표적 장례용 옥인 옥벽(玉璧)을 본뜬 옥 15점이 겹쳐진 채 출토됐는데, 표면에 세밀하고 정교한 문양이 새겨진 점이 특징이다. 손잡이가 달린 투명한 유리잔 1점도 온전한 형태로 확인됐다.

무덤에서 확인된 주요 수입 계통 유물의 특징과 성격은 다음 비교를 통해 명확히 드러난다.

도르릭 나르스 160호 무덤 출토 주요 유물 비교
유물 추정 제작지 및 양식 계통 수량 및 주요 특징
은제 말띠드리개 낙랑 양식(한반도 교류) 얇은 은판을 두드린 표주박 형태, 중앙에 수정 상감
장례용 옥 한나라 장례 양식(중원 계통) 15점, 옥벽을 본뜬 형태로 표면에 정교한 문양 시문
투명 유리잔 로마 제국 영역 추정(지중해 서방) 손잡이가 달린 기형, 성분 분석을 통한 제작지 검증 예정

투명 유리잔은 형태적 특성상 로마 제국의 관할 영역에서 제작돼 유라시아 초원길을 거쳐 흉노 지배층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수습된 유리잔을 대상으로 정밀 성분 분석을 진행해 구체적인 원산지와 제작지를 추적할 계획이다.

한국 고고학 연구 지평의 확장과 향후 과제

이번 조사는 2000년 전 유라시아 초원을 지배하던 흉노가 단순히 고립된 유목 집단에 머무르지 않고, 서쪽으로는 로마 제국부터 동쪽으로는 한반도 북부 낙랑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물류망을 확보하고 있었음을 실물 자료로 입증했다. 유라시아 횡단 네트워크를 통한 물질 교류를 밝혀내는 작업은 고대 한반도 형성기 대외 관계를 이해하는 폭을 한층 넓혀준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2000년 전 흉노가 로마에서 한반도에 이르는 넓은 교류망과 닿아 있었음을 잘 보여준다”며 “한국 고고학의 연구 무대가 유라시아로 넓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물관 측은 향후 현지 조사단과 함께 출토 유물의 보존 처리와 과학적 분석을 이어갈 방침이다.

자주 묻는 질문

도르릭 나르스 160호 무덤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무덤길을 포함한 전체 길이가 약 73m이며, 지하 14.5m 깊이까지 아홉 겹의 돌을 쌓아 올린 몽골 내 최대 규모의 흉노 무덤입니다.

출토된 유물 중 한반도와 관련된 유물은 무엇인가요?

평양 석암리 219호 등 낙랑 무덤 출토품과 제작 기법 및 외형이 유사한 표주박 모양의 은제 말띠드리개가 출토되었습니다.

로마 제국 유물로 추정되는 유리잔은 어떻게 분석되나요?

국립중앙박물관이 손잡이 달린 투명 유리잔의 정밀 성분 분석을 진행해 구체적인 제작지와 원산지를 추적할 계획입니다.

참고자료

  1.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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