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사람기본법, 우울 의심 청년 프리랜서 30%의 대안 될까

청년 프리랜서 30.3% 우울 의심, 낮은 보수와 AI 불안에 시달려…정부, 근로기준법 사각지대 해소 위해 연내 입법 추진. 실효성 논란도.

기사 핵심 요약

청년 프리랜서 30.3%가 우울 의심군으로 나타나는 등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계약 형식과 무관하게 기본적인 노동권을 보장하는 '일하는사람기본법' 제정을 연내 추진하여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강제조항 부재로 실효성 논란도 제기된다.

청년 프리랜서 3명 중 1명이 우울 의심군으로, 정부가 '일하는사람기본법'으로 보호에 나선다.

  • 청년 프리랜서 30.3%가 낮은 보수와 고용 불안으로 '우울 의심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정부는 근로기준법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일하는사람기본법' 제정을 추진, 모든 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한다.
  • 법안에 강제조항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과, 국가 책무의 근거가 된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청년 프리랜서 30.3% '우울 의심'…정신건강 실태 심각

온라인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청년 프리랜서 10명 중 3명이 우울 의심군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불안정한 노동 환경에 놓인 이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한 수준임이 드러나면서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일하는사람기본법'의 연내 입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노트북 앞에서 고민에 빠진 청년 프리랜서의 모습
불안정한 노동 환경은 청년 프리랜서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사진 - AI 생성)

이번 조사는 일하는시민연구소가 10월 온라인 플랫폼 '크몽', '숨고' 등에서 활동하는 19~34세 청년 프리랜서 및 플랫폼 노동자 46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15일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청년 프리랜서 간담회'에서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0.3%가 우울 의심군으로 분류됐다. 이는 일반 청년층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준으로, 고용 형태의 특수성과 고립된 노동 환경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낮은 보수·장시간 노동에 AI 불안까지 겹쳐

청년 프리랜서들이 겪는 우울감의 주요 원인으로는 낮은 보수, 야간 노동을 포함한 장시간 노동, 계약의 불안정성 등 복합적 요인이 꼽힌다. 특히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 창작이나 방송·미디어 분야처럼 마감 압박이 심하고 노동시간이 불규칙한 업종에서 우울 의심군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일이 불안정할수록 심리적 안정감도 흔들리는 구조다.

낮은 보수, 장시간 노동, AI 대체 불안 등 복합적인 압박에 시달리는 프리랜서를 묘사한 일러스트
프리랜서들은 낮은 보수와 장시간 노동 외에도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 불안까지 겪고 있다 (사진 - AI 생성)

기술 발전 역시 새로운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5.2%는 인공지능(AI)을 통한 콘텐츠 제작이나 영상 편집 기술이 보편화하면서 자신의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처럼 심리적·경제적 불안에 노출돼 있지만, 이들을 보호할 사회안전망은 턱없이 부족하다. 조사 대상자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17.5%에 불과해, 실업이나 소득 감소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다.

정부, '일하는사람기본법'으로 보호 나선다

정부는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일하는사람기본법' 제정을 하반기 주요 입법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 법은 고용 형태와 관계없이 모든 '일하는 사람'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헌법에 명시된 '사람답게 일할 권리'를 법률로 구체화하는 첫 시도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5일 간담회에서 "국정감사를 마친 뒤 빠르게 입법화를 추진해 일하는 사람 모두를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람답게 일할 권리' 보장…법의 주요 내용

일하는사람기본법은 사용자와의 종속 관계를 기준으로 삼던 기존 노동법과 달리, 계약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노무를 제공하는 모든 사람의 기본 권리를 보장하는 법안이다. 근로계약이 아닌 위수탁이나 용역 계약을 맺고 일하는 특수고용직,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등에게 보편적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안은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권리,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 공정한 계약을 체결할 권리 등을 명시해 최소한의 인간다운 노동 조건을 설정하는 데 의의가 있다.

아래 표는 기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와 일하는사람기본법이 보호하려는 대상의 주요 차이를 보여준다.

표: 근로기준법과 일하는사람기본법 보호 대상 비교
구분 근로기준법상 노동자 일하는사람기본법 보호 대상 (예시)
주요 대상 사용자와 근로계약을 맺은 노동자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특수고용직 등
판단 기준 사용자에 대한 인적·경제적 종속성 계약 형식과 무관하게 노무를 제공하는 자
주요 보호 내용 최저임금, 퇴직금, 4대 보험, 연차휴가 등 공정한 계약, 안전한 노동환경, 차별 금지 등 기본권
출처: 고용노동부 발표 자료 및 국회입법현황 종합

노동계 "실효성 의문"…강제조항 부재 한계 지적도

노동계를 중심으로는 일하는사람기본법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사업주나 플랫폼 기업을 규제할 강제조항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이 법이 선언적 수준의 권리 보장에 그칠 경우, 현장에서 겪는 불공정 계약이나 보수 미지급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최저임금이나 퇴직금처럼 명확한 의무를 부과하는 근로기준법과 달리 법적 구속력이 약해, 기업들이 법의 취지를 따를 유인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하는사람기본법이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안전망이 된다는 것을 상징하는 이미지
'일하는사람기본법'은 계약 형태와 관계없이 모든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진 - AI 생성)

이에 대해 김영훈 장관은 "선언을 하면 나라는 의무를 진다"며 "일하는사람기본법은 흩어져 일하는 프리랜서들을 모으고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 제정이 국가의 책무를 명확히 하고, 향후 관련 정책과 제도를 마련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회안전망 밖 노동자, 법적 보호 첫걸음 될까

이 법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통적인 고용 관계 밖에 있는 수많은 노동자를 사회안전망 안으로 포섭하기 위한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프리랜서 연극배우는 "전태일 역할을 맡아 연기했지만, 무대에서 내려와 처우 문제를 지적하면 다시는 무대에 설 수 없다"며 국가가 프리랜서의 노동권을 지켜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는 원청이 누구인지, 권리를 요구할 대상조차 불분명한 불안정 노동의 현실을 보여준다.

일하는사람기본법이 모든 문제를 즉시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다양한 고용 형태의 등장이라는 시대적 변화에 맞춰 법과 제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정부는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연내 법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며, 관련 내용은 고용노동부의 공식 발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개인의 노력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적 위험에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자주 묻는 질문

일하는사람기본법은 누구를 위한 법인가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어서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려웠던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특수고용직 등 계약 형태와 관계없이 노무를 제공하는 모든 '일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합니다.

청년 프리랜서의 정신건강 문제는 왜 심각한가요?

낮은 보수, 야간 근무를 포함한 장시간 노동, 불안정한 계약 등 열악한 노동 환경에 더해, 최근에는 AI 기술 발전으로 인한 일자리 상실 불안감까지 더해져 정신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일하는사람기본법에 대한 비판도 있던데, 어떤 내용인가요?

사업주나 플랫폼 기업의 의무를 강제하는 조항이 없어 선언적인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법적 구속력이 약해 현장의 불공정 관행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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