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갈량’ 염경엽 감독이 KBO리그 사상 최고 대우로 LG 트윈스와 재계약을 체결했습니다.
LG 구단은 9일 “염경엽 감독과 3년 최대 30억 원(계약금 7억 원·연봉 총 21억 원·옵션 2억 원)에 재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는 김태형(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2020년 두산 베어스 시절 기록한 3년 28억 원을 넘어선 KBO 감독 최고액 계약입니다.
염경엽 감독은 LG를 2023년에 이어 2025년에도 정상으로 이끌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두 차례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을 달성했습니다.
백인천(1990), 고 이광환(1994) 전 감독에 이어 ‘LG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령탑’으로 자리매김한 것입니다.
LG는 이번 재계약으로 26년 만에 같은 감독과의 재계약을 이뤄냈습니다. 마지막 사례는 1999년 천보성 전 감독 이후 처음입니다.
염경엽 감독의 야구 인생은 ‘끝까지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말 그대로입니다.
그는 1991년 태평양 돌핀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2000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은퇴했습니다.
통산 타율 1할 9푼 5리(896경기 출전, 283안타)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평범한 내야수였지만, 은퇴 후 현대 프런트로 입단하면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열었습니다.
운영팀 과장을 시작으로 수비 코치, 단장, 감독까지 모두 경험한 그는 한국야구계에서도 보기 드문 ‘전천후 리더’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길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2011년 LG 수비 코치 시절 팀 내 불화설에 휘말려 불명예스럽게 퇴진했고, 2013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의 감독으로 부임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지도자 경력이 짧았던 염 감독의 선임은 파격이었지만, 그는 이듬해 히어로즈를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증명했습니다.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염 감독의 전술적 통찰과 데이터 활용 능력은 리그 전반에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2017년에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단장으로 복귀해 트레이 힐만 감독과 함께 2018년 팀의 통합우승을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직접 지휘봉을 잡은 뒤엔 정규시즌 막판 두산 베어스에 역전 우승을 내주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2020년에는 건강 악화로 경기 도중 실신하는 불운을 겪으며 시즌 중도 사퇴, 지도자 인생이 끝난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염경엽 감독이 2023년 LG 사령탑으로 복귀한다는 소식은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부임 당시만 해도 그의 리더십에 대한 회의적 시선이 많았지만, 결과는 ‘신의 한 수’였습니다.
염 감독은 부임 첫해 29년 만에 LG를 통합우승으로 이끌며 구단의 숙원을 풀었고, 2025년에는 이를 한 번 더 재현했습니다. ‘우승청부사’라는 별명 대신, 이제는 ‘LG 왕조의 설계자’로 불리고 있습니다.
염 감독의 성공 요인은 변화에 대한 유연함입니다. 과거 독단적인 리더십으로 비판받던 그는 LG에서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의 협업을 강화하고, 데이터 기반 야구와 심리 케어 시스템을 적극 도입했습니다.
염 감독은 선수들의 세대교체에도 힘을 쏟으며 베테랑과 유망주가 조화를 이루는 팀 문화를 만들어냈습니다.
그의 지도 철학은 명확합니다. “감독은 이기는 팀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이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신념 아래 LG를 한국 프로야구의 ‘모범 구단’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LG는 현재 체계적인 데이터 분석, 효율적 훈련 시스템, 세밀한 선수 관리로 평가받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염 감독이 있습니다.
이번 재계약으로 염 감독은 본격적인 ‘LG 왕조’ 건설에 돌입합니다.
LG는 과거 네 차례(1990·1994·2023·2025) 우승을 차지했지만, 단 한 번도 연속 우승은 없었습니다.
최근 8년간 프로야구에서 리핏(2연속 우승) 팀이 없다는 점에서, 염 감독의 임기 중 ‘리핏’은 LG의 다음 목표가 될 전망입니다.
염경엽 감독은 3년간 정규시즌 433경기에서 247승 7무 178패(승률 0.581)를 기록했습니다.
우승뿐 아니라 세대교체와 선수 육성, 전술 완성도까지 모두 이뤄냈다는 점에서 그의 재계약은 단순한 연장이 아닌 ‘왕조 선언’에 가깝습니다.
염 감독은 재계약 소감에서 “LG와 함께하는 시간은 내게 큰 영광이었다. 팬들의 믿음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이제는 왕조를 만들어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김용현 ([email protected])
같은 주제 기사 모아보기
스포츠 관련 기사 더 보기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