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림역 여성 살해 예고 글을 온라인에 올리고 흉기를 구매하는 등 살인을 준비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2023년 7월 신림역 인근을 방문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살인을 예고하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28)에 대해 원심 판결을 유지하며 이같이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이씨는 신림역 살인 예고 글을 인터넷에 올리며 “수요일날 신림역에서 한녀(한국여성) 20명 죽일 꺼다”라는 내용을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여성 이용자들과 설전을 벌이다 격분해 이러한 게시글을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여성 혐오 게시글 1700여 건을 작성하며, “한녀○○들 죄다 묶어놓고 죽이고픔”, “2분이면 한녀충 10마리 사냥가능하긔” 라는 등의 혐오 발언을 지속적으로 올린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이를 여성 혐오 범죄로 판단하며, 이씨의 범행이 여성에 대한 증오심과 혐오감을 바탕으로 한 계획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무직 상태로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게임과 인터넷에 빠져 지내며 자신의 불행을 여성 탓으로 돌린 혐오심에 의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검찰은 결론지었다.

1심 재판부는 이씨가 신림역 여성 살인 계획을 갖고 흉기를 준비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일부 협박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이씨의 글이 여성들에게 직접적 공포나 불안감을 유발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일부 표현은 단순 의견 개진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2심에서도 같은 판단이 이어졌으며, 대법원 역시 “원심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정보통신망법 위반죄 성립, 공소사실의 특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최종적으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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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