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15∼29세 청년 고용의 질 지수는 2023년 이후 평균 95로 하락하며 안정적인 일자리 진입이 위축됐다. 반도체 중심 산업 재편과 AI 도입으로 인한 경력직 선호가 원인으로 지목되었으며, 호봉제 대신 직무·성과 중심 임금 개편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2023년 이후 청년 고용의 질 지수가 95로 급락하며 상용직 이동 통로가 좁아졌다.
- 15∼29세 청년 고용의 질 지수는 과거 101에서 2023년 이후 95로 떨어졌다.
- 임시·일용직에서 상용직으로 이동하는 청년 비율은 3.5%에서 1.6%로 급감했다.
- 한은은 반도체 편중과 AI 확산 대응을 위해 직무·성과 중심 임금 개편을 권고했다.
2023년 이후 노동시장에 진입한 청년 세대가 체감하는 취업난은 단순한 구직 실패를 넘어 청년 고용의 질이 구조적으로 나빠진 결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청년 고용 부진 및 정책 과제'(이하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청년층이 겪는 일자리의 질적 악화는 과거 경기 둔화 시기보다 큰 폭으로 진행됐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비교적 양호한 처우를 갖춘 대기업 상용직 진입로가 좁아지면서 청년 구직자들이 불안정한 단기 일자리에 장기간 묶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청년층 일자리 질적 수준을 나타내는 고용 지표의 하락 실태
한국은행 조사 결과 15∼29세 청년층의 고용의 질 지수는 2023년 1월부터 2026년 9월까지 평균 95로 집계되어 기준점 100을 크게 밑돌았다. 2014∼2019년 기록했던 평균 101보다 6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반면 청년층을 제외한 30세 이상의 고용의 질 지수는 같은 기간 100에서 104로 올라 세대 간 일자리 안정성 격차가 뚜렷해졌다.
고용의 질 지수는 기준치 100을 중심으로 산출하며, 직원 300인 이상 사업장의 상용직 근로자가 늘어날수록 수치가 올라가고 300인 미만 중소기업이나 임시·일용직 비중이 커지면 떨어진다. 2023년 이후 청년 지수가 95까지 하락했다는 사실은 안정적 일자리 공급이 줄어 청년층 다수가 취약한 노동환경으로 밀려났음을 보여준다.
세대 간 고용 안정성의 격차 변화는 지표로 확연히 드러난다.
| 구분 | 2014~2019년 평균(지수) | 2023년 1월~2026년 9월 평균(지수) | 변화 폭(포인트) |
|---|---|---|---|
| 15~29세 청년층 | 101 | 95 | -6 |
| 30세 이상 연령대 | 100 | 104 | +4 |
출처: 한국은행 '청년 고용 부진 및 정책 과제'(2026.10.26)
상용직 전환 통로의 위축과 불안정 일자리 잔류 현상
불안정 일자리에서 경력을 시작한 청년이 안정적인 상용직으로 옮겨가는 전환율은 2023~2024년 기준 1.6%로 크게 떨어졌다. 과거 2014∼2019년 당시 상용직 이동 비율이 3.5%였던 점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첫 일자리로 임시직이나 아르바이트를 택한 청년이 상용직으로 이동하지 못한 채 기존 일자리에 머무는 잔류 효과가 짙어졌다.
이 흐름은 최근 통계청 조사에서 관측된 청년 고용 한파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상용직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가 약해지면서 단기직에 머무는 청년층의 구직 피로도가 커졌고, 고용의 질 저하가 장기 소득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단기 근로에 종사하며 상용직 입사를 준비하던 방식도 채용 축소 분위기 속에서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
반도체 위주 산업 재편과 AI 도입이 미친 고용 시장의 파급
청년 일자리 질이 악화된 근본 배경에는 한국 경제의 반도체 쏠림 현상과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이 자리 잡고 있다. 수출과 성장을 이끄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조업은 자본집약적 산업 특성상 대규모 상용직 일자리를 창출하는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산업 생산이 늘더라도 청년층이 진입할 수 있는 신규 채용 규모는 크게 늘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기업 현장의 AI 도입 가속화가 맞물리면서 신입보다 즉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채용 기조가 뚜렷해졌다. 황수빈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동향팀 과장은 "경제 산업 구조가 상용직 일자리 수가 적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AI 활용으로 경력직 선호가 강화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기술 전환기에 노동시장에 들어선 청년 세대가 일자리 축소와 채용 요건 상향이라는 부담을 동시에 안게 됐다.
직무와 성과 중심 임금 체계 개편을 향한 제도적 제언
한국은행은 청년층의 상용직 채용을 확대하기 위해 근속연수에 따라 급여가 오르는 호봉제 중심 구조를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공서열형 임금 체계 아래에서는 기업이 장기적인 인건비 부담 때문에 신규 정규직 채용을 꺼리고 단기직이나 경력직 위주로 인력을 운용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유연성을 높인 임금 체계 개편이 청년 인재를 채용하는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제도적 발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기업 근속연수 중심의 임금 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전환해 유연성을 확보하면서 더 많은 청년층이 채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 재편 과정에서 소외된 청년층이 생산적인 일자리로 진입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 전반의 제도적 유연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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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슈 관련 기사 더 보기자주 묻는 질문
한국은행이 산출한 청년 고용의 질 지수는 어떤 기준인가요?
기준 지수 100을 바탕으로 산출하며, 직원 300인 이상 규모 사업장의 상용직 근로자가 늘어날수록 지수가 상승하고 30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나 임시·일용직 비중이 커지면 하락하는 방식입니다.
임시·일용직에서 상용직으로의 전환 비율은 어느 정도로 떨어졌나요?
한국은행 조사 결과 2014∼2019년 평균 3.5%였던 청년층의 상용직 이동 비율은 2023∼2024년 1.6%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습니다.
청년 일자리 질이 악화된 주된 산업적 원인은 무엇인가요?
일자리 창출력이 낮은 반도체 위주로 산업 구조가 재편된 데다,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으로 기업들이 신입보다 경력직을 선호하게 된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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