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소변기 철거 논란, '공중화장실법 변기 수' 규정의 딜레마

여성 편의 증진 취지가 낳은 예상 밖 부작용, 공간 증설 대신 시설 축소 선택하는 현장

기사 핵심 요약

공중화장실법 변기 수 규정은 여성의 화장실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여성 대변기 수를 남성 대·소변기 합계 이상으로 의무화한다. 그러나 일부 기존 건물에서 공간 확장 대신 비용이 적게 드는 남성 소변기 철거로 법을 준수하려 하면서, 본래 취지와 달리 남성 이용자의 불편을 낳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여성 편의 위한 공중화장실법, 남자 소변기 철거 논란 낳아

  • 공중화장실법은 여성 변기 수를 남성 변기(대·소변기 합) 수 이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한다.
  • 일부 건물에서 비용 문제로 여성 화장실 증설 대신 남성 소변기를 철거해 법을 준수하고 있다.
  • 이는 여성 편의 증진이라는 법의 본래 취지와 달리 남성 이용자의 불편을 초래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온라인 달군 '소변기 철거' 사진, 배경엔 공중화장실법

공중화장실법 변기 수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남자화장실 사진 한 장을 계기로 불거졌다. 사진에는 소변기 두 대 옆으로 배관 흔적만 남은 빈자리가 있었고, 게시물 작성자는 “회사 여자화장실 변기 개수에 맞춘다며 멀쩡한 남자 소변기 한 개를 철거했다”고 주장했다. 이 논란의 배경으로 현행 '공중화장실법 변기 수' 규정이 지목되며,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특히, 공중화장실법 변기 수와 관련된 규정은 더욱 면밀히 검토되어야 한다.

공중화장실법 변기 수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된 소변기 철거 현장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 - AI 생성)

해당 회사가 실제로 법 적용 대상인지, 법규정 때문에 소변기를 철거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비슷한 사례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으며, 여성의 불편을 해소하려는 법의 취지가 남성 이용자의 불편이나 시설 축소라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 배려가 취지…공중화장실법 '남녀 변기 수' 규정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은 공중화장실의 위생 관리와 이용 편의 증진을 목적으로 제정됐으며, 이 법 제7조는 여성화장실의 대변기 수를 남성화장실의 대·소변기 합계 이상이 되도록 규정한다. 이는 신체적 특성상 남성보다 여성이 화장실을 이용하는 시간이 더 길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여성 이용자의 긴 대기 시간을 줄이고 편의를 높이려는 사회적 배려가 법제화의 주된 취지였다.

모든 건물에 적용되는 것은 아냐

다만 이 규정이 모든 화장실에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법에서 정한 일정 규모 이상의 업무시설, 공원, 터미널,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에만 한정된다. 따라서 일반 소규모 상가나 모든 회사 화장실이 법적 의무 대상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좋은 취지의 법, 왜 소변기 철거로 이어졌나

여성의 편의를 높이려는 법의 취지와 달리, 현장에서는 남성용 소변기를 철거하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법 규정을 지키기 위해 화장실 공간을 확장하거나 여성 화장실을 증설하는 대신, 비교적 간단한 방법인 남성 화장실 시설 일부를 줄이는 방식을 택하기 때문이다.

공간 증설 대신 '숫자 맞추기' 선택

건물을 신축할 때는 설계 단계부터 법적 기준을 반영할 수 있지만,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화장실 공간을 물리적으로 넓히는 데 큰 비용과 공사가 뒤따른다. 이 때문에 추가 비용 없이 법적 기준을 맞추려 남성화장실 소변기를 떼어내 전체 변기 수를 줄이는 '손쉬운 해결책'을 택하는 사례가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남성 이용자의 불편을 초래하며 법의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

여자 화장실 앞에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여성들의 모습
여성의 화장실 대기 시간을 줄이는 것이 공중화장실법 변기 수 규정의 본래 취지였다 (사진 - AI 생성)

2018년 학교에서도 반복된 논란

이 같은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한 학교에서는 리모델링 후 남자화장실에 공간이 충분함에도 소변기가 두 대만 설치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학교 측은 여성화장실 변기 수와 남성화장실 대·소변기 합계를 맞춰야 하는 법 기준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과거 법 개정 시도와 남은 과제

공중화장실 변기 수 규정을 둘러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 개정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다. 2013년 여성화장실 대변기 수를 남성화장실 대·소변기 합계의 1.5배 이상으로 늘리고, 특정 다중이용시설은 2배 이상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중화장실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법안은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2017년에도 비슷한 취지의 개정안이 다시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여성의 편의 증진이라는 취지를 살리면서 남성의 불편을 낳지 않으려면, 현실적인 공간과 비용 제약을 고려한 정교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주 묻는 질문

공중화장실법의 남녀 변기 수 규정은 무엇인가요?

여성화장실의 대변기 수가 남성화장실의 대변기와 소변기를 합한 수 이상이 되도록 의무화한 규정입니다. 여성의 화장실 대기 시간을 줄이려는 취지로 만들어졌습니다.

모든 건물 화장실에 이 법이 적용되나요?

아닙니다. 법에서 정한 일정 규모 이상의 업무시설, 공원,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에 한해 적용되며, 모든 소규모 상가나 회사가 의무 대상은 아닙니다.

왜 여성 화장실을 늘리는 대신 남성 소변기를 철거하나요?

기존 건물의 경우 화장실 공간을 물리적으로 확장하는 데 큰 비용과 공사가 들기 때문입니다. 비교적 간단하게 법적 기준을 맞추기 위해 남성 소변기를 철거하는 방법을 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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