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의 반전…SUV 천하에 아반떼, 판매량 2위 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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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강세 속에서 현대차 아반떼가 지난해 국내 승용차 판매량 2위를 기록했다.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가성비를 앞세운 준중형 세단의 반격이 주목된다.(사진 출처: 현대자동차)

“이만한 차가 없다”는 평가 속에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세단 아반떼가 지난해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이례적인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일색이던 시장에서 판매량 2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다시 각인시킨 것이다.

8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아반떼는 지난해 7만9273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39.4% 증가했다. 이로써 아반떼는 쏘렌토·카니발·스포티지 등 SUV 강자들과, 완전 변경 효과가 기대됐던 팰리세이드를 제치고 승용차 판매량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반떼는 한때 연간 13만 대 이상이 팔리며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지켰지만, SUV 인기가 본격화된 2010년대 후반 이후 존재감이 급격히 약해졌다. 지난해만 해도 판매 순위 9위에 머물렀다. 그런 아반떼가 신차 출시 없이 단숨에 7계단을 끌어올린 것은 시장에서도 이례적인 장면으로 받아들여진다.

업계는 이 같은 반등의 배경으로 경기 불황 속 ‘가성비’ 중심 소비 흐름을 꼽는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차 평균 가격은 5050만원으로, 2020년(3984만원) 대비 26.8% 상승했다. 신차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기준이 크게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가격 부담은 소득 여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20대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20대의 신차 등록 대수는 6만1962대로 전년보다 9.7% 줄었고, 전체 신차 등록 비중도 6.2%에서 5.6%로 낮아졌다.

차급 간 가격 차이도 선택에 영향을 줬다. 기아 준중형 SUV 스포티지는 1.6 가솔린 터보 기준 최상위 트림 가격이 3458만원이며, 사륜구동 옵션을 추가하면 3681만원까지 올라간다. 반면 아반떼는 동일 배기량 기준 최상위 트림 가격이 2717만원으로, 두 모델 간 가격 차이는 약 700만원 이상 벌어진다.

아반떼의 진가는 기본형 가격에서도 드러난다. 가장 저렴한 트림은 2034만원으로, 주요 옵션을 더해도 2000만원 초반대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20대 직장인 A씨는 “유류비와 유지비 부담 때문에 SUV 구매를 망설였지만, 결국 현실적인 선택은 아반떼였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아반떼의 인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6년 만에 8세대 완전 변경 모델 출시가 예상되는 데다, 현대차의 차세대 커넥티비티 기술 등이 적용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와 경기 둔화 속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모델로 수요가 쏠리는 현상이 반영된 결과”라며 “아반떼의 판매 흐름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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