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원 맞아?” 한전 구내식당 식단 공개에 직원·누리꾼들 ‘분노 폭발’

한전
(사진출처-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캡처)

고물가 시대, 이제는 공기업 구내식당조차 직장인들의 불만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한전(한국전력공사) 보령지사의 한 직원이 공개한 구내식당 식단이 ‘8000원짜리 점심’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직장인 사이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외식비가 크게 오르면서 직장인들은 점심값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구내식당을 찾고 있다.

하지만 구내식당 밥값마저 오르면서 이른바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 현상이 일상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구내식당 물가는 전년 대비 4.2% 상승했다.

이는 2021년 이후 4년 연속 4%대 상승률로, 일반 외식물가 상승률(3.5%)을 웃도는 수준이다. 한 끼 식사조차 마음 편히 즐기기 어려운 시대가 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전력공사 보령지사에 근무하는 한 직원 A씨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린 게시물이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우리 회사 구내식당 수준 어느 정도인가요’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식사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식판에는 흰 쌀밥과 얼갈이배추 콩나물국, 멸치볶음, 미역줄기볶음, 겉절이 김치가 담겨 있었다.

고기 반찬은커녕 단백질 음식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맞은편 식판에는 그마저도 빠진 밥과 김치, 무침 반찬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A씨는 “이게 바로 8000원짜리 식사입니다. 심지어 먹지 않아도 의무적으로 20일치 식비가 급여에서 공제됩니다”라며 황당함을 토로했다.

이 게시물은 빠르게 퍼졌고, 댓글에는 직장인들의 공감과 분노가 이어졌다.

“8000원이라니, 이건 너무 심하다”, “교도소 식단보다 못하다”, “단백질은 어디 갔나”, “우리 회사 밥에 투정할 때가 아니었다” 등 비판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또 다른 누리꾼은 “공기업 구내식당이라 기대했는데, 이 정도면 동네 분식집 백반보다 못하다”며 “직원 복지 차원에서라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무식 제도’가 추가 논란을 불렀다. 식사를 하지 않아도 일정 금액이 급여에서 자동 공제되는 방식 때문이다.

한 이용자는 “강제 급식이라니, 시대에 뒤떨어진 제도”라며 “선택권이 없는 복지는 복지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다른 지사에 근무 중인 한전 직원들도 공감의 뜻을 보였다. 같은 회사의 B씨는 “우리 지사도 비슷한 수준이다.

반찬이 더 심할 때도 있다”며 “심하긴 하지만 전국적으로 비슷하니 위로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식단 사진도 함께 올렸는데, 그 속엔 오이무침과 감자볶음, 깍두기만 있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단순한 식단 불만을 넘어 ‘공기업 복지 수준’과 ‘직장 내 식생활의 질’에 대한 문제로 번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 산업노동연구원 관계자는 “식비 상승은 개인의 부담뿐 아니라 직장 내 복지 정책의 질과도 직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공공기관이라면 식사 만족도와 급식 품질을 정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다수의 공공기관 구내식당은 식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급식 업체 관계자는 “최근 채소, 육류, 수산물 등 모든 원자재 가격이 올랐다”며 “예전에는 5000원으로도 한 끼 구성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8000원을 받아도 원가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체감 품질’이 낮다는 불만이 크다.

“물가가 올랐다고 해도 이건 너무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차라리 도시락을 싸오겠다”, “편의점 도시락이 더 낫겠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공기업 특유의 폐쇄적 구조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부 직장인들은 “외부 식사 선택이 제한된 근무 환경에서 이런 식단은 직원 복지를 무시한 처사”라고 말했다.

또한 “한전 같은 대기업 공공기관이라면 최소한의 급식 품질 보장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전은 해당 지사 식단 논란에 대해 내부적으로 실태를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공공기관의 구내식당 운영 방식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의무식 제도를 개선하고, 실질적인 품질 향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직원들의 기본 복지가 이런 수준이라면 조직 문화 자체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은 단순한 밥 한 끼 문제가 아니다.

급등하는 물가 속에서 ‘직장인의 점심’이 얼마나 중요한 복지 요소인지, 그리고 공공기관이 직원 복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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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율 ([email protected])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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