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조치를 둘러싸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인되지 않은 괴담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밤늦게 돌아다니지 말라”, “중국인 관광객이 납치를 하고 장기를 적출한다”는 식의 괴담이 퍼지며 불안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도 이를 두고 국민 불안을 부추기는 행위라는 비판과 범죄 가능성을 우려하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최근 X(옛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에는 “현재 인스타그램 근황, 10대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는 제목의 게시물이 공유됐다.
게시물에는 청소년들에게 외출을 자제하고 낯선 사람을 경계하라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
“중국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졌는데, 중국 사람들이 한국에서 성인과 아이를 가리지 않고 납치해 장기매매를 한다.
심지어 살아 있는 채로 장기를 꺼낸다”는 자극적인 표현도 포함돼 있었다.
작성자는 “많이 퍼뜨려야 한다”며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재검토를 촉구하는 국민청원 참여까지 독려했다.
이 같은 괴담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중국 공안과 범죄조직이 함께 들어온다”는 근거 없는 글까지 등장하면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인 무비자 관광객을 거론하며 “내일 아침 모든 학교 앞에서 칼부림을 하겠다”는 글까지 올라와 경찰이 즉각 추적에 나서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해당 게시글에 대한 신고를 접수해 작성자의 IP를 추적하고 있으며, 동시에 학교 주변 순찰을 강화해 안전 조치를 취하고 있다.
경찰은 해당 글이 공중 협박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신속히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중국인 무비자 입국은 불법 체류와 범죄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하며 온라인에 퍼진 우려에 일정 부분 공감하는 태도를 보였다.
반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사실과 다른 억지 주장일 뿐만 아니라 특정 국가 국민을 겨냥한 외국인 혐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현재 시급한 건 내수 경기 회복과 관광산업 진작이다. 부산과 대구를 비롯해 전국 지자체가 수개월 전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치를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근거 없는 불안 조장은 경제와 국익을 해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가 외국인을 혐오하면, 해외에 나갔을 때 똑같은 혐오를 당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상호주의적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부터 한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또한 한국 정부도 지난달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동일한 조건을 적용해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단, 무작정 입국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며 반드시 국내외 전담 여행사를 통해 모집된 인원에 한해 15일 이내 체류 조건으로 입국할 수 있다.
입국 전에는 법무부의 심사를 거쳐야 하며, 범죄 이력이나 불법 체류 기록이 있을 경우 입국이 제한된다.
또한 단체 관광객이 무단 이탈할 경우 해당 여행사는 전담 지정에서 제외되는 등 관리 장치도 마련돼 있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약 100만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추가로 방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 연휴를 맞아 유통업계, 숙박업계, 관광업계 등은 대규모 특수를 기대하며 준비에 나선 상태다.
실제로 서울과 부산, 대구 등 주요 도시는 중국 단체 관광객을 맞기 위해 수개월 전부터 환영 행사와 인프라 보강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사회관계망을 통해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괴담은 이러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사실처럼 확대 재생산되면서 불안이 조성되고, 이는 외국인 혐오로 이어져 국가 이미지와 관광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괴담이 사실처럼 퍼지면 사회적 혼란뿐만 아니라 국제 관계에도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며 “정부와 언론이 적극적으로 사실관계를 알리고 허위 정보에 대해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조치 자체보다 확인되지 않은 괴담과 불안 심리가 문제의 본질로 떠올랐다.
정부는 제도적 안전망이 충분히 마련돼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불안을 줄이기 위해 보다 투명한 설명과 철저한 관리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소율 ([email protected])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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