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고시’까지 등장한 한국 영유아 사교육 광풍…학습권 vs 인권 논란 격화

책가방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출처- FreePik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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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출처- FreePik 캡처)

한국의 영유아 사교육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4세 고시’, ‘7세 고시’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단순한 조기 교육의 열풍을 넘어 인권 침해 논란과 교육 정책 개정 요구로 이어지고 있으며, 학부모들과 교육 전문가 간의 인식 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국회에 지난달 23일 발의 된 ‘영유아 영어유치원 금지법’으로 불리는 학원법 개정안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법안은 36개월 미만 영유아에 대한 교과 연계 교습 전면 금지,
36개월 이상도 하루 교습 시간 40분 이내 제한, 위반 시 학원 등록 말소 또는 교습 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은 거세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의견만 1만 건을 넘었으며, 상당수는 “학습권 침해”를
이유로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온라인 청원도 5일 만에 3900명 이상이 동의하는 등 학부모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사교육은 부모의 교육 철학에 따른 선택이며, 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자녀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등 입시 중심지에서는 7세 유아반에서 미국 초등학교 3~4학년 수준의 교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영유아 사교육 연령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교육부에 따르면 영어유치원 수는 2019년 615곳에서 2023년 842곳으로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일반 유치원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어린이집 졸업 후 곧바로 영어학원에 등록하는 ‘사교육 직행 코스’가 일반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현상에 외국 전문가들도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조앤 윌리엄스 명예교수는 한국의 출산율이 0.78명이라는 사실에
“대한민국은 망했다”고 표현하며, 영유아 시기부터 경쟁에 내몰리는 구조에 충격을
드러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6세 미만 아동의 절반이 입시용 학원에 다닌다”며
‘사교육 공화국’ 한국의 실태를 조명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과열된 조기 교육이 영유아의 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이중언어 환경이 언어 습득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유아기에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정서적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지나친 자극은 오히려 아이에게 학습 거부, 불안, 짜증, 원형탈모 등 정서적·심리적
역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교육을 줄이자는 정책 시도는 늘 있었지만, 부모의 불안 심리와 입시 중심의
사회 구조가 맞물리며 조기교육 시장은 오히려 확장세다.

법 개정을 둘러싼 논쟁은 단순히 사교육 찬반의 문제가 아닌, 한국 사회 전체의
교육 철학과 보육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하는 지점에 도달하고 있다.

 
전수인([email protected])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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