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의 상징이자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했던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등번호 21번처럼 21년간 불같은 공을 던졌던 그는, 삼성 구단 최초 투수 영구결번의 주인공으로도 남게 됐다.
삼성은 6일 공식 발표를 통해 오승환이 최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유정근 대표이사를 만나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뜻을 전했고, 구단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오승환은 구단을 통해 "많은 고민을 하다가 은퇴를 결정했다. 다양한 무대에서 경기를 뛸 수 있어 행복했다. 응원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심경을 밝혔다.
경기고와 단국대를 거친 오승환은 2005년 삼성 1라운드 5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입단 당시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데뷔 시즌부터 61경기에서 10승 1패 16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18이라는 괴물 같은 성적으로 리그를 뒤흔들었다.
이후 오승환 전성시대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06년 47세이브를 시작으로 2008년까지 구원왕 3연패, 권오준·권혁·정현욱과 함께 '삼성 왕조'의 철벽 불펜을 구축하며 우승 5회에 기여했다.
국내를 넘어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토론토·콜로라도에서도 활약하며 총 122세이브(NPB 80, MLB 42)를 기록했다.
2020년 삼성으로 복귀해 30대 후반임에도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구위 하락과 세월의 벽은 피할 수 없었다.
올 시즌 11경기 평균자책점 8.31로 고전하면서 결국 스스로 마운드를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KBO리그 통산 737경기, 427세이브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긴 오승환의 세이브 수는 현재도 독보적인 1위다.
2위 손승락의 271세이브와 비교해도 압도적이며, 이 수치는 앞으로도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대기록으로 남을 전망이다.
직구 하나로 상대를 압도한 오승환에겐 '돌직구', '끝판대장', '돌부처' 등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특히 등판하는 순간 경기 분위기를 압도하는 존재감은 팬들의 뇌리에 깊이 남아 있다. 삼성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해 21번을 이만수(22번), 양준혁(10번), 이승엽(36번)에 이은 구단 네 번째 영구결번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투수로서는 최초 영예다.
남은 시즌 오승환은 1군 엔트리 등록 없이 팀과 동행하며 은퇴투어에 돌입한다.
삼성은 시즌 종료 후 정식 은퇴경기를 열고, 오승환이 희망할 경우 코치 연수도 지원할 계획이다. 단순한 작별이 아니라 다음 단계로의 준비도 함께하는 모양새다.
한편, 오승환의 은퇴로 이른바 1982년생 황금세대도 공식적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게 됐다.
이대호, 추신수, 김태균, 정근우 등과 함께 KBO를 풍미했던 이 세대는 모두 현역에서 은퇴했으며, 이제는 1983년생인 두산 고효준이 현역 최고령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오승환의 은퇴는 단순히 한 선수의 마무리가 아닌, 한국 야구사의 한 챕터가 끝났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그는 영원히 삼성 팬들과 야구 팬들의 기억 속에서 ‘끝판대장’으로 남을 것이다.
김용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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