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 축구의 현실적인 격차를 인정해야 할 때가 왔다는 목소리가 현장에서도 나왔다.
전 축구 국가대표이자 J리그를 직접 경험했던 김남일이 "지금은 한국과 일본 축구의 수준 차이가 더 벌어지고 있다"며 한국 축구계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일본 프로축구 비셀 고베가 창단 30주년을 맞아 지난 3일 고베 노에비아 스타디움에서 개최했다.
'레전드 매치'에는 고베 출신의 한국 축구 전설 4인방이 초청돼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하석주, 김도훈, 최성용, 김남일 등이 고베 드림스 팀 유니폼을 다시 입고 필드를 밟았다.
이들은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고베에서 활약하며 일본 팬들과 인연을 맺은 인물들이다.
특히 하석주는 SNS를 통해 "25년 만에 다시 고베에 와서 옛 동료들과 경기했다. 팬들이 반겨줘서 감격했다"고 소감을 전하며 이번 방문이 단순한 이벤트 이상의 의미였음을 밝혔다.
하지만 그보다 더 주목받은 건 김남일의 발언이다.
일본 현지 매체 '야후 재팬'을 통해 소개된 바에 따르면, 재일동포 축구전문 기자 김명기와 가진 비공식 모임 자리에서 김남일은 한국과 일본 축구의 격차에 대한 냉철한 현실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 선수가 J리그에서 주전으로 뛰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실제로 일본에서 뛰는 한국 선수 숫자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남일은 "일부는 일본 축구가 한국보다 앞서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지만, 최근 일본 축구는 상당한 성장을 이뤘다. 이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고 느낀다"고 단언했다.
그는 과거에도 한국 축구가 일본 축구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고 강조해온 인물이다.
지난 7월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한일전에서 한국은 일본에 0-1로 패해 사상 첫 한일전 3연패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비록 홍명보 감독이 “월드컵 대비 실험의 일환이었다”고 했다.
이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일본이 한일전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모습과는 대조적인 분위기였다.
김도훈 역시 고베에서 함께 뛴 시절을 떠올리며 “그때는 축구에만 집중하느라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진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일본에서 더 많은 걸 경험했어야 했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한국 축구 레전드들이 직접 현장을 다시 찾고, 일본 축구의 성장을 실감하는 자리였던 셈이다.
현재 한국 축구는 아시안컵 무관, 올림픽 예선 탈락, 한일전 연패 등 복합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다.
반면 일본은 유럽파 중심의 세대교체와 꾸준한 피라미드 시스템 정비를 통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남일은 “J리그에서 뛰어본 경험을 통해 한국 축구의 장단점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이 차이를 축구계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변화시켜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감정이 아닌 팩트 기반의 분석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감성보다 이성, 감정보다 시스템. 이제는 더 이상 과거의 우위에 기대거나, '이길 수 있다'는 감정적 태도로는 변화를 만들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김용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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