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위가 그친다’는 절기인 처서를 앞두고도 전국은 여전히 폭염의 기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폭염특보가 해소되기는커녕 잇따라 폭염경보로 격상되면서 무더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올여름 더위가 북태평양 고기압과 열대저압부의 영향을 동시에 받아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반도에 머물러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21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경기 용인과 강원 횡성, 전북 군산 지역의 폭염특보가 주의보에서 경보로 격상됐다.
폭염경보는 최고 체감온도가 35도를 웃도는 날씨가 이틀 이상 이어지거나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미 20일에도 경기 김포·양주·파주·남양주·하남·안성·양평, 강원 동해 평지, 충남 천안·공주·청양·예산, 충북 청주·옥천·영동, 대전 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하루 전인 19일에도 경기 가평·여주, 충남 아산, 전남 목포·흑산도·홍도, 경북 문경·예천, 세종 등에서 경보가 발효되는 등 전국적으로 폭염 상황은 확산일로에 있다.
기상청은 일본 남쪽 해상에 자리 잡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에 강한 더위를 몰고 오고 있으며, 여기에 남쪽에서 북상하는 열대저압부까지 겹치면서 체감온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 기온이 33~36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보이며, 습도까지 높아 체감온도는 실제 기온보다 훨씬 높게 느껴지고 있다.
이 같은 기압계의 영향으로 이번 주말까지는 폭염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도심과 해안 지역에서는 밤에도 기온이 25도 이상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낮 동안 쌓인 열기가 밤에도 식지 않아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냉방기기 사용이 늘면서 전력 수급에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열대야로 인한 수면 부족과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야간에도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주말 사이 국지성 소나기가 예보돼 더위가 잠시 주춤할 수 있다.
기상청은 22일에는 전남과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23일 처서 당일에는 경기 북부와 강원 내륙 지역에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소나기는 일시적으로 기온을 떨어뜨릴 수 있지만, 비가 그친 뒤 다시 습도가 높아지고 기온이 오르면서 더위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처서가 지나면 더위가 꺾인다’는 속담이 무색해질 만큼 올여름 더위는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농업과 산업 현장에서도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농작물의 생육 부진과 가축 피해 사례가 늘고 있으며, 건설현장과 야외작업 현장에서도 근로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각 지자체는 무더위쉼터를 운영하고 긴급 냉방 용품을 지원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폭염의 강도가 강해 현장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폭염은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과 열대저압부의 영향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또한 “국지적인 소나기가 내려도 습도와 기온이 높게 유지되기 때문에 체감온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출 시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통풍이 잘되는 옷차림을 권장하며, 한낮에는 야외활동을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처서를 앞두고 가을 기운을 기대했던 시민들 사이에서는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매년 이맘때 쯤이면 한풀 꺾이는 더위 덕에 선선한 바람을 느낄 수 있었지만, 올해는 예외적으로 폭염이 이어지며 계절감마저 사라지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이러한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한다.
여름철 폭염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강도가 세지면서 과거의 절기 개념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기상청은 이번 폭염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8월 말 이후에는 기압계의 변화와 함께 차츰 더위가 누그러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그 전까지는 낮과 밤 모두 무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민들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소율 ([email protected])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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