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중 산모 사망 9년 만에 최다, 고령 임신과 의료 공백의 이중고

고령 산모 증가와 필수의료 붕괴가 맞물리며 출산 환경의 안전성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OECD 평균을 웃도는 모성사망비는 저출생 시대의 또 다른 그림자다.

기사 핵심 요약

2025년 한국의 산모 사망 관련 지표가 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악화됐다. 35세 이상 고령 임신 증가로 고위험 분만은 늘어난 반면, 산부인과 의사 부족과 지역 분만 인프라 붕괴가 겹치면서 OECD 평균을 넘어서는 모성사망비를 기록했다. 전국 절반 이상이 분만 취약지로 분류된다.

지난해 산모 사망, 고령 임신과 의료 붕괴가 겹치며 9년 만에 최다.

  • 2025년 출산 관련 합병증으로 인한 산모 사망, 9년 만에 최고치 기록.
  •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이 37.3%로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하며 고위험 분만 증가.
  • 전국 시군구의 54.8%가 분만 기관이 없거나 1곳뿐인 '분만 취약지'로 전락.

9년 만에 최다 기록…심각해지는 '산모 사망' 현실

지난해 임신·출산 합병증으로 사망한 산모 수가 9년 만에 가장 많았다. 35세 이상 고령 임신이 늘어 고위험 분만은 증가했지만, 이를 감당할 필수의료 인프라는 붕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전한 출산 환경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국가데이터처가 23일 발표한 '2025년 사망원인통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직접적인 산과 합병증으로 사망한 산모는 출생아 10만 명당 27명에 달했다. 혈전·지방으로 혈관이 막히는 색전증이나 분만 후 출혈 등이 원인이었다. 이는 전년(17명) 대비 58.8% 급증한 수치로, 28명을 기록했던 2016년 이후 9년 만의 최고치다. 간접 원인까지 포함한 전체 모성사망자 수는 출생아 10만 명당 33명으로, 1년 전(24명)보다 37.5% 늘었다.

국제 비교 지표인 모성사망비(출생아 10만 명당 사망자 수)는 지난해 13.0명을 기록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0.9명을 크게 웃돌았다. 한국의 출산 환경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안전하지 않다는 신호다.

산모 사망
지난해 한국의 모성사망비는 출생아 10만 명당 13.0명으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OECD 평균을 넘어섰다 (사진 - AI 생성)

고령 출산과 무너진 분만 인프라의 이중고

산모 사망 증가는 평균 출산 연령 상승에 따른 고위험 분만 증가와 수십 년간 이어진 분만 인프라 붕괴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위험은 커졌지만, 이를 막아낼 사회적 안전망은 오히려 약해진 것이다.

역대 최고 비중 '고령 산모', 고위험 분만 늘어

산모 사망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는 고령 출산이다. 지난해 35세 이상 산모에게서 태어난 출생아 비중은 37.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령 임신은 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 분만 후 출혈 등 각종 합병증 발생 위험을 높여 고위험 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늘어나는 고위험 분만을 감당하려면 숙련된 의료진과 응급 대응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의사도 병원도 없다…국토 절반이 '분만 취약지'

전국의 분만 관련 의료 인프라는 사실상 붕괴 수순을 밟고 있다. 낮은 분만 수가와 과도한 법적 책임 부담 탓에 산과 전문의 지원 기피 현상이 수년째 이어지는 탓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기준 전국 40여 곳의 대학병원 산과 전임의(펠로)는 단 5명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인력난은 곧바로 지역의 분만 공백으로 이어진다. 2024년 기준 전국 250개 시·군·구 중 분만 기관이 한 곳도 없는 지역은 77곳(30.8%), 단 한 곳만 남은 지역도 60곳(24.0%)에 달한다. 국토의 절반 이상이 사실상 '분만 취약지'로 전락한 셈이다. 이는 필수의료 붕괴가 불러온 지역 격차 문제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전국 분만 취약지 현황 지도 (2024년 기준)
2024년 기준 전국 시군구의 절반 이상(54.8%)이 분만 인프라가 부족한 '분만 취약지'에 해당한다 (사진 - AI 생성)

표: 전국 분만 취약지 현황 (2024년 기준)

구분 시·군·구 수(곳) 전체 대비 비율(%)
분만 기관 없는 지역 77 30.8
분만 기관 1곳인 지역 60 24.0
합계 (분만 취약지) 137 54.8

출처: 대한산부인과학회 (2024년 자료 기준)

반복되는 '응급실 뺑뺑이'…지방 산모들의 비극

분만 인프라 부족은 특히 지방에 거주하는 산모들에게 생명을 위협하는 비극으로 이어진다. 응급 상황이 발생해도 분만을 받아줄 병원을 찾지 못해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월 충북 청주에서는 임신 29주차 30대 산모가 응급 분만 병원을 찾지 못해 부산까지 이송됐으나 결국 태아가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앞서 2월 말 대구에서도 조산 증세를 보인 쌍둥이 임신부가 병원을 찾아 헤매다 아이 한 명을 잃었다.

OECD 평균 웃도는 모성사망비, 대책 마련 시급

모성사망비가 OECD 평균을 웃도는 현실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과제다. 저출생 문제 해결과도 직결되는 만큼 개선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지역별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확충하고 응급 이송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기적으로는 분만 수가를 현실화하고 의료사고 법적 부담을 완화하는 등 근본적인 정책 변화로 산과 기피 현상을 해소하고 필수의료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자주 묻는 질문

작년 산모 사망률이 얼마나 심각해졌나요?

2025년 출생아 10만 명당 직접 산과 합병증 사망자 수는 27명으로, 전년 대비 약 59% 급증하며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산모 사망이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인가요?

35세 이상 고령 산모의 증가로 고위험 분만이 늘어난 반면, 분만을 담당할 산부인과 의사와 병원은 오히려 줄어드는 의료 인프라 붕괴가 핵심 원인으로 꼽힙니다.

'분만 취약지'란 무엇이고, 얼마나 많나요?

분만 취약지란 분만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없거나 단 한 곳뿐인 지역을 말합니다. 2024년 기준으로 전국 250개 시군구 중 137곳(54.8%)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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