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78%가 원하는 자택임종, 현실은 13%… 무엇이 가로막나

노인 10명 중 8명이 원하는 '내 집에서의 마지막'을 가로막는 제도적 장벽과 24시간 의료 공백의 현실. 통합돌봄의 완성을 위한 '존엄한 마무리' 지원 방안을 짚어본다.

기사 핵심 요약

국내 노인 대다수가 자택임종을 원하지만 실제 비율은 매우 낮다. 주된 이유는 자택 사망 시 경찰 조사를 받는 등 복잡한 행정 절차에 대한 부담과, 임종이 임박했을 때 24시간 대응 가능한 재택의료 시스템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많은 가족이 임종 직전 병원행을 택하게 된다.

노인 78%가 원하는 자택임종, 현실의 장벽은 복잡한 절차와 의료 공백이다.

  • 노인 78.1%는 자택 임종을 희망하지만 실제 비율은 13%에 불과하다.
  • 자택 사망 시 '변사자'로 간주되어 경찰 조사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부담이 크다.
  • 임종기 환자를 위한 24시간 재택의료 시스템과 관련 수가가 부족해 의료 공백이 발생한다.

노인 78% '자택임종' 희망... 현실은 13% 불과

대다수 국민은 생의 마지막을 익숙한 집에서 보내길 원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의료기관에서 임종을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위해 살던 곳에서 임종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지만, 경직된 의료 및 행정 절차가 걸림돌로 지목된다. 자택임종 지원 체계 마련이 통합돌봄 제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이유다.

따뜻한 분위기의 가정집 침실과 차가운 병실이 나란히 대비되는 모습
대부분의 노인이 편안한 자택에서 생을 마감하길 원하지만 현실은 의료기관에 집중되어 있다 (사진 - AI 생성)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통합돌봄 시범사업 대상 노인의 78.1%가 임종 희망 장소로 자택을 꼽았다. 하지만 국가데이터처의 ‘2025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를 보면 65세 이상 노인의 자택 사망률은 약 13%에 그쳐 희망과 현실의 괴리를 보여준다.

표: 65세 이상 노인의 희망 임종 장소와 실제 사망 장소 비교
구분 자택 의료기관 요양시설
임종 희망 장소(%) 78.1% 6.1% 11.0%
실제 사망 장소(%) 12.9% 77.3% -

* 임종 희망 장소는 통합돌봄 시범사업 대상자 조사 결과(보건복지부·건보공단), 실제 사망 장소는 65세 이상 사망자 통계(국가데이터처, 2025)를 기반으로 재구성함.

자택임종 막는 두 가지 장벽: 절차와 의료 공백

많은 이들이 자택임종을 원하지만 선뜻 선택하지 못하는 것은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망 시 겪어야 하는 복잡한 행정 절차와 24시간 의료 공백이 주된 장벽으로 작용한다.

의사가 재택의료를 통해 노인 환자의 자택을 방문해 진료하는 모습
현행 재택의료 시스템은 24시간 대응의 한계와 낮은 수가 문제에 직면해 있다 (사진 - AI 생성)

의사 없는 죽음은 '변사자'... 복잡한 행정 절차

현행법에 자택 사망을 의료기관 내 사망과 구분하는 별도 절차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의사의 진단 없이 집에서 사망하면 ‘변사자’로 간주되어 경찰이 출동하고 현장 검시를 거쳐야 한다. 가족이 평온한 임종을 지켰더라도, 경찰이 출동해 사망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은 유족에게 상당한 심리적 부담을 준다. 남인순 의원은 “가족이 불안해하는 것이 사망진단서가 바로 발급되지 않고 경찰이 오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많은 가족이 임종이 임박하면 병원으로 향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24시간 재택의료 공백... 야간·새벽 돌봄의 한계

생애 말기 환자를 위한 24시간 재택의료 시스템이 없는 것도 자택임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재택의료는 의사나 간호사가 환자의 집으로 찾아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임종기가 다가오면 의료진의 방문이 더 잦아져야 하지만, 현행 재택의료 수가는 이를 충분히 보상하지 못한다. 특히 야간이나 새벽 시간에 임종이 임박했을 때 의료진이 즉각 출동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존엄한 마무리' 위한 제도 개선 방안

자택임종을 활성화하려면 의료, 돌봄, 행정 절차를 아우르는 통합 지원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국회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는 환자와 가족이 안심하고 집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정책 대안을 제시한다.

'통합돌봄' 퍼즐에 '자택임종 지원' 마지막 조각을 맞추는 손
자택임종 지원 체계 마련은 '살던 곳에서 마지막까지'라는 통합돌봄의 철학을 완성하는 핵심 과제다 (사진 - AI 생성)
  • 권역별 24시간 대응망 구축: 공공의료기관 중심의 야간 콜센터나 지역 재택의료센터 순번제로 24시간 대응 체계를 마련한다.
  • 임종기 집중돌봄 수가 신설: 임종이 임박한 환자에게 방문 횟수를 늘리고 집중 돌봄을 제공할 수 있도록 별도의 건강보험 수가를 신설한다.
  • 사망진단 절차 간소화: 평소 환자를 관리하던 주치의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자택 사망이 확인된 경우, 경찰 검시 등 복잡한 절차를 생략하고 사망진단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한다.
  • 생애말기 돌봄 계획 수립: 통합돌봄 대상자의 개인별 지원계획에 생애말기 돌봄 항목을 포함시켜 미리 논의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한다.

'살던 곳에서 마지막까지'... 통합돌봄의 완성 과제

자택임종은 단순히 임종 장소를 선택하는 문제를 넘어,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낸다(Aging In Place)’는 통합돌봄의 철학을 완성하는 핵심 과제다. 질병 예방부터 생애 말기까지 살던 곳에서 통합적인 지원을 받는 체계가 자리 잡아야 진정한 의미의 통합돌봄이 실현될 수 있다. 남인순 의원은 “통합돌봄의 완결은 ‘자택임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국민의 대다수가 집에서 임종하기를 원하는데 실제는 13%에 불과한 실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택임종이 존엄한 권리로 보장되도록 사회적 논의와 제도 개선이 시급한 시점이다.

자주 묻는 질문

집에서 임종하면 무조건 경찰이 출동하나요?

현행법상 의사의 관리 없이 자택에서 사망하면 변사 사건으로 처리돼 경찰이 출동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재택의료를 통해 의사의 지속적인 관리를 받거나, 관련 절차를 간소화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택임종을 준비하려면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나요?

장기요양보험 수급자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는 주치의와 상담 후 재택의료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가정형 호스피스 서비스도 일부 제공되지만, 24시간 임종기 돌봄까지 지원하는 곳은 제한적이므로 지역 보건소나 재택의료기관에 직접 문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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