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산망 화재 나흘째 불통, 주민센터·민원 서비스 대란 우려

국가전산망
네이버에 게시된 대국민 공지 관련 이미지 (사진출처-네이버)

국가 주요 전산망이 대전 본원 화재로 마비된 지 나흘째에 접어들면서 전국 곳곳에서 민원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에서 발생한 화재의 여파는 단순한 시스템 장애를 넘어 정부 서비스 전반에 큰 타격을 주고 있으며, 주민센터와 구청 등 민원 현장은 정상적인 업무 처리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29일부터 민원 창구가 다시 열리면서 국민 불편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는 전날 오전 11시 25분부터 국정자원 대전 본원 내 일부 네트워크와 보완 장비 가동을 시작했다.

화재 피해가 집중된 5층 전산실을 제외한 2층부터 4층 전산실의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복구하는 방식이다.

안정적인 전산시스템 운영에 필수적인 항온·항습기는 이미 전날 새벽 5시 30분 복구돼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여전히 복구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주요 서비스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화재로 중단된 서비스는 무려 647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96개 시스템은 직접적인 화재 피해를 입어 전소 상태에 이르렀고, 나머지 551개는 항온·항습기 중단으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가동을 멈췄다.

정부는 551개 시스템은 순차적으로 재가동하며 정상 여부를 점검 중이지만, 전소된 96개 시스템은 복구까지 최소 2주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시스템은 국정자원 대구센터 민관협력형 클라우드 존으로 이전해 새로 설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히 국민신문고, 국가법령정보센터, 공무원 내부업무망인 온나라시스템 등 행정 업무와 국민 생활에 직결되는 서비스가 전소된 시스템에 포함돼 파급력이 크다.

행안부는 “전소된 서비스는 현장에서 철거 후 재설치하는 것보다 대구센터로 옮겨 새로 설치하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자원 풀 구성에 시간이 필요해 완전 복구까지 2주가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구 현황을 보면, 전날 오후 10시 기준으로 모바일신분증, 보건의료빅데이터 시스템,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 우체국 금융서비스 일부(인터넷·스마트 예금, 금융상품몰, 보험 서비스), 노인 맞춤 돌봄·취약노인 지원 시스템 등 단 30개 서비스만 정상화됐다.

전체 복구율은 4.6%에 불과한 수준이다.

정부는 국민 안전, 재산, 경제활동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을 우선 복구하고 있으며, 중요도에 따라 등급제를 적용해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복구 지연으로 인한 국민 불편은 현실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2차 지급이 진행 중인 소비쿠폰의 경우 신청과 사용은 가능하지만, 국민신문고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온라인 이의 신청이 불가능해 직접 주민센터를 찾아야 한다.

전국 화장시설 예약 서비스인 ‘e하늘장사정보시스템’도 접속이 제한돼 각 화장장에 직접 신청해야 하는 상황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홈페이지 역시 마비돼 현재는 이메일로만 침해·유출 신고를 받고 있다.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정부24, 무인민원발급기, 조달청 나라장터 등도 복구되지 않아 일선 현장에서는 업무 공백이 커지고 있다.

특히 29일부터 주민센터와 구청이 정상 운영에 들어가면서, 업무를 처리하지 못해 창구마다 민원이 폭증할 것이 불가피하다.

전산망 마비가 이어지는 동안 수작업이나 전화로 민원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업무 지연은 물론, 혼란과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높다.

윤호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은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업무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국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정상화까지 장기간 소요될 전망이어서 국민 불편과 민원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화재 사고를 넘어 국가 전산 인프라의 안정성과 대응 체계 전반에 대한 신뢰성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핵심 시스템의 중앙 집중적 관리 방식, 예기치 못한 재난에 대비한 백업 체계와 재난 복구 계획의 실효성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가 기반 전산망은 단순 서비스 차질이 아니라 국가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다중화된 안전장치와 재해 복구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민들은 당장 불편을 겪고 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가 전산망의 관리·운영 체계가 근본적으로 재정비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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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율 ([email protected])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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