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니코틴 전자담배도 니코틴 검출... 청소년 흡연 사각지대

전자담배
무니코틴 전자담배에서 실제 니코틴이 검출되며 규제 사각지대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니코틴이 없다고 광고된 이른바 ‘무니코틴’ 전자담배에서 실제로 니코틴이 검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청소년으로 추정되는 사용자들의 질문글이 급증했다.

규제 사각지대를 악용한 전자담배 유통 문제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5일 주요 포털 사이트의 지식게시판에는 “무니코틴 액상 담배도 니코틴 검사에 양성이 뜨나요?” “테스트에서 니코틴 검출됐는데 왜 그런가요?”라는 식의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들 질문은 대부분 무니코틴 제품에 대한 혼란을 반영하는 동시에, 일부 게시물은 특정 제품을 홍보하거나 구매를 유도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흐름은 법과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무늬만 무니코틴’ 액상 전자담배가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들 제품 상당수는 ‘무니코틴’이라는 표기와 달리 실제 니코틴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소비자와 청소년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시중 유통 중인 액상 전자담배 15종을 조사한 결과, ‘무니코틴’으로 표기된 제품 7종에서 최대 158㎎의 니코틴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이들 제품을 10회 흡입할 경우 흡수되는 니코틴 양이 0.4~0.5㎎으로, 일반 궐련 담배 한 개비와 유사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는 해당 제품들이 실질적으로 니코틴 함유 담배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일부 제품에서는 니코틴과 유사한 화학구조를 가진 메틸니코틴 성분도 검출됐다.

하지만 메틸니코틴의 경우 급성 중독과 신경 자극 등 부작용 우려에도 불구하고 아직 명확한 안전성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이 같은 허술한 규제는 현행 담배사업법의 한계에서 비롯된다.

해당 법은 ‘연초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사용한 것’을 담배로 규정하고 있다.

합성니코틴 또는 유사 니코틴을 사용한 제품은 법적 담배로 분류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세금, 광고, 판매, 유통 등 대부분의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담배이면서도 담배가 아닌’ 모순적인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학교 현장에서는 무니코틴 제품이 청소년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무니코틴이라는 표기가 단순 기호품으로 오인되기 쉬운 데다, 무인 키오스크나 자판기, 온라인몰을 통해 손쉽게 구입 가능해 청소년 흡연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담배 업계 역시 규제를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합성니코틴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커지자, 상당수 업체들이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무니코틴 또는 유사 니코틴 제품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월 약 3만 건이었던 무니코틴 액상 담배 판매 게시글 수는 올해 1월 기준 약 11만 건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합성니코틴 규제가 본격화되자 또 다른 우회로로 유사 니코틴 제품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이어 “신종 담배 제품이 나올 때마다 법을 개정하는 방식이 아닌, 니코틴 자체를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방식으로 법 체계를 유연하게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합성니코틴 수입량은 2021년 98t에서 2024년에는 532t으로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급증세는 규제 공백 속 전자담배 시장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정부는 조만간 합성니코틴에 대한 규제를 확대할 방침이지만, 그 사이 틈새를 노린 무니코틴 제품이 청소년 흡연 경로로 악용되고 있어 선제적인 법 개정과 단속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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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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