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년간 국내 이동통신 단말기 시장을 규제해 온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7월 22일부로 공식 폐지됐다.
2014년 10월부터 시행돼온 단통법은 통신사의 보조금 경쟁을 제한하며 유통 구조를 합리화하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결과적으로 소비자 혜택을 줄이고 통신사 간 경쟁을 위축시킨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
이번 폐지는 이러한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신호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단통법은 도입 초기 과도한 보조금 경쟁을 억제하고 선택약정 할인 제도를 정착시키는 등 일정 부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이동통신사들이 실질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줄이게 되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원금 혜택이 감소하고 단말기 가격 부담이 커졌다는 불만이 커졌다.
이에 따라 2024년 12월 국회는 단통법 폐지 법안을 본회의에서 가결했고, 마침내 2025년 7월부터 전면 폐지가 시행됐다.
단통법 폐지로 인해 △이통사의 지원금 공시 의무 △유통점의 추가지원금 상한제(공시지원금의 15% 이내) △가입유형·요금제별 지원금 차별 금지 등 주요 규제 조항이 일괄 폐지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이통사와 유통점이 자율적으로 보조금을 설정할 수 있다.
정부의 개입 없이 자유경쟁이 이뤄지는 구조가 마련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사업자 간 경쟁을 통해 더 많은 보조금을 제공하는 것은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밝혀, 당분간 통신시장에 활발한 보조금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유심 해킹 사태 등으로 점유율 하락을 겪은 SK텔레콤은 가입자 회복을 위한 대대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동통신 3사 모두가 시장 점유율 방어와 확대를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보조금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고가 요금제 이용자나 기기 변경을 앞둔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다 유리한 조건의 단말기 구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명 ‘성지’라 불리는 일부 유통점들이 과거처럼 과도한 보조금을 무기로 소비자를 유인하고, 정보력이 부족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통신사들이 공격적인 보조금 집행에 나설 경우, 미래 사업인 인공지능(AI), 위성통신 등 전략 분야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게다가 방통위가 추진 중이던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위원회 1인 체제로 인해 의결이 지연되고 있어 제도적 보완책 마련에도 차질이 생긴 상태다.
해당 개정안은 지원금 지급 조건, 결합상품 관련 사항 등을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속한 시행이 이뤄지지 않으면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평가다.
방통위는 시장 안정화를 위해 신규 계약서 양식 안내와 유통점 현장 간담회, 대응 태스크포스(TF) 운영 등을 통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유통질서 확립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단통법 폐지가 통신시장의 가격 경쟁을 자극할지, 아니면 또 다른 혼란을 야기할지는 향후 시장의 흐름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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