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공 행진을 이어오던 항공권 가격이 최근 들어 급격히 하락하면서 여행객들 사이에서 초특가 항공권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항공사와 여행사들이 앞다퉈 특가 상품을 출시하면서 항공권 가격 경쟁이 본격화된 분위기다.

10일 언론매체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진행한 ‘메가핫딜’ 행사에서 일본 주요 도시 왕복 항공권을 10만원대, 필리핀 보홀과 베트남 냐짱 등 동남아 노선을 20만원대에 선보였다.

이번 특가는 출발일이 임박하지 않은 일정도 포함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온라인 여행 플랫폼 놀유니버스(옛 인터파크투어)도 진에어와 협업해 괌 노선 특가 항공권을 출시했다.

9월 인천 출발 왕복 직항 기준으로 10만원대 후반, 20만원대 초반 상품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트립닷컴은 7일부터 일본 주요 도시행 편도 항공권을 1만7000원에, 서울~제주 왕복 항공권을 7700원에 판매하며 파격적인 할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자체적인 할인 이벤트에 돌입했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13일까지 해외 노선에 대해 최대 20%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에어부산은 일본, 대만, 말레이시아 등 노선에 대해 최대 98% 할인 혜택을 제공 중이다.

대부분 단거리 노선은 10만원 미만, 중거리 노선은 10만원대에 구입 가능해졌다.

특가 항공권이 다시 등장한 배경에는 수요 위축이라는 뚜렷한 흐름이 있다.

한국경제는 “특가 항공권은 수량이 적거나 임박한 일정에서나 가능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엔 수량도 넉넉하고 2~3개월 뒤 출발 항공권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일부 항공사와 여행사가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좌석 판매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해외여행 수요는 점차 둔화되고 있다.

작년 급격한 증가세와 달리, 2024년 해외 출국자 증가율은 1월 7.3%에서 4월 1.8%로 지속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항공 사고, 경기 침체 등의 여파가 누적되며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일본 대지진 가능성을 언급한 만화가의 예언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며 일본행 여행 수요 위축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은 2023년 기준 한국인의 해외 여행지 중 가장 높은 30.1%의 점유율을 기록한 국가였다.

이로 인해 일부 여행객은 중국이나 동남아로 방향을 틀었으며, 상당수는 아예 출국 자체를 미루거나 포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이러한 특가 판매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항공사들은 가격 경쟁과 함께 새로운 수요 유치를 위한 마케팅 전략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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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