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최근 K리그 구단들이 아시아 클럽 대항전 홈 경기에서 동남아시아 팀에 연이어 패배하며 K리그 위기론이 대두됐다. 이는 단순한 이변이 아니라, 상대의 철저한 분석과 전술, 그리고 리그 우선주의와 얇은 선수층 등 K리그가 가진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리그 구단들이 홈에서 동남아 팀에 연패하며 구조적 위기론이 현실화됐다.
- K리그 구단들이 한 달 사이 아시아 대항전 홈 경기에서 동남아 팀에 3연패를 당했다.
- 상대 팀들은 철저한 분석으로 K리그의 약점을 파고드는 전략적인 경기를 펼쳤다.
- 근본 원인으로 리그 우선주의, 얇은 선수층, 비효율적인 투자 등 내부 문제가 지적된다.
‘아시아 맹주’의 굴욕, 안방에서 동남아 클럽에 연패
‘K리그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 달 사이 K리그1 구단들이 아시아 클럽 대항전 안방 경기에서 동남아시아 팀을 상대로 3연패를 당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FC서울을 시작으로 포항 스틸러스, 강원FC가 각각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클럽에 패하며 ‘아시아 맹주’라는 수식어가 무색해졌다. 이는 단순한 결과의 문제를 넘어, 경기 내용 면에서도 K리그의 현주소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연패가 모두 K리그 구단의 안방에서 기록됐다는 점은 더욱 뼈아프다. 9월 16일 FC서울이 페르십 반둥(인도네시아)에 0-1로 패한 것을 시작으로, 10월 13일 포항 스틸러스가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에 0-2, 15일에는 강원FC가 프놈펜 크라운(캄보디아)에 1-2로 졌다. 상대한 세 팀 모두에게는 역사적인 한국 원정 첫 승리였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와 AFC 챔피언스리그 투(ACL2)에서 나온 결과는 아래와 같다.
표: K리그 구단 최근 아시아 클럽 대항전 홈 경기 결과
| 날짜 | K리그 구단 | 상대 구단 | 대회 | 결과 |
|---|---|---|---|---|
| 9월 16일 | FC서울 | 페르십 반둥 (인도네시아) | ACL2 | 0-1 패 |
| 10월 13일 | 포항 스틸러스 | 조호르 다룰 탁짐 (말레이시아) | ACLE | 0-2 패 |
| 10월 15일 | 강원FC | 프놈펜 크라운 (캄보디아) | ACL2 | 1-2 패 |
이 세 차례의 홈 경기 패배는 단순한 이변을 넘어 K리그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철저한 분석으로 K리그 약점 파고든 상대팀
동남아 클럽들의 승리는 단순히 수비에 치중하다 얻어낸 '운 좋은 역습'의 결과가 아니었다. 상대 팀들은 K리그 구단들의 장단점을 명확히 파악하고,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하며 K리그 특유의 빌드업을 방해했다. 중앙 공격이 차단당한 K리그 팀들은 측면 크로스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을 반복했고, 상대는 그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강원FC 꿰뚫어 본 프놈펜 감독 "K리그 상황까지 파악했다"
프놈펜 크라운을 이끄는 올레흐 스타린스키 감독의 발언에서 상대의 철저한 준비를 엿볼 수 있다. 그는 강원FC와의 경기를 앞두고 "K리그1이 아주 치열하다는 걸 알고 있다. 2위부터 9위까지 승점 차가 7점밖에 나지 않는다"며 K리그의 순위 경쟁 상황까지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강원의 경기를 보고 또 봤다"고 분석하면서도, 두려움 없이 경기에 임했다. 경기 후에는 "우리가 준비한 걸 그라운드 위에서 구현해 냈다. 과정이 존재하는 승리"라며 철저한 분석과 준비가 승리의 원동력이었음을 밝혔다.
'외국인 선수' 변명은 타당한가
상대 팀의 주축이 외국인 선수라는 점을 패인으로 꼽는 시각도 있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2026-27시즌부터 ACLE와 ACL2에서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을 없앴다. 이는 모든 팀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규정이다. 포항을 꺾은 조호르의 선발 11명 중 9명이 외국인 선수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조호르의 시스코 무뇨스 감독은 "말레이시아의 어린 재능들이 좋은 외국인 선수들과 훈련하며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호르는 뛰어난 외국인 선수를 적극 영입하는 동시에, 유소년 시스템에 투자해 아리프 아이만 같은 자국 스타 선수를 키워내고 있다. 이는 외국인 선수 활용과 자국 선수 육성이 함께 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진짜 문제는 내부에…리그 우선주의와 얇은 선수층
K리그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을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많은 구단이 아시아 대항전 출전권 확보를 위해 리그에 사활을 걸지만, 정작 대회에 진출하면 리그를 우선시하는 모순적인 선택을 반복한다.
"ACL보다 리그가 우선"…얇은 선수층의 딜레마
정경호 강원FC 감독은 "K리그1에는 파이널 A에 진입하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한 시즌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현장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해외 구단들처럼 선수층이 두꺼워서 리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나설 선수단을 이원화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얇은 선수층을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꼽았다. 리그 성적 압박과 얇은 선수층이 아시아 대항전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인 셈이다.

FC서울의 2패가 던진 질문: 프로 선수의 경쟁력이란
10년 만의 리그 우승을 앞둔 FC서울이 ACL2에서 2전 전패를 기록한 사례는 더 많은 질문을 던진다. 서울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1군 선수 36명을 등록했지만, 올 시즌 리그 1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는 17명에 그친다. ACL2에는 주로 리그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이 나섰고, 주전과의 현격한 기량 차이를 보였다.
문제는 이들 역시 구단과 정식 계약을 맺은 '프로 선수'라는 점이다. 1군 선수단의 규모가 단순히 숫자로만 채워져 있을 뿐, 실제 경쟁력을 갖춘 선수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유소년 육성에 매년 20억 원 이상을 투자하는 성과가 프로 무대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지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K리그 투자의 효율성을 묻다
결국 K리그가 마주한 문제는 예산의 규모가 아니라 투자의 효율성이다. K리그 구단들은 매년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의 예산을 사용하지만, 구단 운영만으로 흑자를 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2012년부터 K리그1 우승 상금은 5억 원에 머물러 있고, 중계권료 수익도 구단 재정에 큰 보탬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 K리그가 팬들의 자생적 지지보다 기업과 지자체 지원금에 의존해 유지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이번 동남아 클럽 상대 연패는 K리그가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점검하고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성찰에 나서야 할 시점임을 알리는 경고등이다.
같은 주제 기사 모아보기
국내 스포츠 관련 기사 더 보기자주 묻는 질문
K리그 팀들이 정말로 동남아 팀에게 계속 패배했나요?
네, 최근 한 달 사이 FC서울, 포항 스틸러스, 강원FC가 아시아 클럽 대항전 홈 경기에서 각각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팀에 패배했습니다.
패배의 원인이 단순히 실력 차이인가요?
단순한 실력 문제라기보다는 복합적입니다. 상대 팀의 철저한 분석과 전략이 뛰어났고, K리그 팀들은 리그를 우선시하며 주전 선수들을 아끼는 등 내부적인 요인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외국인 선수 규정 때문에 불리했던 것은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AFC는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을 없앴기 때문에 모든 팀에 동일한 규정이 적용됩니다. 상대 팀의 외국인 선수 비중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만이 패배의 전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