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키운 '냉각 기술' 시장, 데이터센터부터 섬유까지 투자 봇물

기사 핵심 요약

전례 없는 폭염과 AI 데이터센터의 확산으로 발생하는 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차세대 냉각 기술이 핵심 기후테크로 부상했다.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을 높이는 액침냉각, 유해 냉매를 쓰지 않는 고체냉각, 에너지 없이 온도를 낮추는 복사냉각 등 혁신 기술에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 폭염과 AI 데이터센터 발열 문제로 액침냉각, 고체냉각 등 차세대 냉각 기술에 글로벌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 한국은 별도 전력 없이 표면 온도를 낮추는 복사냉각 페인트, 필름, 섬유 등에서 세계적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 높은 기술력에도 국내 스타트업은 투자 유치와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어, 산업 현장을 실증 무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록적 폭염과 AI, 냉각 기술의 부상

기록적인 폭염이 전 세계를 덮치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발열 문제가 심화되면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며 지구를 식힐 수 있는 차세대 냉각 기술이 기후테크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프랑스 파리의 최고기온이 44도까지 오르는 등 유럽 전역에서 폭염으로 1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며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알렸다. 이러한 위기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며, 2026년 상반기에만 글로벌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194억 달러(약 29조 원)의 투자가 몰렸다(딜룸, 2026). 이는 지난해 총 투자액 383억 달러의 절반을 넘어선 수치다.

차세대 냉각 기술의 개념을 시각화한 그래픽
기록적인 폭염과 AI 데이터센터의 발열 문제로 차세대 냉각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 인트라매거진 AI 생성이미지)

데이터센터부터 가정까지, 글로벌 '냉각 기술' 투자 붐

AI 기술 확산에 따라 급증하는 데이터센터의 열을 관리하고 가정용 냉방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적인 냉각 기술 스타트업들에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의 열을 직접 식히는 액침냉각이나 유해한 냉매를 쓰지 않는 고체냉각 방식이 주목받는다. 이들 기술은 데이터센터 전력의 3분의 1가량이 냉각에 소모되는 비효율을 개선할 핵심 열쇠로 평가된다.

주요 글로벌 냉각 기술 스타트업 투자 현황
회사 주요 기술 최근 투자 유치(2026년 기준) 특징
주타코어(ZutaCore) 액침냉각 1억 달러 (시리즈C) AI 반도체 표면에 비전도성 액체를 흘려 끓여서 냉각
바로칼(Barocal) 고체냉각 1000만 달러 (시드) 화학 냉매 없이 압력에 따라 온도 변하는 신소재 활용
페르베렛(Ferveret) 액침냉각 투자 유치 진행 중 원자력발전소 냉각 원리 응용

 

액침냉각: AI 반도체 열을 직접 끓여 식힌다

액침냉각이란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용액에 서버나 반도체를 직접 담가, 액체가 끓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화열을 이용해 열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주타코어'는 이 기술로 지난달 1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으며, 삼성벤처투자가 리드 투자자로 참여했다. 미국 MIT 연구진이 창업한 '페르베렛' 역시 원자력발전소의 냉각 원리를 응용한 기술로 주목받는다.

고체냉각: 냉매 없이 온도를 바꾸는 신소재

고체냉각 기술은 유해한 화학 냉매 없이 압력 변화에 따라 온도가 바뀌는 고체 신소재를 이용해, 기존 냉방 방식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친환경적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영국 스타트업 '바로칼'은 이 기술의 잠재력을 인정받아 지난 5월 1000만 달러 규모의 시드 투자를 받았다. 고체냉각은 냉매를 사용할수록 온실가스를 배출해 지구를 더 뜨겁게 만드는 악순환을 끊을 대안으로 꼽힌다.

복사냉각 페인트가 적용된 건물 외벽의 온도 비교
국내 연구진은 건물 표면 온도를 10도 이상 낮추는 복사냉각 페인트를 개발하는 등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사진: 인트라매거진 AI 생성이미지)

세계적 수준의 K-복사냉각, 문제는 '사업화'

한국 연구진은 별도의 에너지 소비 없이 물체 표면의 열을 우주로 방출해 온도를 낮추는 복사냉각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원천 기술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복사냉각은 외부 전력 없이 소재 자체의 특성만으로 표면 온도를 주변보다 낮게 유지할 수 있어 건물, 자동차, 의류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페인트, 필름, 섬유... 잇따르는 연구 성과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복사냉각 기술은 건물 외벽에 칠하는 페인트부터 생분해성 필름, 기능성 의류용 섬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하며 주목받고 있다. 고려대 연구진은 1㎡당 100와트 냉각 성능을 내는 페인트를, 한국화학연구원과 중앙대 공동 연구팀은 주변보다 9도 낮아지는 생분해성 필름을 개발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역시 표면 온도를 10도 이상 낮추는 냉각섬유를 선보인 바 있다.

높은 기술력에도 투자는 '가뭄'

세계적인 수준의 국내 복사냉각 및 액침냉각 원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유럽이나 미국과 달리 실제 스타트업의 대규모 투자 유치로 이어지지 못하며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9년 설립된 복사냉각 스타트업 '포엘'이나 국내 유일의 액침냉각기 제조사 '데이터빈' 등은 여전히 초기 단계의 스케일업을 준비 중인 상황이다. 이는 폭염 대응 기술에 대한 높은 국내 산업 수요가 해외 기술 구매로 이어지는 원인이 된다.

액침냉각 기술이 적용된 데이터센터 서버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들이 산업 현장에서 기술을 실증하고 사업화할 기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 인트라매거진 AI 생성이미지)

산업 현장 수요는 확실... '실증 무대' 열어줘야

제조업, 건설, 조선 등 폭염 대응이 산업 안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국내 산업 현장에서는 냉각 기술에 대한 명확한 수요가 존재하며, 이는 기술 상용화를 위한 기회 요인이다. 실제로 조선소에서는 바닥 열기를 식히기 위해 매일 수백 톤의 물을 뿌리고 있으며, 건설 현장에서는 실시간 체감온도 모니터링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한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대학이나 연구원의 원천기술을 창업으로 연결하고, 국내 산업 현장을 초기 스타트업의 실증 무대로 제공하는 정책이 뒷받침된다면 국내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주 묻는 질문

냉각 기술이 최근 왜 중요한가요?

기후 변화로 폭염이 심해지고, AI 데이터센터처럼 열이 많이 발생하는 시설이 늘면서 에너지 효율적인 냉각 기술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기존 냉방 방식의 환경 문제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액침냉각은 기존 공랭식과 무엇이 다른가요?

공랭식은 팬으로 바람을 불어 식히지만, 액침냉각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액체에 직접 담가 끓이면서 발생하는 기화열로 식혀 훨씬 효율적이고 소음이 적습니다.

한국의 복사냉각 기술은 어느 수준인가요?

페인트, 필름, 섬유 등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어 있으며, 별도 전력 없이 표면 온도를 10도 이상 낮추는 등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다만, 상용화와 투자 유치는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 2024–2026 인트라매거진. 본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