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을 비롯해 전국 15개 공항의 노동자들이 소속된 전국공항노동자연대가 오는 19일부터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9일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총파업 선포식에서 이들은 근무환경 개선과 인력 충원, 자회사 노동자에 대한 차별 시정을 요구하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번 파업은 전국 공항 노동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국공항노동자연대는 인천국제공항 노동자들이 가입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와 전국 14개 공항 노동자들이 속한 전국공항노동조합으로 구성됐다.
그동안 각 지역 공항 노동자들이 개별적으로 요구사항을 제기한 적은 있었지만, 전국 단위에서 동시에 총파업을 선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원들은 대부분 공항 자회사에 소속돼 있으며, 활주로 관리, 청사 유지 및 보수, 소방 안전, 전기 설비 관리 등 공항 운영의 필수적인 업무를 맡고 있다.
연대가 제시한 요구사항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인천공항의 3조 2교대 근무 체제를 4조 2교대로 전환해 노동 강도를 완화하고 근무 환경을 개선하라는 것이다.
현재의 근무 방식은 장시간 근무와 불규칙한 스케줄로 인해 노동자들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둘째, 인천공항 4단계 확장 사업에 따른 필요 인력을 충분히 충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항 확장은 필연적으로 업무량 증가로 이어지지만, 인력 충원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안전과 서비스 질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노동자들의 입장이다.
셋째, 전국 공항 자회사 소속 노동자들이 겪는 불이익을 시정하라는 요구다.
정규직과 자회사 직원 간의 차별은 임금, 복지, 고용 안정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드러나며, 이로 인해 장기간 누적된 불만이 이번 파업으로 표출된 것이다.
특히 이번 파업은 추석 연휴와 맞물려 항공 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국공항노동자연대는 올 설 연휴 당시에는 파업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공항에서 3시간에서 8시간까지 항공편 지연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추석 연휴에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결항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항은 추석을 앞두고 귀성객과 여행객이 몰리며 평소보다 이용객이 급증하는 시기인 만큼, 인력 부족이 현실화될 경우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총파업 선포는 단순한 근로조건 개선 요구를 넘어 공항 운영의 안정성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정부와 공항 운영 당국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인천공항은 대한민국의 관문으로서 국제선 운항의 중심지인 만큼, 파업의 파급력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까지 미칠 수 있다.
공항 내 유지보수, 소방, 전기 등 필수 분야에서 인력 공백이 발생하면 항공 안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노조 측은 “공항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은 단순히 노동자의 권리 문제를 넘어 공항 이용객의 안전과 직결된다”며 파업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정부와 공항 당국은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핵심 업무의 상당 부분이 노조원들에 의해 담당되는 만큼, 대체 인력 투입만으로는 공항 운영 차질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항 운영의 구조적 문제를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회사 소속 노동자들이 공항의 핵심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정규직과 동일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구조적 불균형이 장기간 지속된 것이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단기적인 대책만으로는 갈등을 봉합하기 어렵고, 장기적으로는 공항 운영 전반의 고용 구조와 인력 배치 체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추석 연휴를 불과 열흘 앞두고 선포된 이번 파업이 실제로 진행될 경우, 귀성길 항공편 예매와 출국길 여행객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파업이 돌입하기 전 노조와 정부, 공항 당국 간 협의가 원만히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소율 ([email protected])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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