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미술관 특별전, 430년 전 까치호랑이 국내 최초 공개

까치호랑이
(사진출처-리움미술관)

리움미술관이 한국 전통미술의 상징적 도상인 까치호랑이를 주제로 한 특별전을 마련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흥행과 맞물려 이번 전시가 열리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까치호랑이 그림으로 평가되는 1592년작 ‘호작도’가 국내 최초로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미술관은 9일 상설기획전 ‘까치호랑이 虎鵲’을 개최한다고 밝히며, 이번 전시는 까치와 호랑이를 소재로 한 전통 회화와 민화 7점을 선보이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까치와 호랑이는 한국 민화의 대표적 주제이자 국민들에게 친숙한 상징으로, 해학과 풍자, 그리고 시대적 미감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존재다.

이번 전시는 까치호랑이 도상의 원류부터 민화로 발전해 대중에게 친숙하게 자리 잡기까지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이번 전시의 핵심인 1592년 제작 ‘호작도’는 임진년에 그려졌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다.

현존하는 까치호랑이 그림 중 가장 오래된 사례로 꼽히며, 민화적 형식이 아닌 정통 회화의 틀 안에서 제작돼 까치호랑이 도상이 어떻게 태동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로 평가된다.

‘호작도’에는 산에서 내려오는 호랑이를 뜻하는 출산호, 새끼 호랑이를 낳자 새가 놀라는 장면을 담은 경조, 새끼 호랑이를 기르는 장면을 의미하는 유호 등 다양한 도상이 결합돼 있다.

이는 단순한 민속화가 아닌, 당시 사회와 문화적 맥락 속에서 호랑이가 지닌 상징성과 까치의 이미지가 결합된 결과물이다.

형식적·내용적 측면에서 모두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까치호랑이 도상의 원형적 가치를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19세기에 접어들며 호작도는 민화로 크게 확산됐다.

전시는 이 시기의 대표작 중 하나로 ‘피카소 호랑이’로 불리며 1988년 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의 모티브가 된 호작도를 함께 공개한다.

단순하면서도 해학적인 선, 익살스러운 표정, 노란색 호피 문양으로 대표되는 이 작품은 까치호랑이 민화의 대중성과 풍자성을 잘 보여준다.

한국의 대중문화 속에서 호랑이 이미지가 어떻게 현대까지 이어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사례이기도 하다.

또한 1874년 신재현이 그린 호작도, 호피 무늬 장막을 묘사한 ‘호피장막도’, 단원 김홍도의 ‘송하맹호도’도 함께 전시된다.

김홍도의 작품은 사실적인 묘사와 정통 회화의 품격을 보여주면서도 민화의 출산호 도상과 연결돼 전통 회화와 민화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이처럼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까치호랑이의 역사적 변천과 예술적 의미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조지윤 리움미술관 소장품연구실장은 “430년 전 그려진 호랑이가 오늘날 K-컬처의 아이콘으로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라고 말했다.

이어 “전통 문화의 깊이를 탐구하고 한국적 미의식을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리움미술관 M1 2층에서 오는 11월 30일까지 열리며,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을 통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또한 리움스토어에서는 까치호랑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굿즈도 함께 선보여, 전시 관람객들이 전통문화를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고전 회화를 감상하는 자리에 그치지 않는다.

까치호랑이의 도상학적 기원을 탐구하고, 그것이 민화로 발전해 대중과 만나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K-컬처의 상징으로 확산된 과정을 조망하는 뜻깊은 기회다.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이번 기획전은 한국 미술의 고유성을 재발견하는 동시에, 대중문화와의 연결고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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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율 ([email protected])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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