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이 2025~2026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감동적인 프리시즌 경기를 치렀다.
팀의 홈구장인 안필드에서 처음 열린 프리시즌 매치에서 리버풀은 스페인 라리가 소속의 아틀레틱 빌바오와 두 차례 맞붙어 모두 승리(4대1·3대2)를 거두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가장 주목받은 순간은 결과가 아닌, 디오구 조타를 향한 전 구단 차원의 깊은 애도였다.
리버풀은 지난달 3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조타와 그의 동생 안드레 실바를 기리기 위한 추모식을 경기 전 공식적으로 진행했다.
조타는 울버햄프턴에서 활약하다 2020년 리버풀로 이적, 총 182경기에서 65골을 기록한 팀의 핵심 공격수였다.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그가 팬들에게 남긴 인상은 골보다 깊은 감동으로 각인돼 있다.
이날 추모식은 리버풀 구단과 팬들이 한마음으로 조타를 기리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킥오프 전, 리버풀의 전설적인 수비수이자 감독 대행을 맡았던 필 톰슨과 아틀레틱 빌바오의 욘 우리아르테 단장이 각각 조타 형제의 이름이 적힌 꽃다발을 들고 페널티박스 앞에 헌화했다.
이어 양 구단 선수들과 관중들이 함께 묵념에 들어가며 슬픔을 나눴다.
경기장 전광판과 A보드에는 조타와 안드레 실바를 추모하는 문구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Rest in Peace Diogo Jota and Andre Silva. You’ll Never Walk Alone’이라는 문장은 이날 안필드를 찾은 5만여 관중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리버풀 팬들은 관중석 곳곳에서 영구 결번된 조타의 등번호 20번을 상징하는 깃발과 배너를 흔들며 함께 애도에 동참했다.
특히 킥오프 이후 정확히 20분이 지나자 양 팀 선수들은 경기 진행을 멈추고 그라운드에 멈춰 섰다.
20번은 조타가 리버풀에서 달았던 등번호다.
잠시 경기장을 감싼 적막은 곧이어 관중들의 박수갈채로 바뀌었고, 수천 명의 팬이 함께 손뼉을 치며 조타 형제를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리버풀이 조타를 단순한 선수 그 이상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리버풀의 아르네 슬롯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오늘 안필드는 조타를 위한 노래로 가득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의 가족이 겪고 있을 고통을 생각하면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우리는 앞으로도 조타의 가족을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선수들도 이날 경기를 통해 감정적으로 하나로 뭉쳐진 모습을 보여줬고, 팬들은 그 어떤 시즌보다 구단에 대한 충성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리버풀은 전술적으로도 새 시즌을 향한 준비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1차전에서 4대1 완승, 2차전에서도 3대2로 승리하면서 기량과 집중력을 유지했다.
하지만 모든 관심은 경기력보다 ‘그라운드 위의 형제’ 조타와 안드레 실바에 대한 추모의 의미에 쏠렸다.
2025~2026 EPL 개막을 앞두고 열린 이 프리시즌 경기는 단순한 경기 그 이상이었다.
리버풀은 축구 그 자체가 인간에 대한 연민과 기억, 그리고 공동체의 정신임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그들은 이날, 승리보다 더 큰 무언가를 안필드에 남겼다.
김용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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