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멸종위기종인 붉은여우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국립공원공단은 올해 태어난 붉은여우 새끼 30마리를 소백산 일대에 방사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토종여우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붉은여우의 야생 적응과 개체 수 회복을 위한 장기 프로젝트의 일부다.
붉은여우는 한때 우리나라 전역에 서식했지만, 1970년대 이후 쥐잡이 운동과 2차 독극물 피해 등으로 인해 급격히 사라졌다.
2004년 강원도 양구에서 폐사체가 발견되며 복원 가능성이 제기됐고, 이를 계기로 2012년부터 국립공원공단이 본격적인 복원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꾸준한 노력 끝에 붉은여우의 번식과 생존 기술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현재 소백산 권역에는 약 70마리, 전국적으로는 약 110여 마리의 붉은여우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복원 초기에는 번식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에는 연평균 30여 마리의 새끼가 태어날 정도로 증식 성과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
공단 측은 독립 공간 확보, 암수 개체 간의 호감도 분석, 스트레스 감소를 위한 환경 조성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자연 교미와 번식 성공률을 높였다.
이번에 방사되는 붉은여우 30마리 중 대부분은 1년생 새끼들로, 인공 번식 후 복원시설에서 일정 기간 생존 훈련을 마친 개체들이다.
방사는 출입문 개방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여우들이 자유롭게 시설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자율 방사’ 방식은 개체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자연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작년의 경우 23일에 걸쳐 모든 개체가 방사됐으며, 올해도 유사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사 된 여우에게는 GPS 발신기가 부착되어 이동 경로와 생존 여부를 1~3년간 추적한다.
이후 배터리 수명이 종료되면 더 이상 신호가 잡히지 않는데, 이 경우 야생에 안정적으로 적응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붉은여우는 야생에서 다양한 위협에 노출되어 있어 생존율이 낮은 편이다.
로드킬, 불법 엽구, 농약 중독, 질병 등이 주요 사망 요인으로, 실제로 방사 이후 약 28%의 개체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립공원공단은 여우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방사뿐만 아니라 서식지 환경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공단은 도로관리청, 소방서 등과 함께 공존협의체를 구성해 위험요소를 줄이고 있으며, 지역 주민을 ‘명예보호원’으로 위촉해 불법 엽구 제거와 주민 대상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여우는 생태계에서 중간 포식자 역할을 수행하며, 설치류, 조류, 개구리, 뱀 등 소형 동물을 사냥해 생태적 균형 유지에 기여한다.
이 때문에 복원사업은 단순히 한 종의 보존을 넘어 생태계 전체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국립공원공단은 이번 방사를 포함해 오는 2027년까지 소백산 권역에 100마리 이상의 여우가 3세대 이상 번식하고 5개 이상의 소개체군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자생력이 있는 안정된 개체군을 구축하고, 장기적으로는 자연 상태에서의 자율적 개체 유지가 가능하도록 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여우가 자연에서 생존력을 키우고 생태계 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인간과 야생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시민들도 자연을 보호하는 데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붉은여우 방사는 자연의 균형을 회복하고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려는 국가적 노력의 중요한 예시다.
향후 붉은여우의 생존과 번식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멸종위기 야생동물 복원 모델로서 국내는 물론 국제 사회에서도 긍정적인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소율 ([email protected])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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