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세계저성장은 세계경제의 성장률이 장기간 낮은 수준에 머물거나 과거에 비해 구조적으로 둔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일시적인 경기침체와 달리 노동력 증가세 둔화, 생산성 저하, 투자 부진, 교역 둔화 등 경제의 잠재성장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세계경제의 성장률은 전쟁이나 금융불안처럼 단기 충격에 따라 크게 변할 수 있지만 저성장은 이러한 경기변동과 별도로 장기적인 성장능력이 낮아지는 현상을 포함한다. 세계은행은 투자와 총요소생산성 증가세 약화, 노동력 고령화, 교역 둔화 등을 장기 성장률 하락의 주요 배경으로 지적하고 있다.
2020년대에는 팬데믹 이후의 충격, 높은 부채와 금리, 보호무역주의, 공급망 분절, 지정학적 갈등 등이 구조적인 성장 둔화와 겹치면서 세계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저성장의 주요 원인
세계저성장의 대표적인 원인 가운데 하나는 인구구조 변화다. 선진국뿐 아니라 중국 등 주요 경제권에서도 저출산과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이 낮아지고 노동공급 확대가 어려워지고 있다.
생산성 증가세 둔화도 장기 성장률을 낮추는 중요한 요인이다.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경제 전반으로 새로운 기술이 확산되는 속도가 느리거나 기업의 설비·연구개발 투자가 충분하지 않으면 생산성 개선이 제한될 수 있다.
투자 부진은 자본축적과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약화시킨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거나 고금리와 부채 부담이 지속되면 기업은 신규 설비나 사업 확대를 미루고 정부도 성장기반을 확충할 재정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
세계 교역의 둔화와 보호무역주의도 저성장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국가 간 관세와 각종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공급망이 정치·안보 목적에 따라 분절되면 생산비용이 증가하고 국제적인 자원배분 효율성이 낮아질 수 있다.
2020년대 세계경제의 특징
2020년대 세계경제는 과거보다 낮은 성장률과 높은 불확실성이 동시에 나타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2026년 세계경제가 5년 연속 성장률 둔화를 기록하면서 중저속 성장이 일반화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은 2026년 세계경제가 지정학적 충돌과 무역분절, 높은 공공부채 등의 영향을 받는 가운데 낮은 성장경로를 이어갈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인공지능 투자 확대와 생산성 개선은 향후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세계은행도 2020년대가 장기간의 세계경제 성장 흐름에서 매우 낮은 성장세를 나타내는 시기가 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낮은 성장률이 소득 증가와 일자리 창출, 선진국과의 소득격차 축소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저성장이 모든 국가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과 첨단기술 투자가 집중되는 국가와 인구가 증가하는 경제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반면 고령화와 부채, 투자 부진이 심한 국가는 성장세가 더 약해질 수 있다.
세계저성장의 영향
세계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면 기업의 매출과 투자 확대 속도가 둔화되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어려워질 수 있다. 국가의 세수 증가가 제한되면서 복지·국방·인프라 등 필요한 분야에 대한 재정지출 여력도 줄어들 수 있다.
높은 부채를 보유한 국가나 기업에서는 저성장의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경제 규모와 소득이 빠르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높은 금리가 유지되면 이자비용과 부채상환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세계저성장이 상품과 서비스의 해외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과 같이 세계교역과 제조업 수출의 비중이 높은 경제는 글로벌 성장률과 교역 증가율 변화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가계 측면에서는 임금과 소득 증가세 둔화, 고용 불안, 자산시장 변동 등을 통해 저성장의 영향을 체감할 수 있다. 성장률이 낮은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 세대 간 소득과 자산 격차 등 사회적 문제도 확대될 수 있다.
성장잠재력 회복
세계저성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경기부양뿐 아니라 경제의 잠재성장률 자체를 높이는 정책이 중요하다. 노동시장 참여 확대, 인적자본 투자, 기술혁신, 규제개선, 기업 투자 활성화 등이 대표적인 대응방안이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은 생산성을 높여 저성장 흐름을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평가된다. 다만 기술투자가 실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인력 재교육과 디지털 인프라, 기업의 기술 도입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국제교역과 투자 환경을 안정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보호무역과 공급망 분절이 심화될수록 세계 전체의 생산비용과 불확실성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무역환경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국가 간 경제협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세계저성장은 특정 연도의 낮은 경제성장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구·생산성·투자·교역 등 장기 성장요인이 약화되는 구조적 현상이다. 따라서 향후 성장경로는 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의 생산성 효과와 투자 확대, 인구·노동정책, 국제경제 질서의 변화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