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1인가구 청장년층 사망 위험 22% 높다

미국암학회 22년 추적 역학조사…질환 방치와 생활습관 불균형이 주원인

기사 핵심 요약

혼자 사는 18~64세 성인의 사망 위험은 동거인이 있는 집단보다 22% 높았다.

  • 미국암학회 연구 결과 18~64세 1인가구의 전체 사망 위험이 동거 집단보다 22% 높았다.
  • 두 연령대 모두에서 혼자 사는 성인의 상대적 사망 위험 증가 폭이 가장 큰 원인은 자살이었다.
  • 거주 형태 자체보다 식습관, 흡연, 만성질환 방치 및 의료 접근성 격차가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혼자 생활하는 18~64세 1인가구 청장년층의 전체 사망 위험이 동거인이 있는 집단보다 22% 높다는 대규모 역학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암학회(ACS) 연구진이 진행한 이번 연구는 10월 27일 국제학술지 '국제 역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에 실렸다. 조사 결과 혼자 사는 18~64세 성인의 전체 사망 위험은 동거인과 함께 생활하는 동일 연령대 성인 대비 22%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65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거주 형태에 따른 사망 위험 격차가 6% 수준에 그쳤다. 이런 결과는 1인가구 사망 위험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

연구를 이끈 미국암학회 암 건강불평등 연구 책임연구원이자 교신저자인 이현정 박사는 혼자 사는 생활 양식 자체가 본질적으로 해롭거나 부정적인 형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박사는 이번 분석 결과를 두고 "혼자 사는 성인들에게서 발생하는 초과 사망이 주로 기존 질환이 있거나 건강에 해로운 위험 요인에 많이 노출된 사람들에게 집중돼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거주 상태 그 자체보다 생활습관의 불균형이나 기저질환 방치가 사망률을 끌어올리는 주된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조용한 실내 식탁에 차려진 1인 식사와 거실 전경
혼자 생활하는 1인가구의 증가는 식습관과 만성질환 관리 등 일상적인 보건 환경 전반에 걸쳐 다양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사진 - AI 생성)

청장년 1인가구의 전반적인 사망 위험 격차

거주 형태와 건강 지표 사이의 상관관계를 장기간 추적한 이번 조사는 미국 국민건강 면접조사와 국가 사망지수를 연계해 18세 이상 성인 59만8023명의 기록을 정밀 분석했다. 연구진은 1998년부터 2018년까지 최대 약 22년에 이르는 추적 자료를 토대로 동거 여부가 주요 사망 원인별 위험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분석 결과 18~64세 성인 집단에서 혼자 사는 이들은 동거인이 있는 이들과 비교해 심혈관 질환부터 각종 대사질환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높은 초과 사망 위험을 나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인가구 사망 위험을 더욱 심각하게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가구 구조의 분화는 국가를 막론하고 뚜렷하게 관찰되는 흐름이다. 미국의 경우 혼자 사는 성인 인구가 1967년 940만 명(성인 인구 대비 7.6%)에서 2023년 3810만 명(14.8%)으로 늘었다. 한국에서도 1인가구가 빠르게 늘어 2025년 기준 약 824만 가구를 기록하며 전체 일반 가구의 36.6%에 달했다. 최근 혼자 살아도 괜찮다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 잡고 있으나, 미국 통계는 성인 인구 대비 비율이고 한국 통계는 일반 가구 대비 비율이어서 단순 수치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 다만 1인가구의 가파른 증가세 속에서 이들의 건강 불평등과 의료 공백 문제는 점차 핵심적인 보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연령별 주요 사망 원인과 자살 위험의 급증

연령대에 따라 혼자 거주하는 성인이 취약성을 드러내는 주요 질환군과 원인은 서로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18~64세 연령군에서는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동거인이 있는 성인보다 41% 높았고, 당뇨병은 34%, 대장암은 27% 높은 수치를 보였다. 모든 손상과 뇌혈관질환도 각각 27%와 23% 높았으며, 사고 사망 위험 역시 17% 더 컸다. 65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고혈압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28% 높아 가장 큰 격차를 기록했고, 손상 16%, 심장질환 11%가 뒤를 이었다.

특히 두드러진 지표는 정신건강 취약성을 반영하는 자살 사망률이었다. 두 연령대 모두에서 혼자 사는 성인의 상대적 사망 위험 증가 폭이 가장 컸던 원인은 자살로 집계됐다. 18~64세 1인가구의 자살 위험은 동거인이 있는 성인보다 58% 높았으며,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103% 높은 위험도를 나타냈다. 사회적 고립감과 정서적 지지 기반의 부재가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전 연령대에 걸쳐 공통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표: 연령대별 1인가구의 주요 원인별 상대적 사망 위험 증가율 (미국암학회 분석 기준)

사망 원인 18~64세 증가율(%) 65세 이상 증가율(%)
자살 58 103
심장질환 41 11
당뇨병 34 -
고혈압 - 28
대장암 27 -
모든 손상 27 16
뇌혈관질환 23 -
사고 17 -

출처: 미국암학회(ACS) '국제 역학저널' 발표 논문 (2026.10.27)

1인가구 주요 원인별 사망 위험 증가율 비교 차트
미국암학회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혼자 사는 성인은 자살과 심혈관질환을 비롯한 주요 사망 원인에서 높은 상대적 위험도를 보였다 (사진 - AI 생성)

생활습관과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미치는 영향

연구진은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생활습관, 의료 서비스 접근성, 기저 건강 상태의 차이가 집단 간 사망률 격차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짚었다. 통계적 분해 분석에 따르면 이들 변수는 18~64세 연령대에서 나타난 전체 사망률 격차의 57.1%를 설명했다. 65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격차의 85.4%가 해당 요인들로 설명됐다. 거주 형태 그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혼자 살면서 누적되기 쉬운 생활습관과 진료 공백이 위험을 키운다는 뜻이다.

특히 남성과 중년층 1인 거주자 집단에서 흡연과 과음 빈도가 흔한 경향을 보였다. 식습관 측면에서도 짠 음식을 더 자주 먹는 반면 건강에 좋은 식품 섭취량은 적은 편이었다. 몸에 이상 신호가 나타났을 때 병원 진료를 미루거나 정기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 등 예방 의료 이용 빈도가 떨어지는 문제도 겹쳤다. 연구진은 일상적 생활습관과 의료 이용 패턴의 차이가 초과 사망 위험을 높이는 실질적인 경로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만성질환 관리와 맞춤형 의료 지원의 필요성

전문가들은 혼자 사는 사람들의 초과 사망을 낮추기 위해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을 집중 발굴하고 보건 개입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현정 박사는 위험 요인에 기여하는 요소 가운데 바꿀 수 있는 영역을 찾아내기 위해 정책적·의료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거주 취약층의 질병 발생과 조기 사망을 예방하려면 주거 형태를 넘어 실질적인 보건의료망 안으로 이들을 끌어들이는 대책이 요구된다.

연구진이 제시한 핵심 정책 과제는 다음과 같다.

  • 고혈압·당뇨병 등 기저 만성질환에 대한 체계적인 지속 관리
  • 가정 내외에서 발생하는 사고 및 급성 손상 예방 교육과 환경 개선
  • 예방의료 서비스와 질병 조기 발견 검진에 대한 접근성 강화
  • 우울증과 고립감을 조기에 스크리닝하는 정신건강 선별검사 확대

이 박사는 이러한 위험 요인을 파악하면 1인가구 중에서도 어떤 사람에게 맞춤형 개입과 공공 지원을 우선 제공해야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판단하는 데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연구 설계의 한계와 후속 분석 과제

이번 연구는 대규모 장기 추적 자료를 활용했으나, 거주 형태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는 관찰연구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건강이 이미 악화된 사람이 독립해 혼자 살게 되었을 가능성이나, 미처 통제되지 않은 경제적·환경적 요인이 작용했을 여지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혼자 거주하는 상태가 사망의 직접 원인이라기보다는 건강 위험 요인이 누적되기 쉬운 환경적 지표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축적된 자료인 만큼 의료보험 체계와 식습관, 가족 돌봄 환경이 다른 한국 1인가구에 같은 위험 증가율을 그대로 대입할 수 있는지도 따져볼 대목이다. 1인가구 비중이 빠르게 늘어난 한국 사회에서도 청장년 1인가구의 건강 격차와 조기 사망 위험 요인을 실증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국내 차원의 정밀 역학조사와 보건 정책 연구가 필요하다.

자주 묻는 질문

혼자 사는 것 자체가 사망 위험을 직접적으로 높이나요?

거주 형태 자체가 원인이라기보다는 불균형한 식습관, 흡연·과음, 정기 검진 미흡 및 만성질환 관리 부족 등 생활습관 요인이 사망률 격차의 상당 부분을 설명합니다.

연령대별로 1인가구에서 가장 크게 증가한 사망 원인은 무엇인가요?

18~64세 청장년층과 65세 이상 고령층 모두 자살 위험 증가율이 가장 높았으며 각각 58%, 103%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역학조사 결과를 한국 1인가구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나요?

해당 조사는 미국 성인 자료를 바탕으로 한 관찰연구이므로 의료보험 체계와 식문화가 다른 한국 상황에 적용하려면 추가적인 국내 역학조사가 필요합니다.

참고자료

  1. 미국암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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