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그래미 어워즈의 '베스트 아시안 팝' 부문 신설에 대해 K팝과 J팝의 반응이 엇갈렸다. BTS 등 주요 K팝 아티스트는 지역적 구분에 반발하며 불참했으나, 일본 아티스트들은 적극 참여했다. 이는 글로벌 주류로 성장한 K팝의 위상과 그래미의 권위가 마주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그래미 '아시안 팝' 신설에 K팝은 외면, J팝은 참여하며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 그래미, K팝·J팝 포괄하는 '베스트 아시안 팝' 부문 신설
- BTS 등 K팝, '아시아'라는 지역적 구분에 반발하며 출품 외면
- J팝, 세계 시장 진출 기회로 보고 적극 참여하며 대조적 반응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가 신설한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을 두고 K팝과 J팝 업계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그래미 아시안 팝 부문에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주요 K팝 기획사들이 출품을 외면한 반면, 일본의 대표 아티스트들은 적극적으로 도전장을 내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는 세계 주류로 성장한 K팝의 위상 변화와 그래미의 오랜 권위가 마주한 현실을 동시에 보여주는 사건이다.
신설된 '아시안 팝', K팝과 J팝의 엇갈린 반응
그래미 아시안 팝 부문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아시아 아티스트들은 새로운 기회를 잇따라 모색하고 있다.
제69회 그래미 어워즈의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에 접수된 작품은 총 116편이다. 함께 신설된 ‘베스트 라틴 송’ 부문(519편)에 비해 눈에 띄게 적은 수치다. 특히 K팝의 참여는 저조했다. 하이브, SM, JYP, YG 등 국내 4대 기획사 소속 가수는 한 팀도 작품을 내지 않았고, 아이브, 키키, 피프티피프티, 박효신 등 네 팀만이 출품 의사를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은 그래미가 지난 6월 해당 부문을 만들며 “한 개 이상의 아시아 언어를 의미 있게 써야 한다”는 조건을 내건 직후, BTS가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그 자체로 사랑받기를 바란다”며 불참을 선언한 것에서 비롯됐다.
반면 일본 음악계는 활발한 참여를 보였다. 요네즈 겐시, 요아소비, 아도, 킹 누 등 일본의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잇따라 그래미 아시안 팝 부문 출품 사실을 알리며 그래미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는 세계 2위 음악 시장인 일본이 내수 시장을 넘어 해외로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미 글로벌 팝 시장에 깊숙이 진입한 K팝과는 출발선이 다른 셈이다.
'음악인의 상' 그래미, 70년 권위의 역사와 그늘
그래미 어워즈는 영화계의 아카데미상처럼 음악의 창작 성취를 기리기 위해 1959년 처음 시작된 시상식이다. 축음기를 뜻하는 ‘그라모폰’에서 이름을 딴 그래미는 판매량이나 인기가 아닌, 동료 음악인들의 투표로 수상자를 결정한다는 원칙을 내세워 권위를 쌓았다. 가수, 작곡가, 프로듀서 등 약 1만 5000명의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이 직접 투표에 참여하며, ‘그래미 수상’은 곧 음악성을 공인받는 품질 보증수표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그 권위의 이면에는 늘 비판과 논란이 따랐다. 1989년에는 랩 부문을 신설하고도 시상 장면을 TV 생중계에서 제외해 래퍼들의 집단 보이콧을 불렀다. 2021년에는 세계적 히트곡을 낸 가수 더 위켄드가 단 한 부문에도 후보로 오르지 못하자, 비공개 위원회 제도의 불투명성을 비판하며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그래미는 해당 제도를 폐지했으나, 특정 인종이나 장르에 편향적이라는 ‘화이트 그래미’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다.
과거의 보이콧과 달랐던 BTS의 질문
과거의 논란들과 비교할 때, 이번 BTS의 불참 선언이 던지는 질문은 결이 다르다. 이전의 보이콧이 주로 “왜 우리를 인정해주지 않는가”라는 문제 제기였다면, BTS의 질문은 “왜 우리의 음악을 ‘아시아’라는 지역적 틀에 가두려 하는가”에 가깝다. 이는 그래미의 인정 여부를 떠나, 이미 세계 시장의 주류가 된 K팝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K팝 "왜 '아시아'에 가두나"… 달라진 위상과 시장
K팝 업계가 ‘아시아’라는 지역적 구분에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K팝이 더 이상 변방의 음악이 아니기 때문이다. BTS, 블랙핑크, 스트레이키즈 등은 그래미 수상 없이도 세계 음반 판매량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스타디움 투어를 진행하는 등 이미 글로벌 주류 팝스타로 자리 잡았다. 레코딩 아카데미 측은 아시안 팝 부문에 출품해도 ‘올해의 앨범’ 같은 주요 부문에 도전할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K팝 팬덤에서는 시청률을 의식해 아시아 팬덤을 한데 묶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음악 유통 환경의 변화도 그래미의 영향력을 예전 같지 않게 만들었다. 스포티파이, 유튜브, 틱톡 등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팬들이 시차 없이 새로운 음악을 소비하는 시대다. 실제로 그래미와 함께 미국 4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 등은 이미 K팝 전용 부문을 신설했지만, ‘아시아’라는 포괄적인 명칭이나 언어 제한을 두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K팝이 그래미를 완전히 등진 것은 아니다. 제니, 지수, 엔믹스, 엔하이픈 등은 해외 아티스트와의 협업곡으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 일반 팝 부문에 도전한다. 이는 ‘아시아’라는 인위적인 경계 대신, 주류 팝 시장 안에서 동등하게 경쟁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그래미가 마주한 위기, "인정받을 필요가 있는가?"
BTS의 불참 선언 이후 그래미는 이례적으로 신속한 반응을 보였다. 하비 메이슨 주니어 레코딩 아카데미 CEO가 직접 나서 신설 취지를 설명하고 아시아 음악계와 소통에 나서는 등 사태 수습에 힘썼다. 이는 그래미가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2012년 약 4000만 명에 달했던 그래미의 미국 내 TV 시청자 수는 올해 약 1440만 명까지 감소하며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이번 사태는 그래미를 향한 비판의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과거 아티스트들이 그래미의 인정을 갈망했다면, 이제는 “왜 우리가 굳이 미국의 시상식으로부터 인정받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된다. 지난 70년간 세계 음악계의 정점으로 군림해 온 그래미가 마주한 가장 본질적인 위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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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가수들은 왜 그래미 아시안 팝 부문을 보이콧했나요?
BTS를 비롯한 주요 K팝 아티스트들은 자신들의 음악이 '아시아'라는 지역적, 언어적 틀에 갇히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미 세계 주류 팝 시장에서 경쟁하는 만큼, 별도 카테고리로 구분되는 것에 반발한 것입니다.
모든 K팝 가수가 그래미를 외면한 것인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이브, 피프티피프티 등 일부는 아시안 팝 부문에 출품했습니다. 또한 제니, 지수, 엔하이픈 등은 해외 아티스트와 협업한 곡으로 일반 팝 부문에 도전하며, '아시아'라는 경계 없이 주류 시장에서 경쟁하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그래미가 '아시안 팝' 부문을 신설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래미는 K팝, J팝 등 아시아 음악의 영향력 확대를 반영하고, 시상식의 시청률과 화제성을 높이기 위해 해당 부문을 신설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나 K팝 팬덤에서는 시청률을 위한 팬덤 활용이라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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